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는 로마시대 이전부터 포도가 재배되었다. 3,000년 전,용감한 페니키아 사람들이 스페인에 그들의 무역 거점을 세웠다는 것이 기록에 남아 있다.
돈키호테로 유명한 곳이기도 한 라만차는 스페인의 중부, 마드리드의 바로 남쪽에 위치한다.포도 재배 면적이 가장 넓어 많은 와인이 생산된다. 라만차 평원에서 생산되는 많은 와인이 발데페냐스(Valdepenas) 마을 이름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들은 13도 정도의 높은 알코올 함유량을 지닌 엷은 레드 와인으로 레드 센시벨(Cencibel)과 화이트 아이렌(Airen) 포도를 혼합하여 만들어진다. 이러한 혼합으로 최고의 발데페냐스 와인은 강건하면서도 과일향이 많은, 섬세한 맛을 낸다.
카탈로니아 지방의 중심지인 바르셀로나에서 멀지 않으며 바다와 산을 끼고 있어 아주 상이한 기후지대에 걸쳐 있는 패네데스(Penedes)지역은 세계 최고의 발포성 와인, 즉 샴페인 방식으로 생산되는 까바(Cava)로 유명하다. 그러나 국제적인 명성을 얻게 된 것은 레드 와인으로, 그 중에서 카탈로니아 지방의 와인 개척지 미구엘 토레스(Miguel Torres)의 그랑 코로나스(Gran Coronas)가 유명하다.
스페인에서 훌륭한 레드 와인을 생산하는 최고 산지는 자라고자(Zaragoza)의 서쪽에 위치한 에브로(Ebro)강 유역이다. 인접 지역인 프랑스의 보르도에 포도 전염병이 만연하여 상인들이 보르도를 대체할 만한 지역을 물색할 때 발견된 곳이다. 리오하(Rioja)지역의 대표적인 포도종은 템프라닐로(Tempranillo)이지만 항상 가르나차(Garnacha) 포도와 섞어 와인을 빚는다. 리오하 와인은 지역에 따라 특성이 전혀 다르다. 리오하 바하(Rioja Baja)지역의 와인은 알코올 함량이 높고 맛이 밋밋하며, 리오하 알라베사(Rioja Alavesa) 지역의 와인은 숙성이 짧아 금방 마실 수 있고 과일맛이 풍부하며, 리오하 알타(Rioja Alta) 지역은 고급 와인 생산의 주심이다.
스페인의 가장 남쪽 안달루시아(Andalucia) 지방에 위치한 헤레스 델 라 프론데라는 3,000여 년 동안 무역 거점 도시였으며 여러 세기 동안 이곳에서 생산되는 와인은 명성을 지니고 있다. 400여 전 이곳 와인을 영국에 수출하기 위해 술통에 상표를 붙였다. 이 지방에서 생산되는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세리이다.
피노 세리(Fino-Sherry)는 엷은 색을 띠며 단맛이 없는 드라이한 맛이다. 알코올 도수를 15%로 높인 것이고, 질감이 중후한 올로로소(Oloroso) 종류는 알코올 도수를 18%로 높인 것이다. 통 속 저장은 솔레라(Solera)라고 하는 독창적인 방식을 따르는데 이 방식은 와인 통에 '크리아데라'라고 하는 저장실에 3층으로 쌓아 놓고 매년 가장 아래층에 있는 통에서 4분의 1 정도의 와인을 병에 채워 넣는 것이다. 모자라는 양만큼의 와인은 2층의 통에서 채우고, 2층에 생기는 빈 공간은 또 3층의 통에서 내려오는 와인으로 보충함으로써 언제나 좋은 맛을 지니게 한다.
사모라(Zamora)에서 아란다 데 두에로(Aran da de Duero)로 흘러 들어가는 두에로 강과 그지류가 이루는 좁은 계곡의 바야돌리드(Valladolid) 주변에는 오래 전부터 와인 양조 전통이 내려오고 있다. 이는 포도에 좋은 사나운 기후 때문이 아니라 더운 지방의 갈증에 따른 수요 였다고 보여진다. 바야돌리드는 17세기 스페인의 수도였다. 이곳의 와인은 알코올 함유량이 많고 레드 와인은 검은빛이 나며 화이트 와인은 완전히 숙성되지 않은 세리 와인 같다. 백악질의 점토 토양이 어쩌다 오는 비를 보존하고 이곳의 와인이 백악질에서 비롯되는 특성을 약간이나마 갖도록 한다.
세리의 고장 헤레스에서 북동쪽으로 100여 마일 떨어진 곳에 몬티야-모릴레스(Montilla-Moriles)지역이 있다. 몬티야 와인은 몬티야는 티나하스(Tinajas)라는 커다란 진흙 항아리에서 발효시키는 것이 다를 뿐 세리와 거의 똑같다. 50여 년 전 까지만 해도 이 지역의 포도들은 헤레스에서 제조되었다. 그러나 몬티야가 독립하기 시작하면서 몬티야 와인만의 성격을 지니게 되었다. 이곳 와인의 특징은 높은 천연 알코올 함유량에 있으며 세리와는 달리 알코올을 강화하지 않은 상태로 수출된다. 몬티야의 천연 알코올 도수는 16도에 이른다. 반면에 세리는 알코올을 좀 더 강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