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Let's Go Cocktail Party!
모임에 요리 잘하는 친구 한명만 끼어도 분위기가 달라진다. 맛있는 음식으로 모인 이들을 즐겁게 하고 때마다 새로운 메뉴를 선보이니 다음 만남을 또 기대하게 된다. 그러니 요리를 업으로 삼고 사는 이 여럿이 모이면 오죽할까. 빡빡한 스케줄에 좀처럼 시간을 내기 힘든 푸드 스타일리스트다섯명이 드디어 벼르고 벼르던 칵테일파티를 마련했다. 시원한 서머 칵테일만큼 짜릿하고 차려진 음식만큼이나 맛있는 수다가 끊이지 않았던 현장을 들여다본다.
여름 햇살이 유난히 뜨겁던 날, 푸드 스타일리스트 다섯명이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였다. 파티 장소는 푸드 스타일리스트 부부이자 오늘의 호스트인 김노다·김상영이 운영하는 서교동의 '카페노다'. 늘 손님으로 북적이는 핫 플레이스지만 이날만큼은 모임의 시끌벅적한 파티 공간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오랜 기간 선후배로, 동료로 일하며 정을 쌓아온 푸드 스타일리스트 신동주, 최지은, 박용일까지 간만에 함께 모이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이번 파티의 주제는 '칵테일'. 햇빛 쨍쨍한 여름이면 가장 먼저 맥주가 떠오를 수도 있지만 달리 푸드 스타일리스트인가. 그들이라면 조금 더 색다른 술로 특별함을 더하길 원하게 마련이다. 접대용 술자리의 독주가 아닌 맛있는 폭탄주, 어찌 생각하면 칵테일만큼 파티에 어울리는 술도 없다. 취향에 따라 재료와 섞는 방법을 달리하고 즉석에서 허브를 띄우는 등 개성 강한 게스트만큼이나 각양각색의 향과 풍미를 즐길 수 있어 매력적이다. 단, 더운 계절이니만큼 청량감을 느낄 수 있도록 얼음과 탄산수를 넉넉하게 준비해두는 건 필수. 여기에 배를 채울 수 있는 푸짐한 요리만 더해지면 된다. 이제 곧 그들만의 서머 칵테일파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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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교동 '카페노다'와 '노다 보울'의 오너이자 셰프로 활약하는 김노다. 프로답게 조리에 걸리는 시간차를 고려해 빠른 손놀림으로 재료를 볶고 접시에 담아낸다.(사진 왼쪽) | 칵테일 잔 하나하나에 잎과 가지를 달아 내추럴한 분위기를 더하는 김상영. 냅킨과 커트러리도 넉넉히 준비해 세팅한다.(사진 가운데)
| | 약속한 시간이 다가올수록 푸드 스타일리스트 김노다·김상영 부부의 손길이 분주해지기 시작한다. 본격적인 손님맞이를 위해 테이블 세팅을 시작하는 아내 김상영. 본래 카페로 사용하던 곳이라 별다른 스타일링 없이도 멋스러운 공간이지만 모처럼의 파티라 꼼꼼히 신경을 쓴다. 넓은 공간에 테이블을 펼치고 곳곳에 의자를 두어 자연스럽게 앉아 이야기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한쪽 벽에는 다양한 칵테일과 맥주를 즐길 수 있는 바를 만들었다. 아이스박스와 스틸 버킷에 얼음을 채워 준비한 칵테일 재료와 맥주가 파티 내내 시원하게 유지되도록 했다. 남편 김노다는 칵테일에 어울리는 안주와 배를 든든하게 채울 수 있는 요리를 준비한다. 아삭아삭한 숙주가 안창살과 어우러지고 화이트소스로 색다른 맛을 낸 푸짐한 양의 '안창살그릭스볶음', 차가운 술과 음료의 부담을 줄여줄 '베이컨미네스트로네', 독특한 향신료와 해산물의 조화가 돋보이는 '해물볶음파에야'까지. 창의적이고 신선한 퓨전 요리로 정평이 나 있는 그가 야심 차게 선보이는 메뉴다.
안창살그릭스볶음
재료 안창살 300g, 마늘 8톨, 청피망·홍피망·양파 1개씩, 대파 1대, 숙주나물 200g, 올리브유 적당량,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화이트소스(사워크림·생크림 2큰술씩, 다진 마늘 1작은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 1 볼에 분량의 화이트소스 재료를 넣고 고루 섞어 30분간 냉장고에 보관한다. 2 안창살은 1cm 두께로 도톰하게 썬 것을 준비해 2×5cm 크기로 썰고 마늘은 얇게 편으로 썬다. 3 청피망, 홍피망은 꼭지를 떼고 반 갈라 흐르는 물에 씻어 씨를 제거한 뒤 0.5cm 두께로 채썬다. 양파는 껍질을 제거해 0.5cm 두께로 채썰고 대파는 길게 반 갈라 4cm 길이로 썬다. 4 달군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마늘을 넣어 볶다가 노릇해지면 안창살을 넣어 강한 불에 재빠르게 볶아 따로 담아둔다. 5 깨끗한 팬을 달궈 올리브유를 두르고 손질한 청피망, 홍피망, 양파를 넣어 볶는다. 양파가 투명해지면 ④와 숙주나물, 대파를 넣고 센 불에 빠르게 볶은 뒤 소금, 후춧가루로 간해 ①의 소스를 곁들여 낸다.
베이컨미네스트로네
재료 감자 2개, 애호박·쥬키니·가지·당근 1개씩, 셀러리 2대, 양파 1개, 대파 1대, 마늘 5톨, 토마토 2개, 파슬리 1줄기, 베이컨 5장, 물 8컵,올리브유 4큰술, 버터 1큰술, 월계수 잎 3~4장,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 1 감자는 껍질을 벗기고 준비한 나머지 채소는 모두 깨끗이 손질한다. 감자, 애호박, 쥬키니, 가지, 당근은 모두 3×3cm 크기로 썬다. 셀러리, 양파, 대파는 3cm 길이로 채썰고 마늘은 얇게 편으로 썬다. 토마토는 꼭지를 떼 1/4등분하고 파슬리는 곱게 다진다. 2 베이컨은 2cm 폭으로 썬다. 3 달군 팬에 올리브유, 버터를 두르고 월계수 잎, 마늘을 넣어 볶다가 마늘이 노릇해지면 베이컨을 넣어 바싹 구운 뒤 분량의 물과 감자, 대파를 넣고 끓인다. 4 ③의 감자가 반쯤 익으면 애호박, 쥬키니, 가지, 당근, 셀러리, 양파, 토마토를 넣고 20분간 중간 불에 끓인다. 국물이 졸아들면 물을 추가해가며 재료를 완전히 익히고 국물이 자작해지면 소금, 후춧가루로 간한 뒤 다진 파슬리를 뿌린다.
해물볶음파에야
재료 새우(중하) 10마리, 오징어 1마리, 바지락 10개, 백합 5개, 쌀 400g, 양파 2개, 청피망·홍피망 1개씩, 마늘 8톨, 대파 1대, 올리브유 3큰술, 버터 1큰술, 토마토소스 500g, 월계수 잎 3장, 향신료(바질·오레가노·로즈메리) 약간, 소금물 적당량
만들기 1 새우는 머리와 내장을 제거해 깨끗이 손질하고 오징어는 내장을 제거하고 깨끗이 손질해 몸통은 0.5cm 두께 링 모양으로, 다리는 4cm 길이로 썬다. 바지락과 백합은 소금물에 3~4시간 해감하고 쌀은 30분간 물에 불려둔다. 2 양파는 깨끗이 손질해 0.5cm 두께 링 모양으로 썰고 청피망, 홍피망은 꼭지와 씨를 제거해 0.5cm 두께 링 모양으로 썬다. 마늘은 얇게 편으로 썰고 대파는 5cm 길이로 썬다. 3 달군 팬에 올리브유와 버터를 두르고 마늘을 볶다가 노릇해지면 ②의 채소를 넣어 볶는다. 채소가 익어갈 때쯤 새우, 오징어, 바지락, 백합을 넣어 강한 불에 재빨리 볶는다. 조개 입이 벌어지면 토마토소스, 월계수 잎, 향신료를 넣는다. 국물이 부글부글 끓기 시작하면 불린 쌀을 넣고 섞은 뒤 저어가며 익힌다. 4 ③의 국물이 자작해지면 밥을 살살 눌러 익히고 아래쪽에 밥이 살짝 눌어붙으면 불에서 내려 접시에 담아 낸다.
파티 시간이 다가오자 손님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한다. 푸드 스타일리스트들의 모임답게 등장하는 이들마다 손에 무언가 들려 있다. 이번 파티의 첫 게스트는 박용일. 국내 최초의 남성 푸드 스타일리스트로 감각적인 스타일링으로 정평이 난 그다. 그는 파티를 위해 2가지 술을 준비했다. 입 안에 꽉 차는 거품과 상큼한 산미가 여름날 더위를 잊게 하는 프랑스 산 스파클링 와인 '파이퍼하이직'과 부드럽고 상쾌한 과일 향의 카베르베 쇼비뇽 '벤티스케로 얄리'가 그것이다.
이어 신동주와 최지은이 함께 도착했다. 신동주는 이번 파티 게스트 중 가장 연장자. 이날 모임을 가장 먼저 제안한 이이기도 하다. 푸드 스타일링 아카데미 'C.F.C.I' 1기 졸업생으로 현재까지 많은 광고와 잡지, 무크지의 푸드 스타일리스트로 그리고 식품회사의 메뉴 개발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녀는 가벼운 칵테일에 곁들일 '모둠버섯 타파스'를 준비했다. 바게트와 모둠버섯볶음으로 나눠 포장해와 즉석에서 얹어 먹으면 맛이 변하지 않고 가벼운 칵테일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사이드 메뉴다.
최지은은 한때 신동주와 FIM스튜디오를 운영하며 TV, 잡지는 물론 광고와 각종 클래스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종횡무진 활약했던 푸드 스타일리스트. 현재 잠시 공백기를 갖고 있는 터라 오랜만에 모임에 참석했다. 때문에 이날의 즐거움이 한층 배가됐다. 유명 두부 음식점의 딸이기도 한 그녀답게 몸에 좋은 블루베리, 산딸기에 요구르트드레싱을 얹은 '리얼베리 컵샐러드'를 준비했다.
모둠버섯타파스
재료 모둠버섯(애느타리버섯·팽이버섯·표고버섯) 1kg, 청피망·홍피망·양파 1개씩, 바게트 1개, 굴소스·다진 마늘 2큰술씩, 올리브유 적당량,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 1 모둠버섯은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 애느타리버섯, 팽이버섯은 먹기 좋은 크기로 찢고 표고버섯은 기둥을 떼고 길이대로 가늘게 채썬다. 2 청피망, 홍피망는 꼭지를 떼고 반 갈라 흐르는 물에 씻어 씨를 제거한 뒤 0.5cm 두께로 채썬다. 양파는 껍질을 벗겨 깨끗이 손질한 뒤 0.5cm 두께로 채썬다. 3 바게트는 2cm 두께로 어슷썬다. 4 달군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청피망, 홍피망, 양파를 넣어 볶다가 양파가 투명해지면 모둠버섯을 넣고 고루 섞어 볶는다. 5 모든 재료의 숨이 죽으면 굴소스, 다진 마늘을 넣고 소금, 후춧가루로 간해 재빨리 섞는다. 6 썰어둔 바게트에 ⑤를 한 숟가락씩 얹어 낸다.
리얼베리 컵샐러드
재료 블루베리·플레인 요구르트 200g씩, 산딸기 50g, 올리고당 2큰술, 시리얼 100g, 민트 잎 약간
만들기 1 블루베리와 산딸기는 흐르는 찬물에 씻은 뒤 물기를 제거한다. 민트 잎은 찬물에 담가둔다. 2 볼에 분량의 플레인 요구르트와 올리고당을 넣고 섞는다. 3 투명 컵 여러 개에 ②의 드레싱-시리얼-블루베리-산딸기 순으로 각각 나눠 담고 민트 잎으로 장식해 낸다.
푸드 스타일리스트 5인이 추천하는 Signature Cocktail
01 파인애플 화이트럼
파인애플 과육만 믹서에 곱게 갈아 화이트럼과 3:1 비율로 섞고 믹서에 곱게 갈아낸 얼음을 담은 컵에 담아 고루 섞어 마신다.
02 진저샴페인
채썬 생강과 설탕을 1:1 비율로 섞어 걸쭉하게 조린 뒤 잔에 1스푼씩 담는다. 샴페인을 천천히 붓고 얼음을 띄운 뒤 타임 혹은 민트로 장식한다.
03 시나몬 레드 샹그리아
차게 보관한 레드와인 2컵과 탄산수 5컵을 섞고 얼음을 넣은 잔에 따라 기호에 맞게 꿀을 첨가한 뒤 시나몬스틱으로 저어 마신다.
04 애플탄산수 칵테일
차게 보관한 탄산수와 사과과즙을 3:1로 섞은 뒤 얼음을 넣은 잔에 따르고 얇게 슬라이스해 오븐에서 노릇하게 구워낸 사과를 곁들인다
"이들의 인연은 당연하게 들리겠지만 '요리'라는 주제로부터 출발한다. 자세히 설명하자면 국내 최초 푸드 스타일링 아카데미인 'C.F.C.I(조은정 식공간연구소)' 과정을 수료한 선후배 사이. 지금은 대학에 푸드 스타일리스트 학과가 개설될 만큼 일반화됐지만 이들이 처음 활동하기 시작한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생소한 직업에 속했다. 현재 활동하는 푸드 스타일리스트는 셀 수 없이 많지만 유독 이들이 인정받고 또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건 오랜 기간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왔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각자의 영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때로는 경쟁하기도 하지만 수시로 모여 서로에게 조언을 구하고 기회에 따라 프로젝트팀으로 묶어 일을 진행하기도 한다. 오랜만에 만난 이들은 즐겁게 먹고 마시면서 그동안 밀린 얘기가 이어지고, 그들의 밝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자연스레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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