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하는 남자 두발이입니다.
요즘 블로깅이 뜸한 사이에 저는 가정적인 남자가 되기 위해 이것저것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중에서 10월 9일 서울 세계 불꽃 축제가 있던 날 여자친구와 함께 여의도를 갔었는데요. 날씨도 좋고 기분 좋은 바람이 부는 한가로운 오후, 왠지 소풍 기분을 내고 싶더라구요. 그래서 김밥을 싸가기로 결정했습니다!
혹시, 남자가 무슨 김밥을 다 싸느냐고 하시는 분 있나요? 요즘 시대에 그런 구분이 어디있습니까. 저는 남자든 여자든 서로가 각자 잘하는 부분을 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둘 다 하기 싫은 일이라면 그때는 분담해서 하는거죠.
누군가 : '남녀가 유별한데 어찌 그대는 사내대장부가 주방을 들락날락 거리는 거요!!'
이런 사람들에게 우리 열운이 하는 말입니다.
: 헐....됐거든?
두발이표 김밥입니다. 보기만해도 먹음직스럽지 않나요? 이날 김밥재료는 구운김, 참기름 넣은 흰쌀밥, 단무지, 햄, 오이, 우엉, 참치, 볶은 김치입니다. 참치김밥을 하려고 했으나 집에 있던 마요네즈가 유통기한이 지나버린 바람에 참치는 메인이 되지 못했습니다. 그냥 참치는 부수적인 재료일뿐..
전체적인 맛의 밸런스를 위해 볶은 김치를 넣었습니다. 볶은 김치의 약간 매콤하면서 달달한 맛이 참치의 느끼함을 잡아주거든요. 물론 단무지와 우엉이 훌륭하게 자기 역할을 해준다면 볶음김치가 필요없을수도 있으나 이 날 볶음김치에 대한 판단은 결과적으로 매우 훌륭한 결정이었습니다.
김밥의 속은 색깔이 생명입니다. 붉은 색(햄, 맛살, 당근), 노란색(단무지), 초록색(오이, 시금치), 기타(우엉, 참치, 치즈 등)입니다. 4가지 정도의 색이 어우려져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것이 두cheif의 몫이었죠.
오이가 왠지 뜯겨져 나간 것 같은 느낌이죠? 썰고 난 후에 물기를 제거하기 위해 짜는 도중에 힘이 너무 들어가버렸습니다. 음식에 대한 열정, 부러진 오이 조각에서도 느껴지시나요? (아무대나 열정을 붙이는....)
짜잔. 완성!! 간혹 옆구리가 터진 녀석이 보이네요. 그래서 이 녀석들은 그 자리에서 먹어버리기로 하고 예쁜 놈들만 골라서 도시락 통에 담았습니다. 맛은? 대봑! 입니다.
도시락통에 가지런히 담겨있는 모습이 아주 귀엽군요. 이 날 여자친구에게 점수 좀 땄습니다. 하하.
다음날은 어머니의 생신이셨습니다.
입대하기 전 해 어머니 생신에 미역국 & 잡채를 해드렸는데, 아직도 그 사실을 친구분들께 자랑하신답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는 좀 더 획기적인 것을 만들어보자! 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메뉴가 떠오르지 않더군요. 닭볶음탕? 고등어조림? 제육볶음? 아니면 구절판이나 팔보채를.. 고민하다가 재료값도 너무 많이 들고 시간이 넉넉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간단하게 할 수 있는 몇가지를 결정했습니다.
일단 주 메뉴인 미역국. 저희집은 늘 소고기 미역국을 하는데요. 미역은 슈퍼에서 자른 미역을 팝니다. 한 주먹정도 물에 넣으면 순식간에 엄청난 양으로 불어납니다. 고기는 정육점에 가서 '미역국하려고 하는데 국거리용 소고기 좀 주세요'라고 하면 알아서 챙겨주십니다. 한번 국을 끓이는데 반근 정도가 적당합니다. 사온 고기는 다진마늘과 간장, 참기름을 조금씩 넣고 밑간을 합니다. 그런 다음 냄비에 참기름을 두르고 고기를 살짝 익혀주고 불린 미역, 다진마늘과 함께 볶아줍니다. 어느 정도 볶다보면, 이때다 싶을 때가 있습니다. 냄비의 3분의 2정도 물을 부어주고 끓이면서 간장으로 간을 맞춰줍니다. 미역국의 경우 20~30분 정도 끓여줘야 맛이 우러난답니다.
저번 추석에 두발이의 제사편을 보셨다면, 그 때 그거 하는구나. 라고 하실겁니다. 햄을 사서 계란옷을 얇게 입혔습니다. 노릇노릇해지면 뒤집어서 식탁에 올리면 꽤 그럴듯한 느낌을 주는 반찬입니다.
끓고 있는 미역국과, 계란 옷을 입힌 햄이 사이좋게 요리되고 있네요.
짜잔. 먹음직스럽죠?
다음 요리는 두발이표 굴소스버섯볶음샐러드(이름이 너무 길어요 두Chief!!)
줄여서, 두굴샐 ..... -_-;;
송이버섯을 손으로 찢어서 후라이팬에 참기름을 두르고 약한 불로 볶습니다. 어느 정도 익으면 굴소스를 조금 넣고 다시 볶아줍니다. 샐러드는 양상추를 물기를 제거하고 그릇에 담습니다. 파프리카도 손질한 후에 알록달록하도록 양상추위에 올려줍니다. 마지막으로 버섯을 예쁜 모양으로 담아내면 두굴샐이 완성됩니다! 드실때는 드레싱이 따로 필요없습니다.
무슨 맛인지 감이 안오신다구요?
한번 해보세요. 야채와 함께 먹으면 정말 맛있습니다. (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