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날 음식을 만드는 셰프에게도 고향의 맛은 특별하다. 조리법에 지역색을 가미하거나, 나고 자란 곳에서 유독 흔했던 식재료를 이용하는 등 셰프들이 고향의 맛을 재현했다.
생선탕
재료 (2인 기준) 영계 한 마리, 숭어 한 마리(1kg), 표고버섯 3개, 마늘종 2개, 사과 식초·설탕물·소금 약간씩
만들기 1_마늘종은 사과 식초와 설탕물에 넣고 하루 정도 절인다. 2_냄비에 표고버섯과 먹기 좋게 썬 영계 한 마리를 넣고 잠길 정도로 물을 부은 뒤 끓인다.3_2를 30분 정도 끓이다가 표고버섯과 영계는 건져 따로 보관해둔다. 4_3의 익힌 영계는 살만 발라낸다. 5_기름을 적당히 두른 팬에 도톰하게 썬 숭어를 2/3 정도 익힌다. 6_그릇에 3의 육수를 붓고 표고버섯과 닭고기, 생선, 마늘종 순서로 담아낸다.
전복죽
재료 (4인 기준) 전복 500g, 화이트 와인 50ml, 불린 쌀 200g, 표고버섯 2개, 양파 1개, 참기름·소금 약간씩
만들기 1_전복은 살과 내장을 분리해 깨끗이 씻어 잘게 채 썬다. 2_1의 내장은 비린내를 없애기 위해 화이트 와인을 넣고 섞는다. 3_프라이팬에 채 썬 양파를 넣고 볶다 숨이 죽을 때쯤 1의 전복 살을 넣고 볶는다. 4_3에 불린 쌀을 넣고 2분 정도 볶은 후 잘게 썬 표고버섯을 넣어 볶다가 수분이 거의 없어졌을 때 2의 내장을 넣고 섞어 익힌다. (이 요리는 먹기 전날 미리 만들어 맛을 숙성시키는 과정이 중요하다. 먹을 때 다시 데워 먹어야 맛이 좋다.)
"제주도에서 전복은 약재를 대신하는 식재료죠"
프렌치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라싸브어'의 셰프 진경수씨는 제주도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 살았다. "아마도 그곳에서 나고 자라지 않았다면 지금쯤 셰프가 아니라 다른 일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할 정도로 제주도는 그의 요리에 영향을 끼친 곳이다. "표고버섯이나 전복 등은 제주도에서 흔한 재료죠. 완도의 전복은 맛이 좋기로 소문났지만 제주도의 전복은 원기 회복을 위한 약재로 더 좋다고 전해지고 있어요. 당시 나이가 어려도 전복 요리가 보양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는지 삼형제가 서로 안 먹겠다고 싸우기도 했죠."
사실 그가 재현한 요리들은 어린 시절에 좋아하던 메뉴는 아니라고. 신기하게도 부모님이 좋아했던 음식의 영향을 받는지, 나이 들면서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매개체가 되었다며 추억의 메뉴들을 테이블 위에 올렸다. 아직까지도 어릴 적에 먹던 메뉴들의 레시피가 궁금하면 바로 어머니에게 전화를 한다는 진경수씨의 전복죽은 라싸부어에서 전복 리조토로 변형되어 6년째 '부동의 1위'를 차지할 만큼 인기 메뉴이고, 생선탕은 표고버섯의 향과 닭고기 육수의 진한 맛, 바삭하게 구운 생선이 포인트인 어머니만의 탕 요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