매화와 유채같은 꽃들이 봄을 알리는 꽃들입니다. 냉이와 달래같은 봄나물들도 땅의 기운을 받아 봄을 전해주지요. 바다에도 봄을 알려주는 녀석들이 있는데, 바로 멸치와 도다리 그리고 멍게가 삼총사입니다.
지난 번 도다리 쑥국(땅과 바다가 전하는 봄맛, 도다리쑥국 끓이기)에 이어서 오늘은, 집에서 직접 만드는 멍게 비빕밥을 소개합니다. 대부분 양식으로 생산되는 멍게는 통영이 주산지인 탓인지,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통영, 거제에 멍게 비빕밥을 하는 식당이 많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멸치, 도다리와 더불어 멍게 역시 봄이 제철이지만, 어떤 사람들은 특유의 향 때문에 멍게를 못 먹는다는 사람도 있지요. 그러나 바로 그 특유의 멍게향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비빔밥은 별미입니다. 멍게는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비빔밥을 만들면 새로운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1만 원으로 바다에서 건져올린 봄 맛
<멍게 비빕밥>을 만드는 주 재료인 멍게는 어시장에 나가면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저는 지난 주말에 멍게 2kg을 1만 원을 주고 샀습니다. 멍게는 껍질 채 무게를 달기 때문에 껍질을 벗겨 다듬고 나면, 양이 팍 줄어들기는 합니다. 그래도 1만 원이면, 4인 가족이 부족하지 않게 즐길 수 있습니다.
★ 멍게 비빕밥 만들기 ★
재료 : 멍게, 따끈한 밥, 야채(오이, 상추 등), 김가루, 계란, 진간장, 깨소금, 참기름
시간 : 20분
①시장에서 멍게를 사면 껍질을 벗기고 내장을 제거하는 등 손질을 해 주기 때문에 집에서는 깨끗한 물로 1~2번 가볍게 씻어주면 됩니다. 바닷물에서 건져올린 멍게는 민물에서 많이 씻어면 맛과 향이 떨어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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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밥과 잘 섞이도록 잘게 썰어준다. |
ⓒ 이윤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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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깨끗히 씻은 멍게를 비빔밥을 만들면 밥이나 다른 야채랑 잘 섞일 수 있도록 도마에서 잘 게 썰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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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향에 따라 각자 다른 재료를 섞어 비빔밥을 만들 수 있다. |
ⓒ 이윤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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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여기서부터는 각자의 취향이 중요합니다. 어떤 분들은 야채를 전혀 넣지 않고 멍게와 진간장으로만 비벼드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멍게와 간장 외에 추가로 들어가는 것은 각자 기호에 따라서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저는 계란(유정란) 노른자와 야채(오이, 상치 등) 약간 그리고 김가루, 진간장과 참기름, 깨소금을 넣고 비벼 먹습니다. 저희 가족만 하여도 계란이 싫다고 넣지않는 식구도 있습니다. 각자 입맛과 취향에 따라 다르게 먹을 수 있습니다.
계란 노른자를 넣는 경우에는 뜨거운 밥을 넣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무래도 전기밥솥에 들어있던 밥보다는 갓 지은 따끈따근한 새밥을 넣고 비벼먹어야 제맛입니다.
아침부터 군침이 도는군요. 참 쉽고 간단합니다. 주말 저녁 메뉴로 어시장에 나가 멍게를 사다가 비빔밥 한 번 만들어보세요.
멍게 비빔밥 1년내내 즐기려면...
앞으로 멍게 가격이 점점 내려가기 때문에, 마산에서는 새벽 공판장에 나가면 훨씬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값이 쌀 때 넉넉하게 사서 냉동실에 얼려두면 1년내내 멍게 비빕밥을 간편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답니다.
저는 재작년에 멍게 비빔밥을 처음 먹어봤습니다. 그 맛에 반해서 작년에는 1년내내 생각날 때마다, 식사 준비가 어중간 할 때마다 멍게 비빕밥을 해 먹었습니다. 어떻게 했냐구요?
봄에 멍게가 가장 쌀 때 어시장에서 멍게 한 상자를 샀습니다. 우선 싱싱할 때, 그냥 횟감으로 실컷 먹고 남은 것을 잘게 썰어서 비닐 팩에 적당량을 나누어 담아서 냉동실에 얼려둡니다.
나중에 멍게 비빕밥이 생각 날 때마다 얼어있는 멍게를 꺼내서 그대로 다시한 번 썰어 다른 재료를 넣고 뜨거운 밥을 넣어 '쓱삭쓱삭' 비벼 먹으면 1년내내 멍게 비빔밥을 즐길 수 있습니다. 시간이 많이 걸리지도 않고, 재료 준비도 힘들지 않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특별한 별미를 즐기기에 멍게 비빕밥이 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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