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워지고 있다. 어느덧 스산해진 찬바람에 뜨끈한 국물이 절로 생각난다. 이맘때쯤 으슬으슬한 몸을 추스른 데에는 곰탕만한 게 없다. 허해진 몸을 보하고 맛이 뛰어나며 비교적 먹기가 간편하기 때문에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정이 서려있는 전통 먹거리로 사랑받고 있다.
예부터 임금님 수라상에 오르던 곰탕은 보기와 달리 공이 많이 들어가는 진귀한 음식이다. 오래 고아야 제 맛이 우러나기 때문에 하루 종일 불 옆에서 정성을 들여야 할 뿐만 아니라 빛깔과 누린내도 잡아야 하고 고기를 탕에 넣어 끓이는 순서도 여간 복잡한 게 아니다. 그만큼 제대로 하는 집을 찾기란 쉽지 않다.
시흥에서 유래 깊은 매운탕 맛집 토담골(한국음식대전 수상을 비롯해 각종 수상경험 다수 및 KBS2 VJ특공대, KBS1 생생정보통, MBC 맛있는TV, SBS 생방송투데이 등 각종 언론매체에 방영)로 명성이 자자한 김인환 대표가 얼마 전 야심차게 머슴과 마님이라는 곰탕집을 열었다. 토담골의 명성을 이어가고자 음식 하나하나에 정성을 쏟았다. 평소 우리가 알던 곰탕 육우가 아니다. 머슴과 마님에서는 국내 최고급 한우만을 고집한다.
40년 경력의 주방장과 경력 20년의 부 주방장이 오직 한우 1등급 이상의 최상급 고기만 사용하여 정성껏 곰탕을 고아내며 배추 무 쌀 등의 모든 식자재를 국내산 최상품으로 사용한다. 고추 가루도 국내산 태양초로만 연간 7,000만원 이상이 사용될 정도라니 음식에 대한 자부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만큼 원가를 생각하지 않고 제대로 된 곰탕 맛을 위해 재료에 충실했다.
잘 고아낸 곰탕은 뒷맛에서 부드럽고 고소한 풍미가 느껴지는데 한술 떠 넘겨보니 기름기는 적은데 맛이 깊고 진하다. 묵직하게 우려낸 국물에서 주방장의 40년 내공이 느껴진다. 곁들여 나오는 깍두기와 김치도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최근 갖가지 기부활동으로 화제가 된 주인장의 넉넉한 인심과 좋은 재료, 주방장의 남다른 노력이 제대로 된 곰탕을 만들었다. 이정도면 최상급의 곰탕을 만들었다 자부할 만하다.
몸과 마음이 움츠려지는 요즘. 부모님을 모시고가서 제대로 만든 곰탕 한 그릇 대접해드리는 것은 어떨까.
머슴과 마님 : 경기도 시흥시 물왕동 165-1, 031-403-0968
한국아이닷컴 김정균 기자 kjkim79@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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