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설탕ㆍ지방ㆍ소금의 거대한 음모, ‘과식중독’ |
글쓴이: 백설공주 | 날짜: 2009-04-29 |
조회: 5068 |
|
|
|
http://cook.startools.co.kr/view.php?category=QkYRK0I8RQ%3D%3D&num=EhhHdRM%3D&page=79
|
왜 배가 부른데도 우리는 달디 단 초콜릿 케이크를 찾게 되는 것일까? 왜 야채샐러드가 몸에 좋다는 것을 알면서도 감자칩에 손이 가는 것일까?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 국장을 지낸 의학박사 데이빗 케슬러(UC샌프란시스코 대학)는 이에 대해 “식품산업이 부추긴 중독”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우리가 필요하지도 않은 설탕 디저트를 찾거나 적당량을 넘겨 음식을 먹는 것은 일종의 중독현상이며 현대의 식품업계가 이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주장이다.
왜 ‘사과 중독자’는 없고 ‘초콜릿 중독자’만 넘쳐나는가
케슬러 박사는 현대인들로 하여금 필요 이상 음식을 먹게 하는 주범으로 ‘지방, 설탕, 소금으로 점철된 물렁한 가공식품’이라고 그의 신간 ‘과식의 종말(The End of Overeating)’에서 지적했다. 그는 “식품업계는 사람들이 계속 무언가를 먹도록 하는 방법을 수십 년 간 연구해 왔고 이제는 그것이 정통하다”면서 “이제 비만 등 과식으로 인해 발생되는 각종 건강문제에 식품산업이 참여해야만 하는 구조가 됐다”고 말했다.
‘왜 당근 중독자, 혹은 사과 중독자는 없고 초콜릿 중독자는 셀 수 없는가?’ 자신도 초콜릿 범벅된 과자 중독자였던 케슬러 박사는 이러한 현상을 ‘조정된 과식’이라 부른다. 배가 고프지 않아도 고지방, 고혈당 음식을 찾는 것은 식품산업에 의해 우리의 뇌가 조정 당했기 때문으로 보기 때문이다. 케슬러 박사는 이를 증명하기 위해 동료들과 실험을 진행했다. 쥐에게 특정한 행동을 하면 밀크셰이크를 한 모금 주었더니 이미 다른 먹이를 먹어 배가 부른 쥐도 밀크셰이크를 끝없이 더 먹기 위해 안달했다.
잔뜩 밥을 먹고 간식을 먹는 현대인들과 유사한 반응인 것이다. 예일대 신경과학자 다나 스콜 박사도 비슷한 실험을 진행한 바 있다. 과식이 생활화된 이들이 초콜릿 냄새를 맡은 후 초콜릿 맛이 나는 밀크셰이크를 먹게 하고 이들의 뇌를 촬영했다. 그 결과 뇌의 쾌락중추가 점점 더 활성화돼 이들은 밀크셰이크를 마시고 있음에도 단 맛이 나는 초콜릿 등을 더 원하게 됐다. 이는 마치 마약이나 알코올 중독자가 통제력을 완전히 상실해 “그만”을 외치지 못하는 상태와 유사한 것이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과식중독의 만연…식품산업이 길들인 뇌 때문
미 국립약물남용연구소(NIDA) 노라 볼코우 박사는 “우리가 과식에 빠지는 기전은 약물중독과 거의 비슷하다”면서 “음식에 든 설탕과 지방이 마약이나 알코올처럼 도파민 분비기전을 자극해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양을 원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볼코우 박사는 특히 고지방, 고열량, 고염분 음식이 갈수록 가격이 내려가고 24시간 언제든 어디서나 먹을 수 있어 갈수록 ‘과식 중독’을 부추기는 악순환의 사회구조가 되풀이된다고 강조했다.
최근 ‘웰빙’이 화두가 된 고급식품업계에도 문제는 있다고 케슬러 박사는 지적했다. 유기농 빵이나 쿠키의 경우 설탕의 양은 그대로이거나 ‘트랜스지방 제로’로 표시도 1회 섭취량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한 봉지로 따지면 기준량을 훌쩍 넘는 경우가 대표적인 예다. ‘저지방’이 붙은 식품은 대신 설탕, 나트륨, 인공감미료를 더 넣고, ‘슈거프리’ 역시 건강에 오히려 더 해로운 액상과당이 들어간다. 어린이들이 즐겨먹는 과자, 음료수, 사탕, 햄 등에 널리 사용되는 아스파탐이나 소르비톨이 대표적인 예다.
케슬러 박사는 “인공감미료에 길들여지면 뇌조차도 ‘단 맛이 열량과 관계없다’는 잘못된 인식을 가지게 돼 결과적으로 비만을 불러온다”고 말했다. 미국 플로리다의대 중독의학과의 마크 골드 박사도 “음식이 점점 향락적으로 변해간다는 점이 과식의 주요 요인이 되며 이는 곧 비만과 직결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과식이 비만 및 각종 성인질환을 불러오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이런 식품과 전쟁을 치르는 수밖에 없다.
케슬러 박사는 현재 미국 몇몇 주에서 추진되고 있는 ‘칼로리 공개’를 모든 식당에서 의무화하고 1인분의 양을 규격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모든 노력에 식품업계가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개인적인 노력도 중요하다. 과자 한 봉지보다 미숫가루나 요구르트가 더 좋은 간식이고 각종 소스가 첨가된 샐러드 대신 생과일을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NIDA의 볼코우 박사는 “육체적인 활동 역시 도파민 분비를 촉진시킨다”면서 “무언가가 먹고 싶을 때 운동을 하는 것은 가장 건강하고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