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과 비슷한 모습의 토란탕 _ 이현수 소설『토란』중에서 “쌀뜨물에 가라앉은 토란의 외양만 보고 만만히 다뤘다가는 큰코다치기 십상이다. 토란 뿌리는 먼저 면장갑을 끼고 팔목까지 올라오는 긴 고무장갑을 덧낀 다음에 만져야만 그 독한 성깔을 이겨낼 수가 있다. 보잘것없는 알뿌리라고 우습게 여기고 맨손으로 만지면 쐐기에 쏘인 것처럼 손이 화끈거리고 가려워서 밤잠을 설치게 된다. 토란 요리를 하면서부터 인생을 조금씩 알게 되었다. 무턱대고 가갸거겨만을 외우던 아이가 어느 날 자음과 모음의 조화를 한순간에 알아내듯이.”
소설에 등장하는 화자의 시아버지는 여자를 무시하며 평생을 방탕하게 산 사람이다. 시어머니는 불행한 결혼 생활의 울화를 ‘요리’로 풀었고, 이 둘은 아들의 생일날 한바탕 싸움을 벌인다. 그때 화려한 음식 사이로 보인 것이 바로 토란탕이다. 토란은 껍질을 벗겨 바로 조리에 들어가기보다 좀 우려서 아린 맛을 없앤 뒤에야 탕을 해 먹을 수 있다. 제멋대로 살아온 시아버지와 막 캐내 아직 요리 재료로 쓸 수 없는 토란이 어쩐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 인생에도 토란처럼 꼭 제거해야만 하는 ‘아린 맛’이 있다는 것을 그제서야 깨닫는다.
재료 토란 450g, 소금 1큰술, 육수(쇠고기 양지 400g, 양파 1개, 대파 1대, 무 1/3개, 마늘 5톨, 다시마 10x10cm 2장, 통후추 1/2큰술, 물 1), 양념(대파 1/2대, 국간장ㆍ들깨 가루 3큰술씩, 다진 마늘 1큰술, 소금ㆍ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 1_토란은 껍질을 벗겨 쌀뜨물에 1시간 정도 담가둔 뒤 소금 1큰술을 넣고 15분 정도 끓여 건진다. 2_양지는 냉수에 30분 정도 담가 핏물을 빼고, 다시마는 흐르는 물에 씻는다. 3_양파와 무는 껍질을 벗겨 4등분 하고, 대파는 5cm 길이로 썬다. 4_냄비에 물을 붓고 끓으면 손질한 2, 3과 나머지 육수 재료를 넣어 40분 정도 끓인 뒤 밭쳐 국물만 걸러낸다. 5_육수에 1의 토란을 넣고 끓으면 양념 재료를 넣어 10분 정도 더 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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