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요리
오늘의 요리
요리 베스트
맛있는 간식요리
나들이 요리
요리와 생활정보
깔끔한 디저트 만들기
맛집 베스트
레시피가 궁금해요
요리 abc
최고 맛집을 찾아라!
추천외식정보
유용한 요리상식
베스트 요리포토


맛집 베스트

Home > 요리 > 테마요리 > 맛집 베스트
맛집 베스트
[대전맛집] 대전 오...조회 217221  
[대전맛집] 대전 관...조회 192642  
[이상만요리집] 강남...조회 191426  
[분당맛집/야탑/방짜...조회 190905  
[전망대누룽지삼계탕]...조회 187665  
사당맛집-당일예약이 ...조회 185131  
신도림역 머머분식조회 177746  
파주에 유명한 장어집...조회 168038  
비스트 양요섭 부모님...조회 166076  
[여의도맛집] 신선한...조회 123778  

이전글 다음글 목록 

냉면+수육 김치말이+빈대떡 환상의 삼중주

글쓴이: 하얀건담  |  날짜: 2008-12-19 조회: 3855
http://cook.startools.co.kr/view.php?category=Q0wNNFE7VSpCNQxJT1U%3D&num=EhhNchc%3D&page=11   복사

냉면+수육 김치말이+빈대떡 환상의 삼중주

냉면+수육 김치말이+빈대떡… 어느새 빈그릇천생이 평양 사람인 내 할아버지는 생전에 겨울냉면이 더 맛있다고 하시었다. 평소에도 메밀 발 뚝뚝 끊기는 평양 물냉면을 이삼 일이 멀다 하고 드셨고, 추운 겨울이 와도 냉면 사랑은 멈출 줄을 몰랐다. 마냥 어리기만 했던 나로서는 가뜩이나 추운 날, 또 냉면을 먹어야 하는 할아버지의 입맛을 이해할 수 없었고.

■ 찬 국수와 따뜻한 수육겨울이면 냉면이 더 맛있다고 하셨던 할아버지를 아직 이해할 수 없었을 때, 할아버지는 돌아가셨다. 그로부터 7년이라는 세월이 달리는 말처럼 가버려 나는 20대에서 30대로, 미혼자에서 기혼자로 성장했다. 그리고 30대의 반을 보낸 이 겨울, 나는 하루가 멀다 하고 콩국수, 평양냉면, 함흥냉면을 번갈아 먹고 있다.

이래서 핏줄이 질긴 것이라 얘기들 하나보다. 올 겨울 찬 음식을 자주 먹다 보니, 할아버지가 늘 냉면에 따끈한 접시만두를 곁들이시던 것도 생각이 난다. 자연스레 나도 만두 반 접시, 같이 먹는 사람이 두엇 더 있으면 수육 한 접시를 따끈하게 곁들이곤 하게 된다.

4호선의 종점인 당고개역. 당고개는 이제 아파트 단지 빼곡한 전형적인 도심의 분위기지만, 옛날에는 그저 누구나 쉬어갈 수 있는 한적한 고갯길이었단다. 당고개를 1968년부터 지키고 있는 '당고개 냉면'에 들어서면, 당고개의 옛 모습을 그리워하는 사진이나 글귀를 만나게 된다.

야들하고 가녀린 면발에 너무 질척하지 않은 칼칼한 양념이 옛날 맛을 완벽히 만들어내는 이 집의 비빔냉면은 특히 맛있다. 식초 조금 넣고 살살 비벼 입에 넣는 순간, '아, 옛날 맛!'하는 감탄이 나온다.

호주산 사태로 만든 수육과 국내산 오겹살로 깔끔하게 익힌 제육 등 두 개의 고기 메뉴 가운데, 나는 특히 얇게 썰어 담백한 수육을 비빔냉면에 곁들이는 것이 맛있다.

잘 비빈 맵고 찬 국수를 따뜻한 고기 한 점으로 쌈 싸듯 감싸서 입 안 가득 밀어 넣으면 맵고 담백한, 그리고 차갑고 따뜻한 맛의 밸런스가 딱 맞는다. 추운 날, 다리가 긴 서양식 테이블 말고 안쪽 방으로 들어가 신 벗고 앉아 수육으로 감싼 비빔냉면을 가득 물고 우물거린다.

고개 돌려 창 밖을 내다 보면, 철컥 철컥 천천히 들고 나는 4호선 열차가 눈앞을 스친다. 종점을 지나는 열차답게 여유가 만만하니 운치가 있다. 냉면 집 벽면에는 '한겨울, 구들장에 앉아 냉면을 먹으며 쌓인 눈이나 고드름을 바라보는 멋'에 대한 예찬이 적혀 있어 감상에 빠진다.

■ 찬 물김치와 따뜻한 빈대떡할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입맛은 이북식으로 먹는 '김치말이'로 이어진다. 추울수록 쨍하게 이가 시린 찬 음식을 좋아하는 이북 입맛은 겨울에도 어김없이 물김치를 찾는데, 그래서 연말 연초를 앞둔 우리 집은 늘 알맞게 익은 물김치가 있었다.

빈대떡이랑 보쌈김치, 손으로 빚은 큼직한 만두를 먹고 입가심은 늘 김치말이로 하는데 차가운 물김치와 기름을 걷은 찬 육수를 섞어 농도를 조절하고, 조선간장으로 간을 맞춘다. 이렇게 준비된 국물에 밥을 말아 먹는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온기가 남아 있는 빈대떡을 넣어 푹푹 깨뜨려가면서 한데 먹어야 제 맛. 이가 시리게 쨍하니 익은 물김치와 밥과 기름기 살짝 도는 빈대떡을 한 입에 먹어야 "재은 에미가 요리 솜씨 하나는 끝내주누나, 야."라는 할아버지의 감탄사가 따라 나오곤 했다.

어릴 적부터 김치말이 마니아였던 남동생과는 달리, 나는 불과 몇 년 전까지 손도 대지 않던 메뉴가 김치말이다. 사실 물김치는 물김치, 밥은 밥, 빈대떡은 빈대떡대로 먹는 것이 훨씬 맛있다는 생각은 지금도 여전하다.

하지만 그것들을 한데 넣어 버무려 먹는 김치말이는 입 안의 행복도 넘치게 만들지만, 할아버지의 젊은 날과 아버지의 어린 시절을 생각나게 하는 우리 집안의 '소울 푸드'였음을 이제야 어렴풋이 알 수 있다. 바싹 지진 빈대떡이 물김치 국물로 알맞게 촉촉해지면 씹는 맛이 한층 재미있어진다.

적당히 눅눅해 진 빈대떡과 아삭하게 씹히는 배추나 무를 한 입에 우물거릴 때의 만족감이란. 특히 온냉(溫冷)이 번갈아 입 안을 자극하여 그 맛은 배가 되니, 단지 달고 시고의 문제가 아니라 맛 자체가 한층 더 입체적으로 팽창하여 기억에도 맛의 잔상을 그만큼 오래 남기게 된다.

다른 문화권에서도 이렇게 온기를 가진 음식과 냉기를 가진 음식을 함께 먹음으로써 그 맛을 상승시키는 예가 몇 개 있다. 예를 들면 뜨거운 커피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한 덩어리 넣어 먹는다든가, 메밀 반죽을 뜨겁게 갓 부친 전병 위에 차가운 훈제 연어와 차가운 크림, 레몬즙을 뿌려 돌돌 말아 먹는 프랑스식 메뉴 등이 그렇다.

입 안을 덥혔다 식혔다 하면서 맛 이상의 맛을 선사하는 요리를 이 겨울, 할아버지와 함께 먹고 싶다. 그것이 빈대떡 넣은 김치말이든, 따뜻한 수육을 얹어 먹는 냉면이든, 차가운 보쌈김치로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제육을 싸 먹는 것이든 할아버지와 다시 마주할 수 있다면, 이제는 나도 이 맛을 이해한다고 자랑할 수 있다면 좋겠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 

총 게시글 1,286
No.제목글쓴이작성일조회
1136반값 삼겹살로 문전성시 이룬 맛집은?츠키12-07-265244
1135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한식당 10아인12-07-265258
1134한 달 요금 7만원, 근데 카톡만 하는 대학생?말괄랑이12-07-264571
1133벤쿠버여행 3色 패키지…. 맛과 문화 ...말괄랑이12-07-264335
1132루나리치~송도신도시,화덕피자,마르게리따피자쏙쏙언니12-07-147990
1131맛있을까? 라면 김치 샌드위치 ‘인기’별님12-06-296030
1130올 여름 무더운 날씨보다 더 뜨거운 냉국수 열전 4스마일12-06-296842
1129[천냥짜장/부산맛집]착한가격으로 부산대학생들의...리뷰어12-05-216175
1128해우리츠키나12-05-045595
1127닭육수 냉메밀파란구름12-04-096274
1126칠리 라임샐러드 쌀국수솜사탕12-04-095577
1125오징어 미나리 비빔냉면솜사탕12-04-095357
1124연두부 가쓰오부시냉국크티12-04-094977
1123레몬향 연근 파프리카냉국아이리스12-04-094786
1122표고버섯 오이냉국후루룩소녀12-04-094526

검색

 돼지고기 김치찌게
 달콤한 고구마크로켓
 스트레스풀리는 화끈매운낙지
 길거리 토스트 만들기
 자취생이 좋아하는 저...
 싱글인 여동생을 위해...
 선물용 약식케익
 바삭바삭 맛있는 고구...
 웰빙 새싹두부샐러드
 고마운 밑반찬 어묵볶음.
무료문자
★담배 피우는 사람에게 ...
피부에 좋은 음식
눌러붙은 계란찜 뚝배기 깔끔...
사골 끓이는 법
생생한 색깔의 과일도시락 만들기
직장맘을 위한 간단한 반찬 ...
맥주에 대한 지식
전문가에게 배운 수육 맛있게...
하루동안 열지 않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