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까다로운 우리 며느리는 '개코맘'? |
글쓴이: 슬픈이별 | 날짜: 2009-05-28 |
조회: 2346 |
|
|
|
http://cook.startools.co.kr/view.php?category=QkYRK0I8RQ%3D%3D&num=EhtOdhc%3D&page=192
|
내 오늘 우리 둘째 메느리 흉 좀 볼라꼬예.
아, 고것이 나가 서울만 올라갔다카마 바람 씽씽 부는 한겨울에도 1시간이 멀다 하고 창문을 열어제끼는디 아주 고약합니더. 시에미 고뿔 걸려 자리보전하게 할라꼬 그라나, 디비져 영영 못 일나게 할라꼬 그라나. 참다참다 에둘러 물었지예. 손주들 귀한 고추 꽁꽁 얼어뿔게 와 이리 문을 열어놓노? 그랬더마 아파트 벡에서 무신 독이 나온다는 기라예. 멀쩡히 잘 맹글어논 아파트에 언 놈이 뭐할라꼬 무단히 독을 뿌려놨을까예. 냉장고도 가관이라예. 워서 작은 옹기들은 있는 대로 뫄갖고 반찬반찬 담아 올렸는디, 선반이 을매나 자주 뭉개졌으먼 곳곳이 반창고 따붙인 짜국이라예. '무릎 뽀사지게 담가 보낸 김치통은 말끼 어데 갖다 내뿌렀노' 따졌더마 눈을 뎅그랗게 뜸시롱 '어머니, 그릇은 사람처럼 숨을 쉬어야 해요' 카데예.
한번은 시골 내려와 다짜고짜 아범 핵교 다닐 때 쓰던 벤또, 아니지, 양은밥통을 찾아내라 캅니더. 먼지구뎅이 광에서 우찌우찌 찾아줬더마 좋다고 폴짝폴짝 뛰데예. 알고 봤더니 천하의 내 아덜이 회사 휴게실서 혼자 벤또를 까먹고 앉아 있다 안합니꺼. 금쪽 같은 내 손주들은 또 어떻고예. 잘난 지 에미가 햄버거랑 피자, 치킨이라면 눈에 쌍심지를 켜고 못 먹게 함시롱 몸이 마른 풀잎 같어예. 생일날 집에 온 아그들헌티 시루떡이 케이크다 하고, 고구마를 삶아서 준다 카이 동무가 남아 나겠능교. 우리 새끼들 햄버거 먹고자파 입맛 다실 생각을 하면 피눈물이 납니더.
그래도 입때껏 싫은 소리 한마디 안 했어예. 내는 메느리를 존중하는 현대적인 시에미이므로! 근디 보소. 고것이 인자 내 살림에도 간섭을 하기 시작했다 이깁니더. 과수원 일손 거들랴고 내려오는 건 메느리 넷 중 고것뿐이라 신통방통은 하였는디, 일꾼들 새참으로 된장을 지지다 조미료를 한 숟갈 넣는 찰라에 별안간 비명을 지르며 달려드는 깁니더. 멸치랑 다시마를 두고 왜 화학조미료를 쓰냐고 바락바락 따짐시롱. 아니, 된장 지질 때 조미료 안 치는 사람도 있능교? 조미료 안 치고 감칠맛이 나능교? 서울 올라가서도 끼니때만 되마 전화를 걸어갖꼬 다짐을 받는디, 나가 지 명에 못 삽니더.
근디 참 요상하지예. 둘째 메느리가 괘씸해 똑 죽겠음시롱, 내도 요즘 30분이 멀다 하고 문이라고 생긴 건 모다 열어제끼는 통에 할배 퉁박을 바가지로 듣심니더. 조미료예? 우찌 된 영문이지 입에도 안 댑니더. 그래 그런가, 몸도 개벼워지고 눈도 또록또록해지고예. 하긴 우리 손주들 고뿔 걸리는 거 한번 못봤심더.
흉이 아니라 자랑이 늘어졌다고예? 글게 우짜다 말이 까꾸로 흘렀능교. 암튼 가가 에코맘인지, 개코맘이라는디 하는 짓이 이렇듯 흉흉합니더. 야를 우찌 다스리면 좋을까예?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