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게꽃이 탐스럽게 피었습니다!
거제도에서 꽃다발을 한아름 선물 받았습니다. ‘앗!’ 그런데 눈 앞에서 파도가 치는 듯한 이 싱싱하고 활력 넘치는 향기는 뭐지? 네 그렇습니다. 실은 꽃다발이 아니고, 멍게를 받은 것이지요. 사진 속의 붉게 물들고, 생동감 넘치는 생김새의 멍게들을 한번 감상해 보세요. 꽃으로 착각할 만큼 눈이 부시고, 현란하지 않으세요?
지난 7일 경남 거제도에 있는 멍게 양식장에 다녀왔습니다. 흔히 음식으로 우리의 식탁에서 접했던 멍게이지만, 양식장에서 본 멍게는 정말 '바다의 꽃'이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았습니다. 밧줄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습은 처음 접했는데, 마치 산호초를 보는 것처럼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바다 양식장에서 밧줄로 끌어 올린 멍게들은 해안 선별장에서 분리하고, 물로 깨끗이 세척해 플라스틱 상자에 담은 후 배를 가르고 속살을 다듬는 과정을 거쳐 출하됩니다. 남자들은 배를 타고 나가 밧줄에 붙어있는 멍게를 가져와서 밧줄에서 분리하고, 여자들은 멍게의 배를 가르고 속살을 다듬는 작업을 주로 하고 있었습니다.
▲ 밧줄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멍게의 모습. 분리 작업을 하는 중이다.
▲ 멍게의 속살을 다듬고 있는 모습.
▲ 다듬어진 멍게는 깨끗한 물로 세척 과정을 거친다.
▲ 껍질을 벗기지 않은 멍게를 세척해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 옮기고 있다.
멍게의 정확한 명칭은 우렁쉥이… 글리코겐이 듬뿍!
멍게는 원래 사투리였습니다. 그러나 널리 사용되어 표준어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사실 학술적으로 정확한 명칭은 '우렁쉥이'입니다. 강원도 방언으로는 울비, 해웅이라고도 합니다. 얕은 바다에 암석, 해초, 조개등에 붙어서 산다고 합니다.
1년 후에 약 10mm가 되고, 2년째에 10cm 정도로 자라며, 알을 낳기 시작합니다. 3년째에는 약 18cm까지 성장하며, 수명은 5∼6년입니다. 플랑크톤을 먹고 생활하며 우리나라의 경우 전 연안에 서식하나 특히 동해와 남해안에 많습니다.
네이버 백과사전에 따르면 우리나라 해안지방에서는 예전부터 식용으로 사용해 왔으나 전국적으로 이용하게 된 것은 6.25 전쟁 이후라고 합니다. 멍게의 특유한 맛은 불포화알코올인 신티올(cynthiol) 때문이며, 글리코겐의 함량(약 11.6%)이 다른 동물에 비해 많은 편입니다. 우리나라 외에도 프랑스, 홍콩, 일본에서도 음식으로 먹는다고 합니다.
그들이 작업하는 모습을 촬영하는데 코 끝으로 스며드는 멍게 특유의 향이 그윽하면서도 향긋하고, 달콤했습니다. 멍게를 다듬던 아주머니 한분이 내 입 속으로 한 점을 밀어 넣어 주셨습니다. 아주머니의 정과 함께한 그 맛이 정말 일품이었습니다.
▲ 손질을 끝낸 멍게의 모습. 붉은 속살이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멍게의 향과 맛, 산지에서 직접 체험해 보세요
이번 취재를 하며 느낀 점은 멍게의 향과 맛을 많은 분들이 직접 산지에 오셔서 느껴보셨으면 좋겠다는 점이었습니다. 멍게에 대해서 공부도 하고, 작업 모습 견학도 하고 손수 체험도 해보며, 싱싱한 멍게도 음미해 보는 체험 학습장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어촌의 관광소득과 함께 멍게 양식장에서 일하는 어민들의 소득 증대에도 일익을 할 것 같습니다.
해안에 부교처럼 떠 있는 선별 작업장 위에는 빛을 가리는 차양막이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주머니들은 모자와 수건으로 얼굴을 가린 채 일을 하고 계셨습니다. 그만큼 바다의 햇살이 강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일도 매우 고되어 보였습니다.
이 글과 사진을 통해 많은 분들이 멍게(우렁쉥이)를 드시기를 희망해 보며, 어민들의 얼굴에도 멍게처럼 예쁜 꽃이 활짝 피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