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사위사랑은 장모라는 말, 바로 저희 친정엄마와 남편 이야기 같습니다. 사위를 끔찍이 챙기시는 엄마 덕에 간만에 들른 친정에서 거한 상차림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저희 엄마, 사위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절로 배가 부르다고 하시며, 계속 사위만 챙기시니 딸인 저는 서운할 만도 하겠죠?
나중에 집에 갈 채비를 하자 "남편이 건강해야 네가 편해."라고 하시며, 언제 챙기셨는지 꼼꼼히 손질해두신 장어를 비롯해 부추며 마늘, 김치를
바리바리 싸주시네요. "엄마, 괜찮아~. 우린 알아서 먹는데 뭐, 엄마아빠 해 드세요."라고 눈을 찡긋해도 기어이 보자기에 싸주십니다. "누가 너 먹으라고 주는 줄 아니? 전 서방 장어 좋아하니 보양식으로 맛있게 해줘라."고 하십니다. 장모님 덕에 여름철 장어로 기운이 펄펄 난다고 너스레를 떠는 신랑을 보니, 새삼 친정엄마께 고마운 마음이 듭니다.
●재료
중간크기 장어 한 마리, 유장(참기름 1큰술, 간장 1/2큰술), 양념장(고추장 1큰술, 매실액 1/2큰술 , 올리고당 1/2큰술), 다진마늘, 깨, 파
●만드는 법
1. 장어의 미끌한 부위는 소금으로 문질러서 씻고 적당한 크기로 썬다.
2. 적당한 크기로 썰어진 장어는 칼집을 내고 유장을 고루 바른다.
3. 유장이 발린 장어는 약한 불에 1차 초벌구이한다.
4. 1차 초벌구이가 끝나면 양념장1/2을 장어 위에 고루 바르고, 양념이 발라진 부위가 아래쪽으로 향하게 장어를 뒤집는다.
5. 팬에 굽거나 그릴에 구울 때는 양념장이 불에 닿으면 탈 수 있으니, 약한 불에서 서서히 굽는다.
●식사 후 반응
신랑은 장어구이 먹는 내내 맛있다며, 기어코 엄지손가락을 세워주더군요. 엄마 덕에 제가 칭찬을 받는 것 같아 쑥스러웠지만, 기분은 참 좋았습니다. 장모님 덕분에 여름 보양 제대로 했다며 맛있게 잘 먹었다고 감사전화하는 남편 모습이 대견하기도 하고, 정작 저는 엄마한테 감사하다는 인사도 제대로 못한 것 같아 저 또한 수화기를 들었습니다. 저희 친정 엄마는 내심 맛이 궁금하셨는지 다음에 친정에 오면 장어 준비해 둘 테니, 솜씨 한번 보자고 하시네요. 그때는 꼭 제가 만든 장어구이로 부모님 몸보신시켜 드릴게요!
윤순영(28·광주 북구 각화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