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더워진다. 이열치열에 도전해 보시라. 서울 공덕동에 있는 ‘덕양쭈꾸미’는 희한하게 간판과 달리 주꾸미보다 ‘대구 섞어찌개’가 더 유명한 집이다. 점심식사 메뉴로, 저녁 술 안주로 권할 만하다.
섞어찌개는 이름처럼 생대구, 내장, 꽃게, 미더덕, 알, 새우 등을 넣고 미나리, 팽이버섯, 콩나물 등을 얹어 푹 끓여내는 메뉴다. 육수는 말린 생선 머리로 우려낸 것을 쓴다. 여기에 대여섯 가지 재료로 만든 양념장이 들어간다. 뒷맛이 텁텁하지 않고 개운하다. 생대구는 마포수산시장에서 매일 아침 사온단다. 살이 실하다.
고추냉이 양념장이 독특하다. 간장에 레몬, 배즙 등을 갈아 넣어 만든단다. 조금 걸쭉한데 새콤달콤한 맛이 강하다. 혼자 가도 부담이 없다. 1인분도 판다. 1인분이라도 뚝배기에 담아내지 않고 자리에서 냄비에 끓여준다.
밑반찬이 정갈하다. 이 때문에 찌개가 끓기 전에 밥 한 그릇을 비우는 이도 많다. 배추 겉절이 김치가 싱싱하다. 매일 아침 주인이 직접 담근다. 법원(서부지원) 사람들이 많이 오는데 음식이 깨끗하지 않으면 다시 오지 않기 때문에 신경 쓸 수밖에 없단다. ‘덕양쭈꾸미’는 서부지원 건물 뒤 골목에 있다.
오전 9시부터 밤 10시까지 영업한다. 대구 섞어찌개 정식(1인분) 7,000원, 안주용(섞어탕)은 3만5,000원(대), 2만5,000원(중), 1만7,000원(소)이다. 연중무휴. (02)717-72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