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를 확 날려버리는 비가 주말 내내 옵니다.
올해는 어떻게 된지 주말에만 이리 비가 오는군요.
이래저래 올해에는 참 휴가잡기가 힘든 그런 한해인것 같습니다.
비가오면 아무래도 밝은 분위기 보다는 좀 어두운 분위기...
웃음보다는 그리움...
동적인 것 보다는 정적인 마음...
이런 모든것들이 합해져서 감성적으로 만드는것 같습니다.
이전 포스팅에 우주회(雨酒會)에 대해서 우수운 추억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적이 있습니다.
저는 이상하게도 비와 술에 얽힌 추억이 많더라구요.
어느 기사에서 본것처럼 빗소리가 마치 기름이 지글거리는 소리와 같아서
파전과 같은 기름진 음식이 땡긴다는 이야기도 들은적이 있네요.
오늘은 그런 기름진 음식보다는 매콤한 음식 하나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개인적으로느 아버지와 추억에서부터 여러가지 추억이 깃들인 그런 음식이랍니다.
매콤한 오징어볶음...
대학에 처음 입학을 하고 집에서 아버지에게 첫 술잔을 받았을때
그때의 안주가 바로 이 매콤한 오징어 볶음이었답니다.
대학입학에 들떠서 매일 친구들과 만나는 일에 푸욱 빠져있던 저는
아마 그날은...비가와서 집에있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소주한병에 어머님이 즉석에서 만들어주신 매콤한 오징어 볶음...
조촐한 술상이었지만 평생 기억에 남는 그런 술자리였네요~
칼칼하면서도 정겨움이 생각나는 매콤한 오징어 볶음...레시피 나갑니다.
비오는날 추억의 음식...매콤하고 칼칼한 오징어 볶음
재료
오징어 2-3마리, 양파 반개, 대파
양념
고춧가루 : 고추장 : 다진마늘 : 참기름 : 오미자청 : 물엿 = 1 : 0.5 : 1 : 1 : 1
보시다시피 양념은 그냥 한스푼의 향연입니다.
오미자청대신 매실청을 사용하여도 좋습니다.
오징어를 껍질을 벗긴후 먹기좋게 손질을 해주세요.
저는 오징어 살때 껍질을 벗겨 달라고 했답니다.
칼집을 넣으셔도 좋고 안넣으실때는 그냥 편하게 썰어주시면 된답니다.
양념장을 비율대로 만드신후에 오징어와 양파를 넣고 조물딱 해줍니다.
이 레시피에는 간장이 안들어 간답니다.
일단 간장이 안들어가면 색깔이 빨간것이 좋답니다.
보기만 해도 매콤한 그런 볶음이 되는거죠.
양념은 되직하지만 오징어와 양파랑 같이 골고루 조물딱 하신후 약 10분만 놔두시면 될것 같네요.
파도 어슷썰어주신후 쪼물딱 해주세요.
저는 이런 볶음을 할때에는 다른 야채를 잘 안넣는 편입니다.
일단 주재료에 충실하는 레시피라....
혹 다른 야채를 같이 드시는 분들은 취향대로 넣고 같이 볶아주시면 될것 같네요~
센불에 확 볶아주시면 끝이랍니다.
정말 간단한 레시피에 간단한 재료네요.
볶으면서 양념에서 올라오는 향이...장난아닙니다.
매콤하면서도 칼칼한 맛이 벌써 느껴지는군요.
색이 빨간것이 너무 먹음직스럽습니다.
검은 쟁반에 담아서 그런지 더욱 붉어보인는것 같기두 하구요.
살짝 그을려진 오징어 다리가...더욱 포스를 더하는 그런 음식이네요~
대학입학을 하고 무엇이 그리 바빳던지...
친구들과의 만남에 푹빠져있던 저를 불러
술한잔 따라주시면서 좋은 이야기를 해주셨던 아버지...
그말씀이..오늘 비오는날 많이 생각나네요~
오징어 볶음에 대한 두번째의 추억이 바로 이 소면이랍니다.
친구들과 우르르 몰려간 호프집.
매콤한 양념에 소면 팍팍 비벼서...션한 맥주랑 같이 먹은 그런 안주였죠.
하지만 사먹는것은 이렇게 칼칼하면서도 옛날 어머님의 손맛은 절대로 흉내를 내지 못하더라구요.
아마...그게 손맛인가봅니다.
오징어 볶음에 대한 마지막의 추억은 바로 밥을 비비는거랍니다.
후라이팬의 양념이 아깝다고 늘 밥을 비비시던 어머님...
그런데..그게 정말 맛있어요.
취향에 따라서는 참기름 조금 더 넣고 김치를 넣고 비비셔도 된답니다.
오징어 볶음보다 자투리 양념으로 비빈 저 밥....
오징어 볶음에 대한 마지막의 추억이네요...
어릴때는 비보다는 눈이 그렇게 좋았답니다.
하얗게 내리는 눈....왠지 나가서 눈싸움을 해야 되는듯한 업된 기분...
하지만 이제는 눈내린후의 더러워진 거리보다는
깨끗하게 씻어내리는 비가 더 좋아지네요.
이런것이 나이를 먹어가는건가요?
오늘따라 창문밖의 빗소리가 더 정겹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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