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이야기인지 오리고기 업자들이 지어낸 이야기인지 오리는 찾아서 먹고 돼지고기는 사주면 먹고 소고기는 사줘도 먹지 말라고..그래도 난 누가 소고기 사주면 좋아라 먹는다. 돼지나 오리나 닭이야 내돈주고 덥석 사먹을수 있지만 비싼 소고기야 어디 자주 먹을수나 있나..
오늘은 간만에 회식이다. 아마도 올해 두번째밖에 안되는거 같다. 모두 시간 맞추기가 이리 힘들어서 회식도 힘들다. 뭘 먹을지 고민하다가 맨날 양재동 말고 활기찬 젊음의 거리를 가보자는 의견이 있어 서둘어 고깃집 하나를 예약한다. 나름 가성비가 좋다는 소고기 집이다. 처음엔 이자카야나 다른집을 가려고 했는데 모든 연령대가 1차로 먹을수 있는게 결국은 고깃집이었다.
강남역 한복판은 아니지만 옛날 중학교때 공부하러 정말 가끔 줄서곤 했던 국기원 도서관 가는길에 있는 마포참숯불갈비이다.
아구 골목길 올라가기 힘들다. 참 오랫만에 오는 강남역 뒷골목이다.
한건물을 모두 쓰고 있어 단체 회식에 제격일듯 보인다.
정육점을 운영하는 정육식당 스탈이다.
일층은 일단 테이블 몇개가 있고 2,3층은 좌식으로 되어 있다.
가격이 강남임을 그리고 1++에 200그램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착한 편이다.
요즘 착한 소고기집 자주 가게되는거 같다.
참고 : 국내산 소고기는 육질에 따라 1++, 1+, 1, 2, 3 등급으로 나뉘고 육량에 따라 A, B, C등급으로 나뉜다.
따라서 이집은 육질로써는 최고등급을 쓰며 육량에 따라서는 A, B, C 등급을 쓸수 있다는 것이다.
1++B 정도 등급을 쓸거라고 본다.
역시 참숯은 고기등급에 걸맞는 좋은놈이다.
소고기에 별로 필요치 않은 상추.
반찬들은 크게 인상깊은 것들은 없다.
게장이나 홍어무침 같은거 하나정도 있으면 개운할거 같은데..
첫번째는 역시 등심이다. 특수부위에 요즘 한참 맛들렸지만 보통은 등심이다.
1++ 등급 답게 등심의 마블링이 장난이 아니다.
완전 등심에 꽃이 피었다. 그러니 꽃등심이겠지만..
회식할때나 마음껏 먹어줘야한다.
고기를 올린다. 그런데 살짝 불판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구리석쇠나 최소한 일반 석쇠가 낫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약간 과하게 달궈진 불판에 구워지는 느낌. 숯에 구워지는게 아니고..
잘 잘라서 역시 레어상태로 먹어줘야 한다. 근데 조금 빨리 구워진다.
요 상태에서 후릅~ 고소한 육향이 입안 가득 느껴진다.
환상의 마블링답게 담백함보다는 약간 느끼함이 더하다.
소금에 살포시 찍어 한입..소금도 약간은 아쉬움이 있다.
두번째 고기 부위를 올려 굽는데 첫번째 보다는 잘 구워졌다.
그래 이상태이다. 겉은 쎄게 구워지고 속은 빨간 그대로일때..
웰던으로 구워진 놈은 파절이와 함께..
순전히 내가 원해서 시킨 갈비살이다.
자꾸 지난번 정선에서 먹은 갈비살과 비교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이다.
잘 잘라서 먹어본다. 갈비가 붙어있는 생갈비.
역시 갈비살이 기름진 고소함이 극치이다.
육즙도 가득하다. 담백하고 소프트했던 정선에서의 갈비살보다도 약간 질긴 느낌이다.
이렇게 계속 달릴수는 없는일.. 여직원들을 위해 돼지갈비를 시킨다.
소고기보다 돼지갈비를 더 좋아하는 분들도 계시다. 나로썬 이해가 안되지만..ㅎㅎ
양념 갈비 맛이야..달달한 양념맛이니 입에 착 감기는 친근한 맛이다.
조금 단 편이라 사장님께 너무 달다고 하니까 강남역에 젊은사람들 입맛에 맞추다 보니 조금 달게 하는건 사실이라 한다.
나도 젊지만 어릴수록 단맛에 길들여져 있고 자극적인 입맛이 되는 거 같다.
단맛에 길들여져서 마비된 우리의 혀~ 각성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국인의 고깃집 마무리..역시 얼음 동동 시원한 물냉면
칡냉면 면발에 국물도 상큼하다. 고깃집에서의 냉면은 시고 달고 여런맛에 먹는거니까..
기어코 다 먹지 못해 남긴 고기를 요 냉면과 같이 먹으면 그 맛이..예술이다.
어제 남은 회로 만든 초밥만들어 먹는거랑 비숫한 남는 음식 재활용 특미 노하우이다. ㅎㅎ
울회사 밥돌이 밥순이님들은 누룽지에 된장찌게까지 드셔야 식사 끝을 외친다.
나는 다시 남은 고기에 남은 마지막 냉면 면발까지 깨끗하게 해치운다.
요정도 먹어야 제대로 회식 했다고 하는법..
참 많은 고깃집과 회식장소가 있지만 좋은고기에 좋은위치로
즐거운 회식을 할수 있는곳 마포참숯불갈비였다.
맛 : 환상의 마블링의 등심과 생갈비살의 고소함.
(딴건 몰라 절대 몰라)
분위기 : 왁자지껄 회식분위기
서비스 : 단체가 많다보니 조금 정신없기도..강남엔 정말 사람 많다.
양재리하고도 또 다르다는..ㅎㅎ
가격 : 이제 착한 고기 가격이 이정도도 힘들긴 하다.
단 1++에 200그램 요건 맘에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