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은 기원전 5000년경에 남아프리카에서 재배되었으며, 일본에는 에도시대 초기인 1624년에 재배된 기록이 남아 있다. 우리나라에 들어온 경로는 확실하진 않으나 중국을 통한 것으로 추정한다. 허균의 < 도문대작 > 에 나오는 '고려를 배신하고 몽고에 귀화하여 고려 사람을 괴롭힌 홍다구가 처음으로 개성에다 수박을 심었다'라는 기록으로 보아 고려 때 들여온 것으로 추정한다. 5월이 제철인 수박
진한 빨간색 과즙이 달고 시원한 수박은 일반적으로 여름을 대표하는 과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수박은 늦봄인 5월부터 출하된다. 그리고 이때 출하된 수박이 한여름에 등장하는 수박보다 당도가 1~1.5Brix 높은 11Brix 이상으로 가장 맛이 좋다는 것이 정설이다. 경상도 의령이나 고령 지방은 수박축제를 아예 5월에 개최하기도 한다. 가장 맛있는 제철이 5월임에도 수박이 여름 과일로 인식된 이유는 찌는 듯한 무더위에 시원한 과일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서일 것이다. 실제로 한 해 팔리는 수박의 약 90%가 7, 8월에 쏟아져 나온다.
늦봄 수박이 여름 수박보다 더 맛있는 이유는?
5월 수박이 더 맛있는 이유는 평균 재배 일수가 120여 일 정도로, 여름에 출하되는 수박보다 5일에서 10일 정도 더 길어서 그만큼 당도와 숙성도가 더욱 완성되어 출하되기 때문이다. 또한 이 시기는 재배지의 일교차가 크고 비도 많이 오지 않아 수박 속이 꽉 차고 영양 순환도 활발하기 때문에 진정한 수박의 풍미는 이때 만들어진다고 보는 것이다. 한여름보다는 공급량이 적어 다소 가격이 비싼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자연이 내린 천연 건강식품
많은 사람이 수박은 달기 때문에 칼로리가 높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수박의 특징 중 하나는 수분이 많다는 점이다. 정작 칼로리는 100g당 21Kcal에 불과하다. 당도는 높지만 수분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다이어트를 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과일이다. 또한 수박의 붉은색 과육에는 항산화 성분인 리코펜이 토마토보다 훨씬 더 많이 함유되어 있다. 특히 칼륨이 많이 들어 있어 나트륨을 배출해주는 역할을 하므로 소금 섭취가 많은 한국 사람에게 꼭 필요한 과일이라 할 수 있다.
수박 속은 모른다?
수박 속을 쉽게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수박을 고를 때 먼저 껍질에서 경쾌한 소리가 나는지를 두드려 확인하고, 검은색 줄무늬가 진한지를 확인한다. 그런 다음 꼭지 반대쪽에 있는 배꼽을 본다. 배꼽은 꽃이 떨어진 자리인데 배꼽이 크면 덜 익은 수박이며 작게 여물었으면 대체로 잘 익은 수박이다.
과일 소믈리에 조향란 씨는 과일 유통 전문 업체 농업법인 썸머힐의 대표로 지난 16년간 친환경 과일 유통업에 종사해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재 전국의 과일 재배 산지와 공동 재배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서로 상생하는 '착한 유통'을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