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팀] 미국 본고장 그대로의 롤 맛과 원형을 살린 미국식 일본요리 전문점 청담 피어에비뉴를 찾았다. 20년 이상 셰프의 길을 걸어온 윤원준 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의 셰프인생과 캘리포니아 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캘리포니아 롤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나?
날고기를 잘 먹지 않는 미국인의 취향에 맞게 80년대 중반부터 캘리포니아 롤이라는 퓨전음식이 생겨났습니다.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게살, 참치, 아보카도 등의 재료를 사용했어요. 이는 영양뿐만 아니라 음식에 대한 품위까지 높여주며 미국인들에게 동양음식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었죠.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찾다 보니 많은 종류의 롤이 생겨나게 되었답니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에서 회계학을 전공했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셰프의 길을 걷게 되었나?
대학시절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시면서 가장이 되었죠. 그래서 학교를 다니며 급여가 좋았던 일식집 알바를 하게 되었어요. 그러다가 스물 아홉에 20만불을 은행에서 빌려 텍사스 달라스에 미국식 일본식당인 <미도리>를 차렸죠. LA에서 배웠던 롤을 메인 메뉴로 했는데 미국인들에게 반응이 아주 좋았어요. 그리고 한국에 작은 스시식당을 차렸죠.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얻었고, 지금의 피어에비뉴가 탄생하게 된 거죠. 92년부터 벌써 20년이나 셰프의 길을 걸어오고 있네요.
피어에비뉴 롤만의 특징이 있다면?
롤은 사용하는 재료에 따라 다양한 변신이 가능한 카멜레온 같은 음식이예요. 화려한 색상으로 먼저 눈이 즐겁고, 다양한 맛으로 입이 즐겁다는 게 특징이지요. 롤의 맛을 결정짓는 건 스피드에요. 롤을 마는데 30초 이상 걸리면 재료의 촉촉한 맛이 사라져 버려 참맛을 느낄 수 없죠.
피어에비뉴의 추천 메뉴는 바로 '볼케이노'와 '레인저' 예요. 이름에서 상상이 되듯 볼케이노는 화산같은 모양으로 붉은 색 날치알의 톡톡 씹히는 맛과, 관자의 쫄깃함이 청양 고추와 스파이시 소스에 어우러져 매콤한 맛을 선사합니다.
레인저는 미국에 있을 당시 프로야구팀의 이름에서 따왔어요. 시리즈로 있는데 레인저 원은 연어를, 레인저 투는 광어를 구워서 롤 위에 얹었죠. 연어는 오메가-3 지방산이 함유되어 있어 피부 미인을 꿈꾸는 여성들이나 치매, 심혈관 질환을 가진 분들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네요.
셰프가 꿈꾸는 피어 에비뉴는 어떤 모습인가?
국적불문, 나이불문, 누구나 쉽게 편안하게 찾아올 수 있는 식당이었으면 좋겠어요. 피어에비뉴만의 장점은 같은 메뉴라도 개인의 취향에 따라 좀 덜 맵게, 새우는 빼고 하는 식으로 주문을 할 수 있어요. 베지터리안들이 김치찌개를 시킬 때 돼지고기를 빼달라는 것과 마찬가지죠. 나만의 맞춤 레시피가 가능한 곳이 바로 피어에비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