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 스타일리스트 김정민 실장이 부암동으로 스튜디오를 옮겨 지인들을 초대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은근한 멋이 배어 나오면서도 소박하게,
그녀 특유의 감각으로 1백여 명 게스트의 오감을 흐뭇하게 만든 오픈 파티.
소문난 잔치, 먹을 것 많았던 그곳으로.
규모가 큰 파티라면 최소한 2주 전에는 파티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음식 장만을 위해 참석할 인원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일도 잊지 말것.
파티 2주 전 파티를 하기로 결정. 나를 위한 선물로 파티를 함께 돕겠다고 나선 제자 7명과 함께 모여 첫 미팅을 가지다. 파티의 컨셉과 메뉴를 결정. 초대할 게스트 리스트 작성한다. 파티 10일 전 게스트들에게 초대 메시지를 보낸다. 따로 초대장을 보내지 않고, 휴대폰 문자 메시지를 이용해 2회 전송. 파티 5일 전 파티 스탭 2차 미팅. 메뉴 레서피를 확정하고, 역할을 분담한다. 파티 4일 전 떡과 편육, 돼지머리 등 맞춤이 필요한 재료 주문, 데커레이션용 양초 구입. 파티 2일 전 요리 분량 확정(초대한 2백명 게스트 중 1백명 정도 올 것으로 예상). 요리에 필요한 재료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장볼 곳을 구분하여 다시 정리한 다음 장보기 완료. 파티 전날 재료 밑손질하기 샐러드용 아스파라거스와 그린 빈스 손질하기, 쌈밥용 곰취와 양배추 씻어 찌기, 갈비 뼛가루 제거하고 핏물 빼기 등. 양념 만들기 겉절이 드레싱, 샐러드 드레싱, 연어 고추장구이 양념장 만들기 등. 준비한 양초 이용해 데커레이션하기. 파티 당일 밥짓기. 쌈밥 만들기. LA 갈비 재우기.연어 양념에 재우고 굽기. 태국식 새우 토스트 만들기. 과일과 소시지. 치즈 준비하기 등
푸드 스타일리스트 김정민 실장이 부암동으로 스튜디오를 옮겨 지인들을 초대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은근한 멋이 배어 나오면서도 소박하게, 그녀 특유의 감각으로 1백여 명 게스트의 오감을 흐뭇하게 만든 오픈 파티. 소문난 잔치, 먹을 것 많았던 그곳으로.
요즘 들어 부쩍 트렌드세터들의 발길이 잦아진 부암동. 아직 아날로그적 감성이 남아 있어 더 멋스럽게 느껴지는 부암동 한 골목 막다른 길 끝에 푸드 스타일리스트 김정민 실장의 새 작업실 겸 아카데미 ‘더 스타일링 그룹’이 문을 열었다. 그동안 작업실을 옮길 때마다 새로운 시도와 컨셉으로 구경하는 즐거움을 주었던 그녀의 이번 작업실은 ‘콘크리트’가 주재료다. 벽면과 바닥은 물론 인덕션레인지가 설치된 커다란 아일랜드까지 콘크리트를 이용, 회색의 묵직하고 세련된 공간을 완성했다. 수납과 동선을 고려한 주방, 아늑한 사무 공간 등 무심한 듯 세심하고, 자상하게 배려한 그 공간은 딱 주인을 닮았다. 그렇다면 그녀의 오픈 파티는? 김정민 실장은 올해로 스타일리스트 경력 10년째를 맞았다. 그래서 이번 파티는 더욱 특별한 의미가 있다. 단순한 스튜디오 오픈 행사가 아닌 그동안 함께 일하며 식사 한번 제대로 대접하지 못한 지인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기 위한 자리이기도 한 것. 그러니 보기에만 좋고 정작 나와서는 떡볶이라도 사먹어야 하는 허기가 느껴지는 오픈 파티는 그녀가 철저히 지양하는 파티다. ‘제대로 배불리 먹고 즐기다 뿌듯하게 돌아갈 수 있는 파티’가 이번 파티의 메인 컨셉. 그래서 메뉴의 기본은 한식으로 정했다. 밥, 국, 김치에 갈비, 떡이 곁들여진 전형적인 우리의 잔칫상을 김정민식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게다가 요즘 한창 스타일리스트와 요리사로 활동 중인 그녀의 제자들이 선생님에 대한 선물이라며 요리와 스타일링 등 파티 준비를 도맡아준 덕에 준비 과정까지 파티가 된 진정한 파티로 완성됐다. 호스트와 게스트 모두에게 만족감을 주는 파티, 파티를 좀더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한 이 자리는 자정을 넘기도록 계속되었다. Check List□ Theme 스튜디오 오픈 파티 □ Guest List 10년간 함께 일한 이들, 친구들 등 지인 1백여 명 □ Menu 쌈밥(곰취와 양배추 이용), 쇠머리 편육, LA갈비구이, 연어 고추장구이, 태국식 새우 토스트, 재첩국, 그린 빈스 알감자 샐러드, 꽃상추 겉절이, 소시지구이, 햄, 치즈, 떡, 과일 등 □ Shopping List 마장동 우시장 편육, 고사용 돼지머리 맞춤 대형 할인마트 정육점 LA 갈비, 돼지고기 간 것 수산시장 연어, 냉동새우, 재첩 가락시장과 대형 마트 채소, 과일 ‘존슨빌’ 제품으로 백화점 소시지, 햄, 치즈 □ Equipment List 스티로폼 박스(밥 보온용), 김장비닐(스티로폼 박스에 깔 것) □ Table and Room Decorations 상차림은 뷔페식으로 입구의 콘크리트 아일랜드 이용, 스탠딩 파티로 진행한다(기존 공간에 있는 의자에 자연스럽게 앉을 수 있도록 한다). 공간 을 그 자체 모습 그대로 보여주되 다양한 양초로만 데커레이션 □ Music 1백여 명의 게스트를 고려해 다양한 연령대가 즐길 수 있는 파티 음악 선정(제자 이승희 담당) □ Event 개업식 고사 상차림(포인트는 돼지머리)을 모던 샤머니즘 스타일로 세련되게 세팅
‘더 스타일링 그룹’의 김정민 실장이 부암동으로 스튜디오를 옮겨 오픈 파티를 열었다. 그녀의 감각으로 세련되게 재해석된 푸짐한 한식 뷔페 상차림이 돋보였던 파티다.
1 별다른 파티 스타일링 없이 멋스러운 공간 구조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었던 파티. 곳곳에 의자와 테이블을 두어 자연스럽게 앉아 이야기할 수도 있고, 공간을 둘러보며 김정민 실장의 소품과 그릇도 구경할 수 있었다. 2 건축가 겸 인테리어 디자이너 김춘 소장(왼쪽)과 쇳대박물관 최홍규 관장. 3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만나게 된 고사 상차림. 전통적인 오픈식의 분위기는 살리면서 심플하고 세련되게 재해석해 모던 샤머니즘 스타일을 보여주었다.
1 웰컴 드링크나 식전주로도 좋고, 식사와 함께 마시기에도 좋은 샴페인. 2 콘크리트로 만든 큼직한 아일랜드 조리대를 이날 파티에서는 음식을 올려놓는 뷔페 테이블로 사용했다. 여기에 설치된 인덕션레인지에는 국과 갈비구이 등을 따뜻하게 데울 수도 있어 편리했다. 3 가운데 큰 테이블에는 삶은 풋콩을 긴 플레이트에 담아 샴페인이나 와인에 가볍게 곁들일 수 있도록 했다.
1 게스트를 많이 초대하는 파티에서는 방명록을 마련해 메시지를 적도록 하는 것이 좋다. 참석한 게스트들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고, 게스트들이 정성스럽게 적은 메시지는 뿌듯한 추억이 된다. 2 파티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만나게 되는 풍경. 고사 의식은 이 파티의 이벤트와도 같았다. 3 파티가 시작되는 오후 4시 무렵 일찍 스튜디오를 찾은 궁중 음식 전문가 한복려 원장(왼쪽)과 정길자 교수가 김정민 실장과 식사를 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1,2 김정민 실장은 이날 오픈 파티에서 양초 말고는 특별한 데커레이션 소품이나 도구를 사용하지 않았다. 그 덕에 김정민 실장이 직접 공들여 꾸민 공간 자체를 게스트들에게 제대로 선보일 수 있었다. 양초만으로도 충분히 효과적인 파티 데커레이션을 완성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양초는 기존에 갖고 있던 것과 고속터미널과 소품 숍에서 구입한 것을 믹스 매치했다.
그린 빈스 알감자 샐러드 재료 아스파라거스 200g, 그린 빈스 100g, 알감자 300g, 올리브 오일 4큰술, 발사믹 식초 3큰술, 소금 1/2큰술, 후춧가루 조금
1 아스파라거스는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 밑동을 잘라 길이로 4등분 한 다음 끓는 소금물에 데쳐 체에 밭쳐 식힌다. 2 깨끗이 씻은 그린 빈스는 꼭지를 제거하고 1/2등분 하여 끓는 소금물에 삶는다. 3 알감자는 껍질째 씻어 1/2등분 하고 끓는 소금물에 삶은 후 체에 밭쳐 그대로 식힌다. 4 발사믹 식초, 소금, 후춧가루를 고루 섞어 드레싱을 만든다. 5 데친 아스파라거스, 삶은 그린 빈스와 알감자를 믹싱 볼에 모두 넣고 준비한 드레싱을 뿌려 버무린다.
태국식 새우 토스트 재료 중하 300g, 간 돼지고기 50g, 식빵 4조각, 마늘 2쪽, 물밤 80g, 다진 고수 1큰술, 생강 1쪽, 달걀 2개, 흰 후춧가루·소금 1/4작은술씩, 간장 2작은술, 통깨 1/2컵, 오이 1개, 튀김기름 ·핫 칠리 소스 적당량씩
1 블렌더에 손질한 중하와 간 돼지고기를 함께 넣고 간 후 마늘, 물밤, 고수, 생강, 달걀흰자, 소금, 흰 후춧가루, 간장을 넣고 다시 한번 곱게 간다. 2 식빵은 5×5cm크기로 썰어 아주 약하게 예열한 오븐에 넣어 습기를 제거한다. 3 달걀노른자를 풀어 브러시를 이용해 식빵 윗면에 바르고. 1을 올린 후 통깨를 뿌린다. 4 180℃로 달군 튀김기름에 튀겨낸 후 납작하게 썬 오이 위에 튀긴 토스트를 올린다. 핫 칠리 소스를 곁들여 낸다.
연어 고추장구이 재료 연어 600g, 마늘 3쪽, 풋고추· 붉은 고추 2개씩, 고추장 2큰술, 설탕 2큰술, 간장 3큰술, 청주 3큰술, 다진 파 1큰술, 다진 생강 1작은술, 참기름 1큰술, 깨소금 1작은술
1 마늘은 편으로 썰고 고추는 얇게 어슷썬다. 2 연어를 제외한 나머지 분량의 재료를 모두 섞어서 양념장을 만든다. 3 그릴 팬에 연어를 올리고 2의 양념장을 고르게 펴 바른 뒤 30분~1시간 정도 그대로 두어 재운다. 4 양념에 재운 연어를 그릴에 넣고 7~8분 정도 굽는다. 5 4의 연어에 다시 한번 양념장을 고르게 펴 바른 뒤 다시 그릴에 넣고 5~7분 정도 더 굽는다.
*레서피는 모두 4인 기준
김정민 실장의 제자들이 함께 도운 이번 파티에서 음악은 스타일리스트 이승희 실장이 담당했다. 그녀는 음악을 세 파트로 나누어 준비했다. 파티 초반은 비트가 강하고 템포가 빠른 시부야계와 라운지 음악으로 구성했고, 파티 중반부터는 여름 밤에 잘 어울리는 보사노바와 편안하면서도 지루하지 않은 익숙한 멜로디의 재즈 연주곡들로 구성했다. 그리고 파티 후반에는 1980년대 유명했던 음악을 함께 구성해 자연스럽게 추억이 깃든 음악을 주제로 담소를 나눌 수 있도록 했다.
파티 초반 Fantastic Plastic Machine, Daishi Dance, M-flo, Freetempo, Mondo Grosso, Sentimental Scenery 등 파티 중반 Eddie Higgins Trio, Keiko Lee, European Jazz Trio, Klazz Brothers, Cuba Percussion, Tony Bennett 등 파티 후반 Duran Duran, Culture Club, Wham, George Michael, U2 등
와인 레드 와인은 호주 와인 ‘쿠용마살(Kooyong Massale) 2005’와 뉴질랜드 와인 ‘세라신 모모(Seresin Momo) 2006’, 화이트 와인은 미국 와인 ‘쉐난 피노 그리(Sineanne Pinot Gris) 2004’. 모두 개성이 지나치게 강하지 않고 누구나 무난하게 마실 수 있는 피노누아 와인이다. 샴페인 ‘뵈브클리코(Veuve Clicquot)’ 샴페인 옐로 라벨을 준비했다. 파워풀하고 탄탄한 구조를 지녀 식전주로도 손색없고, 식사와 함께 하기에도 완벽하다. 맥주 후텁지근한 여름이라 시원하게 들이켤 수 있는 맥주를 종류별로 다양하게 준비했다.
뷔페 테이블용 음식 접시 한식 요리의 경우, 서양 요리에 비해 예쁘게 스타일링하기가 꽤 어렵다. 특히 뷔페 상차림에서는 더더욱 어려운 과제이다. 김정민 실장은 뷔페 테이블용 음식 접시로 사각의 유기 접시를 사용했다. 유기의 은은한 광택이 음식을 좀더 고급스럽게 보이도록 하며 사각 접시라 접시 여러 개를 일렬로 배치했을 때에도 깔끔해 보인다. 유기는 이태원 예바라기에서 맞춤 제작한 것. 개인 접시 김정민 실장은 10여 년 동안 모아온 그릇 중 중간 정도 크기의 접시를 이날 개인 접시로 내놓았다. 똑같은 그릇을 구하지 못했다고 일회용 제품을 쌓아 두는 것보다 다양한 접시를 꺼내 두는 것이 훨씬 더 감각 있어 보인다.
에디터 신혜원(프리랜서) | 포토그래퍼 김성수
출처 : Tong - justinKIM님의 | 싱글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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