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카페 모범생과 인터뷰를 했다. 조용하게 카페를 운영하고자 하는 분들이 참고할 만한 곳이다. 총신대역 뒤편 주택가에 있는 '일상다반사 日常茶飯事'(서울 동작구 사당3동)라는 카페다. 지난해 12월24일 문을 연 '일상다반사'는 단아하고 꼼꼼한 여주인장이 혼자 운영하는 33㎡(10평)도 안 되는 작은 카페다.
카페 창업 동기는?
"교량 설계 일을 8년 동안 했다. 너무 팍팍하고 단조로운 회사생활이었다. 나의 미래 모습이 이것인가 고민을 하던 중 커피에 관심이 생겨 공부를 시작했다. 2년 후 카페를 열자는 목표를 세우고 퇴사했다."
카페 차리기 전에 어떤 준비를 했는지? "2년 넘게 준비했다. 퇴직 후 제과제빵학원에서 5개월 과정 수업을 듣고 유명 커피체인회사에서 1년6개월 일을 했다. 이후 바리스타 학원 2개월 과정, 브런치 과정 및 소상공인진흥원의 여러 가지 창업과정을 공부했다."
당신이 꿈꾸던 카페의 모습은?
"<카모메 식당>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다정하고 마음 편안한 카페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생각날 때마다 카페의 콘셉트, 집기, 주방기기 등에 대해 조목조목 기록해놓았다. 내가 일하는 공간은 나 스스로 만족스러운 공간이어야 한다."
투자금 확보는?
"8년 동안 직장생활을 하며 꾸준히 모은 저축자금.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들어서 걱정이 컸다."
카페 위치가 의외이다. 왜 이곳에 열었나?
"내가 가장 잘 아는 우리 동네에서 카페를 열고 싶었다. 한적한 주거 골목에 낭만적인 카페를 만들기 위해 많은 곳을 알아봤다. 처음 생각보다 가게가 작아 걱정이었으나 다행히 좋은 카페가 만들어졌다. 인근의 상인들은 가게 자리가 카페 영업을 하기에는 힘들다면서 걱정을 많이 해주었다."
메뉴와 인테리어 작업은 어떻게 했나?
"인테리어 회사 3군데를 골라 포트폴리오를 보고 대화도 나눈 후에 결정했다. 결정된 인테리어업체와는 의견을 충분히 나눴다. 메뉴는 작은 주방에서 해낼 수 있는 것으로 선정했다. 어디서나 파는 메뉴는 굳이 넣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조각케이크, 생과일주스 등은 재고 문제가 발생하므로 제외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추로스, 쇼콜라퐁당은 반응이 좋았다. 스콘은 소박하고 여운이 남는 메뉴라서 효자 메뉴가 되었다. 내가 식사 대신 먹으려고 만든 미숫가루는 의외로 중년 아저씨들이 좋아하셨다. 겨울에는 핫초코, 여름에는 빙수와 레모네이드 그리고 미숫가루가 인기 메뉴이다. 아메리카노 커피가 기본적으로 가장 많이 나간다. 테이크아웃 할 때는 1500원 할인해준다. 고객 반응이 좋다. 특별한 이벤트는 없다."
손님 반응 및 매출 변화는?
"오픈 후 봄까지는 손님이 적었으나 전달보다 항상 늘어나 견딜 수 있었다. 혼자서 운영하기 때문에 인건비가 나가지 않고, 임대료가 비싸지 않아 처음부터 적자운영은 아니었다. 5월경부터 손님이 늘기 시작해서 여름에 무척 바빴다. 이젠 다니던 회사 월급까지는 나온다."
동네카페를 열려는 분들께 조언하신다면?
"자기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고민하라. 결국 같은 것을 좋아하는 손님이 오고 만나 이야기도 하게 된다. 단골이 생기는 과정이자 스스로 견디어 나갈 수 있는 힘이 된다. 맛은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와야 한다. 주력 메뉴는 있어야 한다. 구색 맞추기 위한 메뉴는 과감하게 뺀다. 성실해야 한다. 고객의 만족에 대해 꾸준한 고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