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를 하다 보면 비슷하거나 똑같이 재료를 익혀내는 데 데치기, 삶기, 찌기 등 다른 용어를 사용한다. 그리고 똑같은 데치기라도 재료에 따라 조리법이 약간씩 달라지기도 한다. 3가지 조리법의 차이점과 각 재료에 따라 가장 잘 어울리는 익히는 조리법 노하우를 소개한다.
● 데치기 냄비에 물을 넣고 충분히 끓인 후 채소나 해산물을 넣고 짧은 시간에 살짝 익혀내는 방법. 대부분 수용성 비타민 손실을 줄여야 하는 녹색 채소나 오래 익히면 질겨지는 해산물 등을 살짝 익혀낼 때 데치기 방법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 데칠 때는 크기가 크거나 잎이 두껍거나 떫은맛이 강한 재료는 물의 분량을 재료의 부피 2배, 무게 3~5배 정도를 붓는다. 반면 본래의 맛을 최대한 살려야 좋은 재료는 적은 양을 물에 넣고 찌듯이 살짝 데쳐내는 것이 좋다.
시금치 시금치는 뿌리와 누런 잎을 다듬어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10초 정도 데쳐 찬물에 헹군다. 시금치를 데칠 때 소금을 약간 넣으면 푸른색이 훨씬 잘 살아나기 때문. 또 뚜껑을 열어놓고 데쳐야 몸에 좋지 않은 수산을 날려준다.
새우 샐러드, 숙회 등 부재료로 들어갈 때 사용하는 냉동 새우와 칵테일 새우 같은 경우는 끓는 물에 살짝 데쳐주면 잡내도 없고 좋다.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껍질을 벗긴 부분부터 살짝 밀어 넣는다. 새우가 빨갛게 변하면 불을 끄고 그대로 식힌다.
오징어 오래 삶으면 질기고 맛이 없어지기 때문에 가볍게 데쳐내야 하는 대표적인 해산물. 데쳤을 때 오그라들지 않게 하려면 양쪽으로 칼집을 넣어주면 된다. 한쪽은 바둑판 모양으로, 다른 한쪽은 다이아몬드 모양으로 해주면 더욱 좋다. 냄비에 물을 넉넉히 붓고 끓으면 칼집 넣은 오징어를 넣어 1분 내로 재빨리 데쳐낸다.
브로콜리 브로콜리는 보통의 녹색채소에 비해 오래 삶아도 비타민 파괴가 적은 채소지만 아삭아삭한 맛을 즐기려면 데치는 방법이 가장 좋다. 칼끝을 이용해 작은 가지들을 하나씩 떼어낸 후 브로콜리가 잠길 정도로 물을 붓는다. 여기에 소금을 약간 넣고 물이 끓기 시작하면 브로콜리를 넣는다. 브로콜리 색깔이 선명한 푸른빛이 돌면 건져내 체에 밭쳐 물기를 제거한다.
청경채 밑동에 칼집을 넣거나 포기째로 세로로 4등분 정도로 갈라 물에 씻어 물기를 턴다. 냄비에 물을 넉넉하게 붓고 물이 끓으면 올리브유 1작은술과 소금을 약간 넣어 3분 정도 데쳐낸 후 찬물에 헹궈 건져 물기를 꼭 짠다.
● 삶기 냄비에 물을 넣고 충분히 끓인 후 재료를 넣어 완전히 익히는 방법. 물을 끓이지 않고 재료에 따라서 물과 재료를 함께 넣고 삶는 경우도 있다.
감자 수증기를 쐬면 퍽퍽해지기 때문에 찌지 말고 냄비에 물을 넉넉하게 넣고 삶는 것이 좋다. 찬물과 감자를 함께 넣고 뚜껑을 덮어 젓가락으로 찔러보아 완전히 익을 때까지 삶는다. 뚜껑을 열고 삶으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 설익을 수 있으니 뚜껑을 덮고 속까지 충분히 익힌다.
통삼겹 돼지고기는 구워 먹는 것보다 끓는 물에 넣고 삶아주면 기름기가 빠지고 담백한 맛을 즐길 수 있다. 통삼겹을 준비해 끓는 물에 굵은 파, 통후추, 붉은 고추, 된장 등을 넣으면 잡내를 없애준다. 꼬치로 찔러보아 핏물이 나오지 않으면 다 익은 것.
달걀 냉장고에 있던 달걀을 바로 넣어 삶으면 갑작스런 온도 변화에 껍질이 깨질 위험이 있으므로 미리 상온에 내놓는다. 냄비의 물이 끓으면 달걀을 넣고 10분 정도 삶는다. 소금이나 식초를 넣어주면 껍질이 단단해져 손쉽게 껍질을 깔 수 있다. 삶는 동안 달걀을 이리저리 굴려주면 노른자가 중앙으로 가고 삶은 후에는 찬물에 담가 식힌다.
● 찌기 냄비에 물을 넣고 끓어오르면 그 수증기를 이용해 익히는 방법. 재료에 물이 직접 닿지 않고 수증기로 익히기 위해서는 찜기가 필요하다. 데치기와 삶기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탈 위험이 없고 수용성 영양분 손실이 적어 영양 파괴 없이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조리법이다. 단 시간 조절을 제대로 하지 못했을 경우 제대로 익지 않거나 너무 익어 재료가 물러질 수 있으니 주의할 것.
대하 대하를 촉촉한 질감으로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찜. 대하는 찬물에 헹궈 준비한다. 냄비에 물을 붓고 찜기를 올려 물을 끓인다. 냄비에 김이 오르기 시작하면 대하를 넣고 검은 부분이 빨갛게 변할 때까지 쪄낸다. 양에 따라 찌는 시간이 달라지므로 껍질 색으로 판단한다.
양배추 숙쌈을 해 먹기 좋은 양배추는 통째로 넣어 삶는 것보다 찌는 것이 훨씬 시간 절약도 되고 영양소 파괴도 적다. 양배추는 한 잎씩 떼어서 소금물에 헹군다. 찜기나 찜통에 한 장씩 쌓아 올리고 부드러워질 때까지 찐 다음 찬물에 헹궈 물기를 털어낸다.
고구마 고구마는 삶는 것보다 찜통에 찌면 특유의 단맛이 잘 살아난다. 찜통을 사용하거나 냄비에 물을 붓고 삼발이를 사용해도 된다. 깨끗이 씻은 고구마는 찜통에 넣고 끓기 시작하면 중불로 줄여 뭉근하게 찐다. 젓가락으로 찔러보아 부드럽게 들어가면 불을 끄고 뜸을 들인 뒤 꺼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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