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트라토리아 논나' - 이탈리아 요리 스캔들 |
글쓴이: 네스다 | 날짜: 2008-12-05 |
조회: 3534 |
|
|
|
http://cook.startools.co.kr/view.php?category=REgKL1Yq&num=EhhMdRs%3D&page=65
|
요리 전문 글을 쓰던 기자가 펜 대신 국자와 프라이팬을 손에 쥐었을 때 주변의 반응은 박수만 칠 순 없는 노릇이었을 터. 정작 본인도 새벽에 출근해 밤 12시가 넘어야 앞치마를 풀 수 있는 이 직업을 ‘중노동 중의 중노동’이라며 고개를 내젓는다. 하지만 식사 시간이 훌쩍 지난 오후에도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꽉 찬 식당을 보니 그 보람의 맛은 글발로 독자를 감흥시키는 그것에 못지않을 것이라고 감히 짐작해본다. 이탈리아 요리 유학을 훌쩍 떠나 시칠리아 산골 식당에서 그야말로 ‘굴러가며’ 혹독한 요리 수련을 받았다는 박찬일 셰프가 청담동에 이어 얼마 전 가로수길에 입성했다.
신사동 가로수길이 청담동, 삼청동에 이어 ‘밥 한번 먹자’는 약속의 중심지대로 옮겨진 지 오래다. 해 질 무렵 퇴근길, 새로 시작되는 반절의 하루가 남아 있는 시간. 길 위에 서 있는 수많은 만남과 약속의 주인공들에게서 풍기는 북적거림으로 이 거리는 긴장과 흥분의 기운이 감돈다. 끓어 넘칠 듯 김을 뿜어가며 들썩이는 냄비마냥 들떠 있는 가로수길에서 유난히 역동적인 기운이 느껴지는 레스토랑이 있다. 얼마 전 문을 연 ‘트라토리아 논나’라는 이탈리아 레스토랑이다. 이곳이 단순한 맛집을 넘어서 가로수길의 명소로 자리 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단지 가로수길치고 널찍한 규모의 홀, 혹은 애중간한 맛에는 더 이상 흥미가 생기지 않는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가정식 이탈리아 음식 맛 때문만은 아니다.
기자 일을 하다 훌쩍 이탈리아 요리 유학을 감행한 그는 요리학교를 마치고 시칠리아의 산골 식당에서 요리사로 활동했다. 그가 한국에 돌아와 청담동에서 맛집으로 유명한 레스토랑에 이어 이곳의 주방장이 됐다는 소식은 많은 이들의 발걸음을 가로수길로 향하게 만들었다.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유학을 떠나 요리를 배우고 돌아온 셰프… 그렇다고 판타지는 갖지 마시길. 하루 종일 불 앞에 서서 요리를 하고 새벽 무렵 퇴근하니 정작 집에서는 음식 하는 일이 절대 없다고 한다. 그런 그에게 이탈리아 요리를 주문했다. 테이블 위엔 어떤 음식이 서빙되었을까.
쫄깃한 소 내장과 파스타 면발이 만났다 트리파파스타
“우리나라와 달리 유럽에선 소 내장이 저렴해 요리 재료로 자주 사용돼요. 쫄깃한 맛이 일품으로 삶아서 양념에 절여두었다가 겨울에 보양식으로 먹어요”
이 요리는 파스타에 소 내장인 트리파를 넣었다. 트리파와 함께 돼지고기 안심 부위를 넣어 쫄깃하고 부드럽게 씹히는 고기 맛을 즐길 수 있다. 팬에 오일을 두르고 잘게 썰은 마늘과 양파, 고추, 그리고 트리파와 돼지고기 안심을 넣고 볶는다. 링귀네를 끓는 물에 삶아 건지고 만들어둔 채소와 함께 버무려 내면 된다. 고기를 곁들인 파스타 요리지만 거하고 부담스럽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적당히 쫄깃한 파스타 면발과 어우러진 부드러운 맛이 특징. 고추가 들어가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입맛을 사로잡는다.
대추, 고사리가 들어간 코리언 스타일 고사리케이크와 양갈비구이
“어린 양갈비를 뼈 없이 살만 발라내 요리했어요. 가니시로 감자를 곁들였는데 여기에 한국 식재료인 대추와 고사리를 넣어 가을 분위기를 냈죠.”
고사리와 대추를 잘게 썬 뒤 찐 감자와 섞어 약간의 간을 해 케이크 모양을 만든다. 양갈비는 뼈를 발라내 구운 뒤 감자케이크와 곁들여 접시에 담는다. 마지막으로 올리브유를 살짝 뿌려준다. 부드러운 양갈비와 감자케이크 맛이 일품. 대추와 고사리 맛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인상적이다. 와인을 졸여 만든 소스에 찍어 먹으니 양고기가 아직은 어색한 사람들도 친숙하게 맛볼 수 있을 듯하다.
바다 내음이 물씬 풍기는 꼬들꼬들한 맛 참치샐러드
“토스카나 스타일 요리예요. 토스카나는 해안과 내륙이 둘 다 발달돼 해산물이 참 다양해요. 생참치를 말려서 샐러드를 만들었어요. 수분이 빠져 오징어처럼 쫀득한 맛이 특징이죠.”
참치는 적당한 크기로 썰어 가을 햇볕에 말린다. 바질과 생크림, 레몬즙을 섞어 참치샐러드에 곁들일 무스를 만든다. 토마토와 리코타치즈 그리고 여러 가지 베이비 채소 등을 곁들여 접시에 낸다.
■촬영 협조 / 트라토리아 논나(02-3443-1278) ■진행 / 이지혜 기자 ■사진 / 이명헌(상상이…스튜디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