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도 좋고 영양도 많은 곰피가 한창 입니다.
요즘은 특히 일본 원전 사고로 인한 방사능 이야기로 요오드 함유량이 많은 해조류가
새로운 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이 곰피를 저장 하셨다가
한여름 뜨거운 햇살이 작열하는 오후에 쌈으로 내 놓으시면
가족 모두들 만세를 부르실 것입니다.
일단 곰피를 끓는 물에 데쳐 깨끗하게 행굽니다.
사진처럼 한장씩 돌돌 말아 줍니다.
어떤 모양으로 묶어도 상관 없지만
제가 여러번 해본 결과 이렇게 말아서 두는게 가장 좋았습니다.
호일을 이용하여 곰피의 양쪽을 남기고 또다시 돌돌 말아 줍니다.
이렇게 지퍼백을 이용해 냉동실에 보관을 합니다.
가운데 호일을 감아 주는것은
나중에 드실때 편리함을 더하기 위한 작은 수고입니다.
그냥 둘둘 말아서 보관을 하면 곰피들이 무슨 닭싸움이 하듯이 한데 뒤 엉켜
서로 주인님의 밥상에 먼저 오르겠다고 아우성이지요
이렇게 하나씩 분리를 하고 양쪽 끝을 남기는 것은 곰피가 보이지 않도록 호일에 말아 버리면
냉동실 호일에 쌓여 있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네 기억에서 하얗게 사라지는 방지하기 위함 입니다.
살림을 살면서..
언제 세월을 지났는지..
언제 아이들이 저만큼컸는지...
더러는 시간을 뒤돌아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고 싶어 지기도 합니다.
전업주부로 27년..
이젠
곰피를 손질 하면서 곰피에게도 혼자 독백처럼 말을 걸고..
냉장고를 닦으면서도 혼자 말을 겁니다..
언제부터 그런 증상이 있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좀 이상합니다.
ㅎㅎㅎ
처음 시집와서 계란말이도 못하여 계란 후라이를 만들어
시동생 도시락에 넣어주고..
우리 엄마는 이렇게 안하는데..
이렇게 안하는데...하는
남편의 끝없는 타박을 들을때마다
가슴이 바들바들 떨리던 시절이 제게도 있었습니다..
지금처럼 전화가 좋아 친정 어머니께 자문을 구할수도 없었고
컴퓨터가 있어서 인터넷에 검색을 할수도 없었던 시절..
한아름의 시장을 봐다가 내려놓으시고
아이를 등에 업고 휭하니..마실을 가시는 시어머니 밑에서..
남편없이 6개월을 살면서..
말숙이 간장은 고추장이 되었었지요..
그리고 살림을 합친 남편은 언제는 바라만 봐도 좋다더니..
밥상만 바라보면 잔소리를 하였습니다..
너를 위하여 푸른 소나무가 되어 주리라 맹세를 한 사람이
앙상한 가시나무가 되어서 내장을 훽~~훽~~찌르기가 일쑤였었죠..
기억해보면 어찌 버티고 살았는지 스스로 신통 합니다.
ㅎㅎㅎ
세월은 언제 흘렀는지..
결재를 해준적도 없는데 머리에는 하얀 눈이 내렸고
이제..큰딸이 스물 일곱이 되고..
더러는 언제 사위 보냐고 묻기도 합니다.
그런디유.. 어느집 귀한 아드님이 사위가 될지 모르지만..
장모될 사람이 화분에 심겨진 꽃을 보고도 말을 걸고
스쳐가는 바람에게도 말을 거는걸 보면..
저 괜찮을까요..?
ㅎ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