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음식의 대표 어묵 꼬치는 추위까지 잊게 해주는 최고의 겨울 간식이고, 어묵 볶음은 계절과 상관없이 밥반찬으로, 또 도시락 반찬으로 애용되는 메뉴다. 특별히 요리 실력 없어도 국물 맛 내기 쉽고, 간장만 넣고 볶아도 그럴싸해지는 쓰임새 많은 식재료인 데 비하여 가격은 그다지 비싸지 않다는 게 또 매력이다. 첨가물 관련 서적을 보다가 좋은 식재료 골라 먹는 노하우로 ‘맛있는데 싸면 일단 의심하라’는 식의 팁을 보고 한참 웃은 적이 있다. 하지만 친환경을 실천할 땐 그게 단순 명료한 진리다. 마트에서 파는 일반적인 어묵을 집어 들고 뒷면을 살펴보면 흔히 감미료인 D-소르비톨(체중의 2.6%에 해당하는 양을 일시에 섭취하면 사망한다는 보고가 있다), 합성 보존료인 소르빈산칼륨(미생물 생세포의 증식을 방지, 아질산염과 함께 사용하면 돌연변이성 물질을 생성하여 발암의 원인이 된다), MSG라 불리는 L-글루타민산나트륨(다량 섭취 시 근육 경직 등 부작용), 향미 증진제 등 여러 가지의 첨가물이 들어 있다.
자투리 생선 활용하는 천연 어묵 만들기
어묵이 생선 가공품이다 보니 수분이 많고 미생물이 생육할 가능성이 많아 시판 제품으로 냉장 유통시킬 땐 반드시 보존료와 특별한 방부 수단을 찾을 수밖에 없다. 더욱이 최근 MBC ‘불만 제로’를 통해 몇몇 어묵 제조업체의 비위생적인 공정까지 폭로되고 나니 수많은 에코 맘들은 아예 어묵을 식탁에서 없앨 태세다. 이러다가는 떡볶이 짝꿍 어묵이 사라질지도 모를 일. 하지만 첨가물 없이 만든 홈메이드 어묵은 만든 직후 바로 냉동시켜 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먹으니 위생적이고도 안전한 먹을거리다.
흰 살 생선 살만 바른 것 300g, 오징어 1마리, 당근 1/2개, 양파 1개, 쪽파 2대, 풋고추 1개, 붉은 고추 1개, 빵가루 1/4컵, 녹말가루 2큰술, 달걀흰자 1~2개분, 다진 마늘 1큰술, 청주 1큰술, 튀김용 기름 적당량, 소금·후춧가루·튀김가루 약간씩
만들기
1_흰 살 생선은 면 보자기로 감싸 지그시 눌러줘 물기를 없애고 도마에 올려 다진다.
2_오징어는 배를 갈라 내장과 먹통을 없애고 껍질을 벗겨 씻은 후 최대한 곱게 다진다.
3_당근과 양파, 고추, 쪽파는 각각 곱게 다져 놓는다.
4_볼에 곱게 다진 각종 재료를 한꺼번에 담고 분량의 빵가루, 녹말가루, 다진 마늘, 청주, 소금, 후춧가루를 넣고 버무려 양념한다. 달걀흰자를 조금씩 더해 가며 약간 질다 싶을 정도로 반죽한다.
5_도마에 4의 반죽을 올리고 주걱의 평편한 면으로 두드려 가면서 두께가 고르게 되도록 편다. 칼로 1.5cm 폭으로 깊게 칼집을 넣어 튀기기 편하게 만든다.
6_170℃로 달군 기름에 5의 반죽을 넣고 재빠르게 튀긴다. 칼집 넣은 자리대로 기름 바른 칼날을 넣어 반죽을 뜨듯 떼어낸다. 칼날 위에 반죽을 올린 다음 쇠젓가락으로 밀어 넣으면 편하다.
7_튀긴 어묵은 채반이나 키친타월에 받쳐 기름을 뺀 후 랩으로 한 개씩 싸서 냉동 보관한다.
8_냉동한 어묵을 먹을 때는 랩이 풀릴 정도로만 자연 해동시킨 뒤, 끓는 물에 살짝 데쳐 먹으면 기름기가 싹 빠져 맛있다.
만들어보니
명태와 조기가 어묵으로 만들 때 제일 맛있는 흰 살 생선이라고 알려져 있다. 처음 도전해 보는 거라 어묵용으로 명태나 조기를 따로 구입하지 않고 시험 삼아 냉동실 속 남은 재료를 활용했다. 명태 대신 전 부치고 남은 동태포를 녹여 사용했는데, 살짝 얼어 있는 상태에서 면 보자기를 이용해 물기만 빼고 다지니 칼질이 잘돼서 편했다. 처음 어묵을 튀겼을 땐 겉면이 살짝 탔는데 씹는 맛을 느끼겠다며 오징어를 굵직하게 다진 것이 원인이었다. 반죽할 때 물을 넣으면 너무 질척이고 기름이 튀기 때문에 달걀흰자를 넣는 게 포인트. 또 튀김 기름 온도를 잘 맞추어야 어묵이 늘어지지 않고 모양이 제대로 잡힌다. 다양한 모양으로 만들 수 있으며, 길쭉하게 만들면 핫바가 된다. 튀기는 일이 번거로워 프라이팬에 기름을 충분히 두르고 얇게 부쳐보았는데 비슷한 맛이 났다. 만들고 나서 바로 먹는다면 밥반찬으로 괜찮다. 떡볶이 등 다른 음식에 서브 재료로 넣으려면 채소 등 부재료를 너무 많이 넣지 않고 만드는 게 좋을 듯. 남은 자투리 생선을 활용해서 뚝딱 만들어 먹기 좋은데, 갈치 등 비린내가 많이 나는 생선은 이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