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에게 ‘머리가 좋아지는 음식’만큼 반가운 게 또 있을까. 요리 재료는 물론 조리 방법 그리고 아이와 함께 상에 앉아 음식을 먹는 시간까지 행복하게 만들 줄 아는 ‘똑똑한 엄마’ 김수연씨의 맛있는 공부 밥상 이야기를 소개한다.
아이를 위해 음식 공부를 시작하다
딸 민경이를 키우면서 가장 신경 쓴 두 가지 명제는 ‘키’와 ‘두뇌’였어요. 지금이야 민경이 키가 보통 아이들보다 조금 더 큰 편이지만 태어날 때는 유난히 작았거든요. 그래서 무엇이든 잘 먹여서 키를 크게 하고 싶었어요. 그다음으로 신경 쓴 게 머리에 좋은 음식이에요. 아이가 공부를 잘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다기보다, 힘들게 혼자서 공부하는 아이에게 엄마로서 어떻게든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민경이가 초등학생이 된 후부터 음식에 대한 공부를 하기 시작했어요. 그때 세운 원칙이 바로 ‘첫 번째, 견과류를 반찬처럼 먹을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둘째, 등 푸른 생선을 충분히 먹인다’였어요.
견과류로 맛있는 반찬 만들기
잘 알려진 바와 같이 호두, 잣, 땅콩, 아몬드 등의 견과류는 뇌의 활동을 촉진하는 식품이에요. 하지만 어릴 때 편식이 심했던 민경이는 견과류를 거의 먹지 않았어요. 그래서 저는 아이가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견과류를 잘게 다져 갖가지 음식에 첨가해 먹이곤 했어요. 음식을 만들 때 ‘무엇을 만들까’가 아니라 아이에게 요즘 부족했던 영양소나 재료들을 먼저 생각한 다음 조리법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다 보니 요리에 한 가지 재료라도 더 넣게 돼요. 뿌리채소와 멸치, 각종 견과류를 한 데 넣어 볶는 것처럼 말이에요.
등 푸른 생선으로 만든 ‘김수연식’ 음식들
민경이는 지금도 생선 요리를 싫어해서 조리 방법을 다양하게 궁리하곤 하는데, 가장 자주 만드는 것은 ‘채소를 듬뿍 넣은 보푸라기’라는 메뉴예요. 고등어, 삼치, 참치 등을 구워 곱게 부순 다음 잘게 썬 당근, 우엉, 양파 등을 함께 넣고 달콤 짭조름하게 양념해 볶으면 되는데, 한 번 만들어두면 볶음밥, 비빔밥, 김밥에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고 며칠 두고 먹을 수도 있어 든든하기까지 해요. 겨울철에는 삼치로 만든 요리도 좋아요. 우리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생선 메뉴는 삼치로 만든 매콤 달콤한 강정이에요. 삼치 비린내를 제거한 다음 앞뒤로 참깨를 듬뿍 발라 바삭하게 구운 후 소스로 버무려주는데, 매콤한 맛을 좋아한다면 고춧가루를 조금 많이 넣어 남편 술안주로 활용해도 좋아요.
김수연씨의 딸 민경이는…
일본어 능력 시험 1급, 토플 만점 수준, 학교 성적 최상위권은 물론 음악과 미술, 무용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아이. 따뜻하고 정성 가득한 엄마 밥상 덕분에 수험생 시절이 힘들지 않았다고 말하는 민경이는 2011학년도 수능에서 수시 지원으로 연세대학교 국제학부에 합격해서 내년이면 새내기 대학생이 된다.
푸드 스타일리스트 김수연씨는…
여성지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가 남편 직장 때문에 일본으로 떠나면서 전업 주부가 되었다. 한국에서는 직장 생활을 하느라 아이를 줄곧 학원에만 보내고, 늘 혼자 밥을 먹게 했던 게 미안했던 그녀. 전업주부가 된 후에는 가족을 위해 항상 따뜻한 밥상을 차리고, 아이의 몸과 마음에 좋은 음식을 만들기 위해 요리를 전문적으로 공부했다. 『기적의 공부 밥상』(F.book)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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