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정환 문화부 차장 = 애인과 데이트를 할 때마다 고민하게 되는 것 중 하나가 좀 더 맛있는 음식을, 보다 분위기 있는 곳에서, 어떡하면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런 고민을 속 시원히 해결해줄 수 있는 곳이 서울 마포에 문을 열었다. 공덕동 5거리 S오일 본사 신축 사옥 23층에 자리한 '탑 클라우드 23(02-3275-2323)'이다. 지하철 5호선 공덕역 8번 출구에서 지척이다.
들어서면 북쪽으로는 북악산과 광화문, 남쪽으로는 여의도, 서쪽으로는 신촌 일대가 한 눈에 들어온다. 전망을 넋을 잃고 바라보다 자리를 안내 받아 테이블에 앉으면 이번에는 홀 한가운데 자리한 라이브 키친이 눈에 띈다. 물론, 홀 안쪽으로 커다란 라이브 키친이 있긴 하다. 그렇다면 저 작은 키친은 왜 홀 가운데 딱 들어서 있을까.
이 집이 표방하는 것은 프랑스식 브라세리다. 브라세리는 본래 프랑스 양조장에서 와인이나 맥주를 시음할 때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안주를 뜻한다. 하지만 이제는 프랑스의 식당들 중 격식 없이 편하게 먹을 수 있는 레스토랑을 부르는 말로 자리 잡았다.
바로 그런 브라세리를 꿈꾸는 음식점답게 프랑스 농가의 주방에서 어머니나 아내가 요리하는 것을 지켜보며 가족들이 함께 음식을 즐기는 것처럼 셰프가 조리하는 모습을 보면서 손님들이 편안하게 식사를 하게 한다는 콘셉트다.
이 작은 키친은 오이스터 바로 이용된다. 바다의 우유, 카사노바의 정력제인 굴 요리를 만드는 곳이다. 일반적으로 굴은 수온이 올라가고, 산란기에 접어드는 늦봄부터 초가을까지는 신선도, 영양분 감소, 독소 등 갖가지 이유로 먹는 것을 삼간다. 하지만 이 집에서는 전남 해남에서 노르망디 양식법(수평망 방식)으로 길러낸 참굴을 직송해 1년 12개월 내내 신선한 굴요리를 맛볼 수 있게 하고 있다.
노르망디 양식법은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해 썰물 때 수면 위로 드러난 굴이 생존을 위해 보다 많은 영양분을 비축하게끔 유도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인 굴보다 아미노산 등의 영양분이 풍부하고, 알이 굵고 통통하며 맛이 담백한 것이 특징이다. 산란기에 먹을 수 있도록 양식 단계에서 아예 난소를 제거해 길러낸다.
오이스터 바에서는 굴을 비네거 소스 등 3가지 소스에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신선한 석화', 큼직한 생굴을 서양식 스테이크 형태로 요리한 '오이스터 스테이크', 치즈를 위에 얹어 떠먹을 수 있게 하는 '오이스터 그라탕' 등의 형태로 제공한다. 특히 생굴의 경우 청결이 생명이다 보니 완전히 드러내놓고 조리하는 모습에 마음마저 놓인다.
이 집의 또 하나의 자랑은 바로 와인이다. 엘리베이터를 내리자마자 독특한 캐릭터 그림으로 장식된 와인들이 벽을 가득 메워 와인 전문 레스토랑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마트에 있는 것도 있지만 마트에 없는 것도 있다"는 자랑처럼 12개국 150여 종에 달하는 인기 와인들을 갖췄다. 게다가 마진율을 최소화해 일반 프렌치나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비해 훨씬 저렴하게 즐길 수 있게 했다. 요즘 인기 높은 몬테스알파가 4만원대 초반인 것만 봐도 이 집 와인 가격을 가늠해 볼 수 있다. 함께 운영되는 리테일 매장에서는 판매가보다 10% 할인된 가격에 원하는 와인을 구입해 갈 수 있다.
식사는 오이스터 요리를 비롯한 각종 해산물 요리와 고기 요리를 메인 메뉴로 판다. 해산물 요리로는 '광어구이'(2만2000원), '연어 수비드'(2만원), '가자미'(1만8000원), '왕새우와 라타두이'(2만4000원) 등이 있다, 고기요리로는 '호주산 안심 스테이크'(90g 1만8000원, 140g 2만6000원), '호주산 와규 스테이크'(90g 2만3000원, 180g 3만2000원), '호주산 채끝등심 스테이크'(180g 3만5000원, 250g 4만5000원), '양갈비'(100g 3만원, 180g 4만8000원), '오리 가슴살'(2만5000원) 등을 선보인다.
이름 그대로 서울 종로의 탑 클라우드 2호점인 이곳은 호텔 신라 계열의 보나비가 운영한다. 따라서 메뉴 개발에는 호텔 신라의 총주방장부터 셰프들이 참여했다. 그래서인지 음식 하나하나가 품격 있고 맛깔스럽다.
양갈비 구이를 예로 들면, 노린내가 전혀 안 날 뿐더러 간이 잘 배어있어 흡족하다. 게다가 고기는 두툼하면서도 야들야들하게 씹혀 감칠맛이 난다.
모든 메뉴 가격은 호텔은 물론, 종로 탑 클라우드보다 저렴하게 책정됐다. 부가세 10%만 추가된다. 특히 와인 가격이 저렴하므로 식사에 와인을 곁들이면 더욱 경제적일 수밖에 없다. 평일에는 세미 뷔페(1인 2만9000원), 주말에는 브런치 뷔페(4만원)를 서비스하며, 2~3인용 플래터 메뉴도 선보인다. 1인 3만~4만원대면 호텔급 레스토랑에서 만족할 만한 데이트를 할 수 있는 셈이다.
총 150석 규모이며 최대 24명이 모일 수 있는 룸을 비롯한 4개 룸을 갖춰 연말 모임에도 제격이다. 주차는 지하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오전 11시30분부터 자정까지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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