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모임에 좋은 안주라고 해야 더 어울릴것 같군요. 비싸지 않은 재료로 미리 손을 봐두면 세 가지 안주를 1시간 안에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제가 자주 애용하는 돼지 등뼈를 김치와 익힌 '돼지 등뼈 김치찜"과 "꼬막 무침", "홍합탕"입니다.
꼬막을 좋아하지만 자주 요리 하지 않는 이유는 아무리 해감을 시키고, 10번 가까이 멀미 나도록 박박 씻어도 계속 나오는 뻘과 삶아 알맹이를 빼보면 그래도 들어 있는 뻘때문입니다. ㅠㅠ 아무래도 해감을 시키는 방법이 잘못 된 것 같은데, 주위에서 들은대로 해도 그 모양이니 어쩔 수 없이 제 식대로 해먹고 있습니다.
일단 소금물에 담가 검은 봉지로 덮어 1시간쯤 해감을 시키지요. 그 다음엔 박박 문지르듯이 불순물이 나오지 않을때까지 10번쯤 씻어 줍니다. 뚜껑을 덮지 않고(부르륵 넘쳐 흐르므로) 삶아 주는데 꼬막이 세 네개 정도 벌어지면 불을 끕니다. 너무 익히면 알맹이가 쪼그라들지요. 어느 정도 식은 다음에 알맹이를 빼는데 이 과정에서 꼬막을 삶은 제물에 알맹이를 살짝 뒤집어 살살 흔들어 혹시 있을지 모를 뻘을 헹구어 냅니다. 제물에 헹구기 때문에 맛이 싱거워지지 않더군요. 번거롭지만 저는 이렇게 해 먹습니다.
꼬막을 해감시키며 돼지 등뼈의 핏물을 제거하기 위해 물에 담가 놓습니다. 이렇게 준비만 해 놓으면 1시간 안에 세 가지 안주가 완성됩니다. 핏물 뺀 등뼈를 생강, 대파, 소주 약간을 놓고 한 번 삶아 깨끗이 씻어 놓습니다.
깊은 궁중팬이나 냄비에 먼저 등뼈를 깔고 생수나 쌀뜨물을 붓고 양파 한개와 후추, 마늘 두 숟갈, 생강 반 숟갈,고추장 1숟갈을 넣습니다. 육수가 없었던 저는 국물용 멸치를 내장과 머리를 떼고 같이 넣어 끓였습니다. 내장은 버리고 머리는 나중에 국물 낼때 쓰면 되지요. 김치가 들어 가므로 간은 싱겁게 하는게 좋습니다. 적당히 익은 김치와 모아둔 김치 머리(..)도 넣었는데 이 김치 머리가 또 별미입니다. 김치는 자르지 않고 머리가 붙은채로 통째로 넣습니다.
김치를 가지런히 펴서 엎어 놓고 뚜껑 덮어 1시간 푸욱 익히면 됩니다. 우리집만의 맛을 내는 비결이 있다면 새우젓과 쌀가루 입니다. 특히 새우젓은 돼지 고기와 궁합이 잘 맞아 돼지 고기찌개에도 넣어서 먹는데 깊은 맛을 내게 해 주지요
다 익어 불을 끄기 10분전 쯤에 빨간 고추, 청량 고추, 깻잎, 파를 넣고 잠시 더 익히면 됩니다. 다른 재료가 없다면 파만 넣어도 됩니다.
잘 익은 고깃살을 푹 익은 김치로 둘둘 말아 먹으면 술술 잘도 넘어갑니다. ^^
옆에서 등뼈찜이 익을 동안 꼬막을 삶아 살을 발라내 갖은 채소와 함께 새콤하게 무칩니다. 무, 오이, 당근, 쪽파, 진미채 물에 담가 꽉 짜서 함께 무쳤습니다.
꼬막 한 소쿠리(4,000원)분량에 밥 수저로 마늘 반 개, 고추장 2개, 고춧가루1개, 설탕 1개, 물엿 1개, 식초 3개 준비한 채소 모두 넣어 간단하게 버무렸습니다.
홍합은 옆에 나와 있는 털부분을 당겨 깨끗이 정리하고 껍질 부분에 지저분한 부분도 칼등으로 살살 긁어 씻었습니다. 매운 청양 고추와 마늘 반 수저를 넣고 뚜껑을 연 채로 끓여 줍니다.
얼큰한 홍합탕입니다. 만들기 쉬운 겨울의 대표 술안주이지요. ^^
남편과 같이 술을 먹을땐, 반 병씩만 먹고 반 병은 남기자고 서로 굳은 약속을 했지만 이 날은 한 병을 가볍게 비우고 말았습니다. 빈 병을 보고 내가 "또 비웠네.." 하면 남편은 "... 괜찮아, 그래 봤자 1주일에 3번 반병씩 먹는건데 가끔 한 병씩은 괜찮아" 위로해 줍니다. 참 위안이 돼는, 다정한 남편입니다. ㅎㅎ
시끌 벅적 떠들며 하는 송년회도 나름 의미가 있겠지만, 간단하게 음식만들어 가족과 오붓하게 올해를 정리하고 내년을 준비하는 소박한 연말은 어떨까요? 개인적으로 12월을 참으로 다사다난하게 보내고 있습니다. ㅠㅠ 제 블로그를 방문하시는 모든 분들, 2008년 나쁜일은 훨훨 털어버리시고 좋은 일은 2009년까지 계속 끌고 가시기를 바라며
MERRY CHRIST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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