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뽈살' 이라고 들어보셨는지. 흔히 돼지 얼굴의 볼 부위 살을 생각하지만 실은 관자놀이살이다. 구멍처럼 생긴 관자놀이에 붙어 있어 일명 '구멍살'로도 불린다. 돼지고기 특수부위 중에서도 제법 인기부위다. 돼지 한 마리에서 4~6점 밖에 구할 수 없단다. 그래서 옛날에는 돼지 잡는 이들이 '뒤로' 몰래 챙겨두기도 했단다. 살이 쫀득하고 육즙이 풍부해 스페인에서는 스테이크 요리로 즐긴단다. 소시지의 원료로 많이 쓰이는데 '관자놀이 살이 들어가지 않은 소시지는 맛이 없다'는 설도 있다.
서울 은평구 신사동 고개에서 구산동 방향으로 약 100m정도 가면 '신사동 뽈살구이'가 있다. 문 연지 12년 됐는데 이 일대에서 알아주는 맛집이다. 생강, 마늘, 간장, 대파 등 10여가지 양념에 푹 재서 나오는 고기는 누린내와 잡냄새가 없다. 국내에서는 관자놀이살을 대량으로 구하기 힘든 탓에 이곳에서는 미국산 관자놀이 살을 쓴다. 숯불에 구우면 육즙이 풍부하게 베어 나와 육질이 부드럽다. 두툼해서 식감도 만족스럽다.
저녁 무렵 가게에는 젊은 여성들도 꽤 많다. 먹어본 사람이면 특수부위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이 사라질 지 모를 일이다. 입맛 없을 때 별식으로, 주당들의 술안주로 권할 만하다. 가격은 6,000원(기본 2인분 이상). 오후 2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 영업한다. 둘째, 넷째 주 일요일은 쉰다. (02)354-68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