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니니(panini)는 이탈리아어로 샌드위치를 뜻하는 파니노(panino)에서 왔다는군요. 치즈만 달랑 넣어도 녹아 흐르는 치즈의 자태에 군침이 절로 돌게 하는 따뜻한 샌드위치죠.
파니니 그릴이 없기에 삼겹살 그릴에서라도 구워 흐릿하게나마 자국을 내볼까 했지만 관두고요, 남아도는 양손의 힘을 빌려 프라이팬에서 빵을 앞 뒤로 눌러가며 구웠어요. 자국은 없지만 빵 껍질이 누룽지처럼 바삭하게 구워져 파니니의 매력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고만요~ ^,.^
준비재료 : (2인 기준) 샌드위치용 빵 , 까망베르 치즈 원하는만큼, 배 1/2개, 가지 1개, 버터 한 큰술, 소금, 후추, 올리브오일
버터 녹인 팬에 납작하게 썬 배를 넣고 약불에서 배가 투명해질 때까지 졸여주세요. (배에서 수분과 당분이 빠져나와 처음에는 물이 생기지만 졸일수록 설탕을 넣은 것처럼 윤기가 나고 끈적해져요.)
가지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올리브 오일을 두른 팬에 넣고 구워주세요. 소금, 후추로 약하게 간하시고요.
파니니에 넣을 까망베르 치즈인데요, 하도 오래 냉장고에 놔뒀더니 숙성이 지나치게 되서 치즈 껍질에 솜털같이 붙어있던 흰 곰팡이가 눅눅하게 녹아내렸네요.
부드럽고 크리미했던 치즈 살도 수분이 빠져나가 단단해졌고요. 더 놔두면 까망베르 하드 치즈가 될 것 같길래 아낌없이 샌드위치에 넣기로 했지요.
까망베르 치즈를 참 많이도 넣었지요? ㅎㅎ 빵에 준비한 재료들을 올리고요, 다시 빵을 덮어주세요. (버터에 조린 배는 먹기좋게 잘라 넣었어요.)
열을 가한 팬에 샌드위치를 넣고 앞 뒤로 구워주세요. 뒤짚게로 꾹꾹 누르셔도 되고요. 해보진 않았는데요, 나무 도마 같은 걸 올려 놓으면 아주 납작해질거예요.
하드 치즈의 경지에 오른 까망베르 치즈를 넣어서인지 치즈가 녹다 만 것처럼 보이네요. 손으로 눌러 만든 덕분에 겉은 바삭바삭하고 덜 눌러진 속은 부드러운 파니니가 되었네요. ㅎㅎ 없으면 없는대로 하다보면 생각지도 못한 맛이 나기도 하는데, 이게 또 요리하는 즐거움인 듯 싶으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