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첨가물 덩어리, 가공 아이스크림
1년 전쯤 실험 프로그램에서 가공 아이스크림을 가열하는 장면을 방송한 적이 있다. 눈처럼 하얗던 아이스크림이 끓기 시작하자 순식간에 시꺼먼 연기가 주위를 뒤덮었다. 첨가물 때문이다. 카라기난, 유화제, 합성 착향료 등의 첨가물은 우리 몸에 좋지 않은 것뿐 아니라 그것들이 한데 어우러져 또 다른 물질로 변했을 때 어떤 문제를 야기시킬 것인지가 더욱 큰 문제다. 게다가 아이스크림 콘 1개에 들어 있는 설탕의 양이 각설탕 8~12개 분량이라니 한자리에서 아이스크림을 2~3개씩 먹는 아이를 보면 수십 개의 각설탕을 씹어 먹고 있는 모습이 오버랩되고, 그 결과는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이렇게 첨가물은 물론 정제당과 나쁜 지방을 동시에 먹이는 꼴인 가공 아이스크림을 아이에게 맘껏 허락한다면, 대사 기능 약화와 콜레스테롤 상승으로 인해 소아 당뇨나 비만 등 여러 가지 질병에 노출시키는 셈이 된다.
천연 아이스크림 만들기
설탕의 양을 최대한 줄이고 천연 재료만을 사용해 만든 엄마표 아이스크림으로 아이에게 새로운 아이스크림 맛을 재입력 시켜 주자. 첨가물이 든 과자류나 가공 초콜릿 등을 가미한다면 천연 아이스크림의 의미를 잃는 것이므로 토핑 역시 과일 등 천연 재료를 사용하도록.
재료 달걀노른자 4개, 설탕 40g, 우유 400g, 생크림 200g
1 달걀을 체에 걸러 노른자만 따로 분리한다.
2 1에 분량의 설탕을 넣고 중탕하여 따뜻하게 데운 우유를 조금씩 저어가면서 넣는다.
3 2를 체에 걸러 냄비에 넣고 아주 은근하게 가열해 80℃ 정도가 되도록 끓여 커스터드를 만든다.
4 원유 100%의 무첨가 생크림을 볼에 담고 핸드 블렌더를 사용해 충분히 거품을 낸다.
5 3에서 만든 커스터드에 4의 휘핑생크림을 섞는다. 한꺼번에 다 붓지 말고 3~4번에 나눠 넣어야 부드럽게 섞인다.
6 5에서 만든 아이스크림 베이스를 면이 넓고 깊이가 얕은 플라스틱 통에 붓는다.
7 냉동실에 6의 통을 넣고 2시간마다 한 번씩 꺼내 포크로 표면을 긁어준다. 그래야 표면에 기포가 생기지 않고 부드러우며 단단하게 뭉친다.
재료 박력분 100g, 설탕 40g, 포도씨유 2큰술, 달걀흰자 1½개 분량, 소금 약간
1 달걀흰자만 따로 분리한 후 핸드 블렌더를 사용해 단단하게 거품을 낸다. 박력분에 약간의 소금을 넣어 체에 친다.
2 볼에 1의 반죽을 휘젓지 말고 자르듯이 꾹꾹 눌러가며 섞어준 다음 포도씨유를 넣는다. 랩을 씌워 30분 이상 휴지기를 둔다.
3 오븐 팬에 기름종이를 깔고 2의 반죽을 한 숟가락씩 떠서 올리며 편평하게 펴서 손바닥 정도 면적의 직사각형 모양으로 만든다. 이때 반죽과 반죽 사이에 어느 정도 간격을 둔다.
4 170℃로 예열한 오븐에서 20분 정도 구워낸다. 꺼내자마자 말랑한 상태에서 재빨리 젓가락을 중심으로 세워 감싸 쥐듯 말아 고깔 모양을 만든다.
만들어보니
한여름 더위 식히기에도, 한겨울 이한치한 하기에도 아이스크림만 한 군것질거리가 또 있을까. 사기 쉽고, 먹기 편하고, 맛있기까지 하니 아이나 어른이나 좋아할 수밖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모 아이스크림 브랜드의 집안사람들은 절대 아이스크림을 먹지 않으며 훗날 가족 병력 때문에 채식주의를 선언하기도 했다는 글을 읽고 다시는 아이스크림을 먹지도, 아이에게 먹이지도 않아야겠다고 다짐했었다. 하지만 여전히 그 달콤한 유혹엔 곧잘 넘어갔고,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먹이는 일은 무척 번거로울 거라는 생각에 엄두도 내지 못했다. 과일을 갈아 얼리기만 하면 되는 셔벗은 슈퍼마켓에서 파는 가공 아이스크림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라 아이에게 아이스크림 콘 대신 만족하라고 하기엔 어딘지 부족함이 있었는데 천연 아이스크림 콘을 만드는 과정은 생각보다 쉬웠다. 일반적인 레시피에서 설탕의 양을 반으로 줄였는데도 단맛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재료도 쉽게 구할 수 있었으나 대신 토핑이나 부재료를 가공하지 않은 천연 식품으로 고르는 것이 어려웠다. 아이스크림의 농도를 맞추기엔 생과일보다 건조 과일을 넣고 동일한 재료의 파우더를 추가하는 게 나은데, 가장 가공 아이스크림과 비슷한 맛을 낼 수 있는 것은 월넛이었다. 콘은 오븐에서 꺼내자마자 바로 말아주지 않으면 금세 부서져 은근히 까다로운 과정이었지만 아이의 반응은 최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