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게 간 원두에 뜨거운 물을 부어 향을 음미해가며 추출하는 핸드 드립 과정은 커피를 내리는 사람이나 그 커피를 기다리는 사람에게 ‘설렘’ 그 자체다. 올가을 진한 설렘 한 잔을 선사할 핸드 드립 커피 전문점 네 곳을 소개한다. 에스프레소를 베이스로 만든 아메리카노, 카페라테 등을 마실 수 있는 커피 전문점이 즐비한 신사동 가로수길. 복잡함을 피해 작은 골목에 위치한 ‘카페 오월’은 그런 가로수길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로스팅 기계로 지나가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사진가 출신의 이준곤 대표는 좋은 생두를 골라 적절하게 로스팅하고, 내리는 법까지 일본에서 배워와 1년 4개월 전 이곳을 오픈했다. 가장 기본적인 핸드 드립 기술인 칼리타, 하리오 등을 배워왔지만 ‘고노 드립’에 매력을 느껴 지금은 이 방법만을 고수한다. “칼리타나 하리오 드리퍼에는 구멍이 3개 있어 커피를 좀 더 빨리 추출해낼 수 있지만 그만큼 풍미도 함께 빠져나갈 수 있다.
반면 깔때기 모양의 드리퍼 속 작은 구멍 하나로 커피를 추출해내는 고노 드립의 경우 시간은 오래 걸려도 커피 본연의 보디감과 향을 제대로 살려낸다.” 이 대표의 말이다. 이 대표는 핸드 드립 커피를 처음 시도하는 이에게 브라질이나 콜롬비아 등 부드러운 중남미 커피를, 진한 맛을 좋아하는 이에게는 과테말라와 케냐 등 아프리카 커피를 추천한다. 특히 케냐 AA 원두는 와인처럼 신 맛과 묵직한 보디감이 조화를 이뤄 여성에게도 특히 인기다. 차가운 물로 8시간 동안 내리는 더치 커피도 판매한다. 더치 커피에 우유를 넣어 차갑게 즐기는 ‘오 레 글라세’도 이곳의 별미. 문의 540-1253
1 고노 드립 커피뿐 아니라 에스프레소 베이스 커피, 과일 음료 등을 만들어내는 ‘카페 오월’의 바.
2 10여 명 정도 앉을 수 있는 ‘카페 오월’의 내부. 3 커피 본연의 진한 맛과 향을 살린 ‘카페 오월’의 고노 드립 커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