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연구가 김외순의 | 기운 불쑥 장어국 까다로운 미식가이던 친정아버지 덕분에 어릴 때부터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었다. 계절과 시기마다 꼭 드셔야 하는 음식이 있었는데 장어국도 그중 하나. 여름 무더위가 찾아오기 전, 친정어머니는 싱싱한 장어를 사다가 뼈와 살을 발라내고는 큰 솥에 한가득 국을 끓여 매 끼니마다 데워 상에 올리셨다. 갖은 채소와 장어를 곤 묵직한 맛과 먹기 직전 올려 내는 방아 잎의 향긋함은 속을 든든히 하면서 입맛도 돋워주었다. 철들 무렵부터 나에게 보양식은 '장어국'이었고, 이제는 고향이 서울인 남편과 딸들에게도 대물림되는 음식이 되었다.
◇ 장어국
재료 장어 500g, 삶은 우거지 200g, 불린 고사리 100g, 숙주 150g, 부추 1/4단, 대파 1/2대, 다진 마늘 2큰술, 청·홍고추 2개씩, 국간장 5큰술, 고춧가루 4큰술, 후춧가루 1/2작은술, 물 12컵, 방아 잎·굵은소금·산초가루 적당량씩
만들기 1_장어는 내장을 제거한 다음 씻어서 물 12컵을 붓고 푹 끓여 물 양이 7컵이 되면 불을 끈 뒤 뼈와 살은 발라내고 국물은 체에 거른다.
2_삶은 우거지는 헹군 다음 2cm 길이로 잘라서 물기를 꼭 짠다. 고사리와 숙주는 씻고, 부추는 씻어서 4cm 길이로 자른다.
3_대파는 어슷하게 썰고, 청·홍고추는 잘게 썬다. 방아 잎은 1/5 분량은 잘게 송송 썰고 나머지는 2cm 길이로 썬다.
4_②의 우거지에 국간장과 고춧가루, 다진 마늘, 후춧가루를 넣어 버무린 다음 장어 살과 함께 국물에 넣어 끓인다.
5_국물이 끓어오르면 고사리와 숙주를 넣어 한소끔 더 끓인 다음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부추와 2cm 길이로 썬 방아 잎, 대파를 넣는다.
6_⑤가 끓으면 불을 끄고 그릇에 담은 후 잘게 썬 청·홍고추, 방아 잎, 산초가루를 올려 낸다.
◆ 방랑식객 임지호의 | 제철 별미 토마토냉탕 토마토가 지천이다. 물기가 많고 달디달게 잘 익은 토마토는 그냥 먹어도 맛있다. 토마토에는 베타카로틴이 듬뿍 들어 있어 오일에 볶거나 가열해 먹으면 더욱 좋다. 진하게 우린 멸치국물에 삶아 껍질을 벗긴 토마토를 숭덩숭덩 썰어 넣은 토마토냉탕은 요즘 거의 매일 먹다시피 하는 음식. 육수는 이가 시리도록 일부러 차갑게 하지 말고 적당히 선선한 곳에 두었다가 먹기 전에 토마토만 넣어 먹어도 좋고 밥이나 삶은 소면을 넣어 먹으면 든든한 한 끼 식사가 된다.
기호에 맞게 참기름, 들기름, 올리브오일 등을 넣어 풍미를 더해도 좋다.
◇ 토마토냉탕
재료 토마토 3개, 레몬즙 2큰술, 멸치 6마리, 물 2와 1/2컵, 국간장·맛술 1큰술씩, 생강즙·참기름 1/2작은술씩, 쪽파 2뿌리, 깨소금 1/2큰술
만들기 1_토마토는 가운데에 열십자로 칼집을 낸 다음 끓는 물에 삶아 껍질을 벗긴다.
2_①의 토마토를 씨를 제거한 다음 사방 2cm 크기로 썰고 쪽파는 송송 썬다.
3_멸치는 내장을 제거한 다음 찬물에 넣어서 3분 정도 끓인 다음 불을 끄고 체에 걸러 식힌다.
4_③의 멸치국물에 레몬즙, 국간장, 맛술, 생강즙을 넣고 ②의 토마토를 넣는다.
5_그릇에 ④의 토마토냉탕을 담고 쪽파와 깨소금, 참기름을 뿌려 낸다.
◆ 개화옥 대표 김선희의 | 할머니표 추어탕 서울 한복판에서 음식점을 하고 있지만, 내 고향은 부산이다. 초등학생 때 서울로 이사를 왔음에도 짭짤한 젓갈, 콤콤한 콩잎이 여전히 당기는 것은 음식 솜씨가 좋으시던 할머니의 손맛이 강했기 때문이 아닐까. 여름이면 늘 생각나는 추어탕 역시 할머니에게서 내려온 우리 집의 시그너처 디시다. 타이 요리에 쓰이는 고수보다 향긋한 방아 잎과 멕시칸 요리의 향신료보다 쨍한 맛을 더해주는 산초가루가 듬뿍 든 터프한 맛의 추어탕 한 그릇이면 한 열흘은 든든하다. 밥 한 그릇을 말아 배추김치를 척척 올려 후루룩 먹으면 정말 최고다.
◇ 추어탕
재료 미꾸라지 300g, 우거지 200g, 숙주 150g, 부추 1/4단, 대파 1/3대, 된장 1과 1/2큰술, 고춧가루·산초기름 1큰술씩, 국간장 3큰술, 다진 마늘·굵은소금 2큰술씩, 청양고추 2개, 물 12컵, 방아 잎·산초가루 적당량씩, 향채(생강 1/2쪽, 대파 1/6대, 양파 1/4개, 맛술 2큰술)
만들기 1_미꾸라지는 살아 있는 것으로 준비해, 통에 넣고 굵은소금 2큰술을 넣은 뒤 뚜껑을 덮는다.
2_미꾸라지가 잠잠해지면 씻어 겉에 미끌미끌한 것을 제거한다. 이때 완전히 제거되지 않으면 호박잎으로 비벼서 씻는다.
3_냄비에 물과 향채를 넣고 끓으면 손질한 미꾸라지를 넣고 살이 푹 익도록 끓인다.
4_③에서 미꾸라지와 향채를 건져내 국물만 따로 준비하고, 미꾸라지는 체에 으깨서 살과 뼈를 분리한다.
5_우거지는 삶아 헹군 다음 2cm 길이로 잘라서 물기를 꼭 짜고, 숙주는 씻는다. 부추도 씻어서 4cm 길이로 자른다.
6_대파는 어슷하게 썰고, 청양고추는 잘게 썬다. 방아 잎은 1/5 분량은 잘게 송송 썰고 나머지는 2cm 길이로 썬다.
7_우거지를 된장, 국간장, 고춧가루, 마늘, 후추 넣어 버무린 다음 ④의 국물에 살만 바른 미꾸라지를 넣어서 끓으면 우거지도 넣는다.
8_⑦이 충분히 끓으면 소금으로 간을 맞춘 다음 부추와 2cm 길이로 썬 방아 잎, 산초기름, 대파를 넣는다.
9_한소끔 끓인 후 불을 끄고 그릇에 담는다. 식성에 따라 송송 썬 청양고추와 방아 잎, 산초가루를 고명으로 올려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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