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연이 있으면, 주연 같은 조연도 있다. 발군의 연기를 하는 조연이 없다면, 주연의 연기도 그리 빛나지 않을 터. 빵도 중요하고 속 재료도 중요하지만, 샌드위치의 세련된 맛을 좌우하는 건 단연 소스다.
1_바질 페스토 "바질의 향긋함과 파르메산 치즈의 진한 맛이 어우러져 개성 강한 맛을 내는 소스예요. 햄과 피망, 토마토 등의 채소와 잘 어울리죠. 짙은 녹색이라 식욕을 돋게 해요."
만들기 마늘 2쪽에 파슬리와 로즈메리를 약간씩 넣고 찧는다. 믹서에 씨를 뺀 올리브 150g, 가루로 만든 파르메산 치즈 4큰술, 찧어놓은 마늘과 허브를 넣은 후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 5큰술을 천천히 넣어가며 간다. 취향에 따라 바질을 조금 넣어도 좋다.
2_선드라이드 토마토 스프레드 "선드라이드 토마토는 워낙 맛과 식감이 풍부해 그것 자체로 새콤달콤하고 쫄깃하죠. 그래서 막 삶아낸 파스타에 얹거나 피자 소스에 사용하기도 해요. 고구마, 감자 등의 재료와 잘 어울리고 카나페의 스프레드로 사용해도 좋습니다. 선드라이드 토마토는 백화점 수입 식품 코너나 이태원 식재료 상점 등에서 구입할 수 있어요."
만들기 선드라이드 토마토(올리브 오일에 담겨져 있는 제품으로 구입)를 잘게 다져 한 컵 분량을 만든 후 올리브 오일 1큰술, 다진 마늘 1개, 발사믹 식초·설탕 1작은술, 소금과 파슬리를 약간씩 넣고 섞는다.
3_참기름 발사믹 소스 "발사믹 식초의 톡 쏘는 새콤함과 참기름의 고소한 맛이 어우러져 입안에 여운이 오래 남아요. 육류를 넣은 샌드위치와 특히 잘 어울리는 소스예요."
만들기 참기름, 발사믹, 그레인 머스터드, 올리브 오일을 1:2:2:3 비율로 섞고 소금과 후춧가루를 약간씩 넣어 잘 섞는다.
4_머스터드 마요네즈 "달콤하면서도 코끝이 약간 매운 그레인 머스터드의 맛과 마요네즈의 고소함 때문에 육류, 채소 할 것 없이 어느 재료에나 무난하게 잘 어울려요. 으깬 감자나 삶은 달걀, 참치 등을 더욱 부드럽게 해주기 때문에 기본 샌드위치에도 많이 쓰입니다."
만들기 그레인 머스터드와 마요네즈를 1:3 비율로 혼합한다.
소스는 크게 버터 등과 같이 빵에 직접 바르는 스프레드와 채소 등에 끼얹는 형태인 드레싱으로 나뉜다. 보통 드레싱은 빵에 재료를 얹은 후 그 위에 적당량을 뿌린다. 한편 바질 페스토와 선드라이드 토마토 스프레드, 타히니 등은 두 가지로 다 쓸 수 있는 소스. 빵에 스프레드로 발라도 되고, 주재료를 올린 후 그 위에 적당량을 올려 먹어도 맛있다.
5_차치키 "차치키는 대부분의 그리스 요리에 곁들이는 대표적인 그리스식 요구르트예요. 마늘과 후추가 들어 있어 매콤한 맛이 나죠. 차게 해서 먹어야 제맛이 나므로 여름철 샌드위치에 이용하면 좋아요. 연어와 같이 기름진 재료와 잘 어울립니다."
만들기 오이 130g을 강판에 갈아 즙을 낸 후 사워 크림 25g, 딜(허브의 일종) 2g, 다진 마늘 1/2쪽, 다진 양파 10g, 소금·후춧가루를 약간씩 넣고 잘 섞는다.
6_무화과 처트니 "처트니는 채소, 과일, 견과류, 향신료, 식초 등을 넣고 중간 불에서 오랫동안 조려서 만드는 인도의 저장 식품이에요. 서양의 잼과 비슷하다고 보면 되는데, 과일 즙에 각종 향신료 맛이 어우러져 소량만 넣어 강한 맛이 나죠. 돼지고기나 쇠고기 등의 육류에 곁들이면 향긋해요."
만들기 팬에 무화과 1kg, 씨를 뺀 사과 700g, 다진 흰 양파 200g, 황설탕 400g, 건포도 160g, 식초 500g, 화이트 와인 250ml, 토마토 페이스트 60ml, 마늘 1쪽, 머스터드 씨·계핏가루·카다몸 가루 1작은술씩 넣고 약한 불에서 저어가며 1시간 30분 정도 끓인다. 완성되면 식기 전에 유리병에 넣고 서늘한 곳에서 3~4개월 정도 보관한다. 먹기 시작한 후에는 냉장고에 보관할 것.
7_타히니 "타히니는 볶은 참깨를 식물성 오일에 섞은 것을 말해요. 이태원 식재료 상점에서 완제품을 구할 수 있지만 직접 만드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아요. 고소한 땅콩 맛이 나는데, 볶은 버섯, 호박 등의 채소와 특히 잘 어울립니다."
만들기 믹서에 볶은 참깨와 식물성 오일을 4:1의 비율로 넣고 간다. 처음엔 뻑뻑하지만 참깨에서 오일이 나올 때까지 천천히 끈기 있게 갈아줘야 한다.
8_머스터드 드레싱 "적당히 새콤하고 은근히 달콤한 맛이 나요. 기본적으로 모든 채소와 과일 등에 두루두루 잘 어울리지만 기름에 튀긴 닭고기, 소시지와 최고의 궁합을 자랑하는 드레싱이죠."
만들기 화이트 와인 식초 4큰술, 올리브 오일 12큰술, 소금 1/2작은술, 꿀·홀 그레인 머스터드 2큰술씩을 병에 넣은 다음 잘 흔들어 섞는다.
샌드위치, 스프레드와 드레싱에 달렸다 사람들은 보통 샌드위치 소스를 고를 때, 속 재료와의 궁합은 생각하지 않고 소스의 맛만 보고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어떤 재료는 스프레드 없이 드레싱만 넣어야 고유의 싱싱한 맛이 살고, 또 어떤 재료는 빵에 스프레드만 살짝 발라야 더 맛있다. 좋은 빵과 싱싱한 재료도 중요하지만, 샌드위치를 세련되게 완성하는 건 소스라는 것.
민현경씨는… 『 아이 엠 샌드위치』(디자인 하우스) 저자. 10여 년 전, 광화문 골목길에 작은 샌드위치 가게 '더바(bar)'를 오픈해 주문 후에 만드는 새로운 개념의 샌드위치를 소개하며 미식가들 사이에서 이슈가 됐다. 2002년 예술의전당 근처 골목 안에 샌드위치와 가벼운 이탤리언 음식을 판매하는 '더바도포'를 열어 오너 셰프로 일하고 있다. 이곳은 미식가들과 아티스트가 즐겨 찾는 샌드위치 집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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