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날 음식을 만드는 셰프에게도 고향의 맛은 특별하다. 조리법에 지역색을 가미하거나, 나고 자란 곳에서 유독 흔했던 식재료를 이용하는 등 셰프들이 고향의 맛을 재현했다.
묵은지찜
재료 묵은지 1포기, 쌀뜨물 10컵, 들기름 1큰술, 소금 약간
만들기 1_냄비에 쌀뜨물과 묵은지를 넣고 센 불에서 40분간 끓인다. 2_1이 푹 익으면 들기름과 소금을 넣어 맛을 낸다.
굴무침
재료 굴 200g, 식초 3큰술, 국간장 1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쪽파 2대, 깨소금 약간
만들기 1_굴은 깨끗이 씻어서 물기를 뺀다. 2_쪽파는 잘게 다져놓는다. 3_1에 국간장, 식초, 다진 마늘, 깨소금과 2의 쪽파를 넣고 조물조물 무친다. (취향에 따라 고춧가루를 첨가해도 된다.)
"국간장과 식초, 두 가지만 있으면 엄마의 굴무침은 뚝딱 완성돼요"
이탤리언 가정식 레스토랑 '예환'의 셰프 배예환씨. 그녀의 손맛은 사과 농사를 짓는 어머니에게 비롯된 것이다. "이것, 저것 넣고 그냥 끓이면…"이라고 설명되는 한 줄짜리 어머니 레시피지만 그 특별한 맛은 사실 요리가 직업인 배예환씨도 흉내 낼 수 없다고.
그녀가 어린 시절, 어머니는 아궁이에 불을 지펴 밥을 지으면서 그 옆에 냄비를 올려 묵은지찜을 만들어주셨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머니가 담근 김치는 농사지은 예산 사과를 소로 넣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개운한 맛이 났던 것 같다고.
삼남매가 나란히 앉아 밥숟가락을 뜨면 엄마는 묵은지찜의 김치가닥을 세 등분으로 찢어 숟가락 위에 차례로 올려주었다. 기억에 남는 또 다른 요리는 굴무침. 고향 집 인근에 서해안이 있어 굴과 꼬막 요리가 자주 상에 올랐는데, 특히 굴에 국간장과 식초를 넣고 무쳐 국물이 자작했던 그 굴무침은 국수 먹듯 '후루룩' 먹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행복한 표정으로 그 시절을 떠올리는 셰프의 얼굴을 보면 맛과 추억은 정확히 비례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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