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개봉한 영화 < 스시 장인 : 지로의 꿈 > 에는 85세의 '스시 장인' 지로 할아버지가 나온다. 스시는 곧 그의 인생이다.
여의도에도 우직하니 자기 길을 지켜가고 있는 셰프가 있다. '미치루스시'의 주인장 이만 셰프다. 그 역시 남다른 신념 하나로 유명 업장을 거치며 실력을 쌓았다. 당당히 자신의 이름을 걸고 '가득 찰 만'(満,みちる)이라는 뜻의 미치루스시의 첫 단추를 꿰었다. 언뜻 보기엔 작은 스시집에 불과하다. 그러나 쉽사리 버티기 힘들다는 여의도에서 올해로 벌써 4년차에 접어들었다.
지난 6월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두 번째 매장이 문을 열었다. 이만셰프는 2호점에만 상주하고 있다. 스시야말로 교감과 철학이 어우러져야 나올 수 있는 요리기에 그처럼이나 뚝심 있는 고객들은 한치의 고민 없이 그를 따라 이동해왔다.
점심 스시코스는 생선회를 일컫는 '사시미'의 유무로 메뉴가 구성된다. 저녁에는 사시미 코스 2종과 스시 코스가 있는데 셰프의 손맛 때문인지 미치루의 단골들은 사시미보다는 스시를 더 선호하는 편이다.
이만 셰프는 스시를 쥘 때 중요시하는 점으로 온도와 숙성도를 꼽는다. 스시에 재료를 올리는 밥을 뜻하는 '샤리'는 항상 39도씨 정도로 적정 수준을 유지한다. 또 초밥 재료인 '네타'의 맛은 숙성도에서 판가름된다. 미치루의 스시는 두툼하게 내어주는 스타일이기에 더욱 신경을 쓴다. 숙성기간은 붉은살은 짧게, 흰살은 8시간 정도로 잡는다. 여기에 초밥과 생선의 온도차이가 날수록 스시의 맛이 배가된다.
이만 셰프는 매일 아침 한번도 거른 적 없이 새벽시장을 직접 찾는다. 특별히 국내산 식재료를 고집할뿐더러 선도를 직접 확인해봐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처럼 물이 차가워지는 가을철에는 어장이 풍족하다. 때문에 제철 맞은 생선이 많아 다채로운 스시를 즐길 수 있다. 전어, 고등어, 무늬 오징어 그리고 전갱이(아지)와 같은 등푸른 생선은 꼭 맛보길 권한다.
미치루의 스시는 종류만 해도 넙치(히라메), 농어, 도미, 병어, 참치, 고등어, 전갱이, 연어, 전어 등 다양하다. 코스로 나오기 때문에 보통 1차 스시만으로도 포만감을 느끼곤 한다. 2차 스시가 다소 부담스러울 경우에는 사전에 미리 말을 하면 셰프가 융통성을 발휘하기도 한다. 인근이 직장가다 보니 테이크아웃 메뉴도 마련해 주문을 받기도 한다. 주말은 물론 시간에 상관없이 문의가 가능하다.
위치
샛강역에서 여의도역 방향으로 직진, KBS별관 지나서 롯데캐슬 엠파이어 상가 2층
메뉴
점심 스시코스 4만~5만원, 저녁 스시코스 7만원, 사시미코스A 9만원, 사시미코스B 12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