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재료의 영양소와 효소를 온전히 섭취할 수 있는 로(Raw)푸드가 현대인의 새로운 웰빙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자연 식품의 혜택을 우리 몸에 고스란히 전해주는 로푸드에 도전해보자.
효소가 살아 있는 건강식
아무리 훌륭한 식재료라도 열을 가하고 조리·가공·저장하는 과정을 거치다 보면 영양소가 파괴되거나 변질되는 경우가 많다. 시금치의 비타민은 끓는 물에 데칠 경우 날것보다 40배나 줄어들고, 오이의 비타민 역시 가열하거나 물에 오래 담가놓으면 파괴된다고 한다. 로푸드는 조리나 가공 과정을 거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식품을 통해 식재료의 영양소를 온전히 섭취하자는 데서 출발한다. 물론 기름에 볶거나 튀기면 비타민 흡수율이 증가하는 당근처럼 조리 과정을 거쳐야 더 좋은 식품도 있지만, 로푸드는 현대인에게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 미네랄, 식이섬유, 효소 등의 영양 물질을 풍부하게 섭취할 수 있고 생식에서 느껴지는 시각적인 효과와 식감이 풍부하다는 장점이 있다. 외국에서 이미 로푸드 전문 레스토랑이 생길 만큼 웰빙식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
무엇보다 로푸드는 효소가 살아 있어 고칼로리 위주의 식사를 하는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건강식으로 꼽힌다. 우리 몸은 음식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효소나 프로바이오틱 등의 보조 인자들을 필요로 한다. 특히 효소는 몸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 속도를 빠르게 해 소화를 돕고 몸속의 불순물과 독소를 배출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일반적으로 35~38℃에서 가장 활성화됐다가 45℃ 이상으로 올라가면 파괴되기 시작한다. 그래서 로푸드는 열을 가하더라도 효소가 파괴되지 않는 45℃ 이하에서 조리하거나 건조시키는 방법을 사용한다.
Raw Food만의 조리법
'Raw'의 사전적 의미는 '익히지 않은', '날것'이다. 하지만 로푸드라고 해서 생채소만 먹고 채식만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비록 낮은 온도지만 열을 가해 건조시키고 갈거나 섞는 등의 조리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생각보다 다양한 메뉴를 만들 수 있다.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뿌리채소와 잎채소, 새싹채소, 과일이 로푸드의 기본 재료. 아몬드, 마카다미아, 너트 등의 견과류와 정제하지 않은 곡류도 자주 사용한다. 채소는 다지거나 갈고, 가늘게 채썰거나 슬라이스하는 방법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채썰기 도구나 푸드 프로세서, 슬라이서 등의 도구를 활용하면 좋다. 견과류나 곡류는 물에 불렸다가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하면 소화가 잘되고 식감도 풍부해진다. 정제한 밀가루를 사용하진 않지만 채소와 견과류를 갈아서 식품 건조기에 건조시키는 방법으로 피자, 머핀, 스파게티 같은 요리도 가능하다. 따라서 다양한 메뉴를 즐기고 싶다면 식품 건조기는 필수. 소금은 구운 소금 대신 천일염을 쓰고 설탕은 아가베 시럽이나 메이플 시럽으로 대체한다.
매일 불에 조리한 음식만 먹던 사람이 로푸드를 받아들이는 데는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처음엔 가벼운 샐러드나 과일, 음료 등을 식사에 곁들이는 방법으로 시작하는 것이 무리가 없다. 익숙해지면 전체 식사의 30~50%를 로푸드로 늘리고 약간은 조리 과정이 복잡한 메인 메뉴에도 도전해보자.
효소는 소화를 돕고 몸속의 불순물과 독소를 배출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효소가 살아 있는 음식이 바로 로푸드로, 고칼로리 위주의 식사를 하는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건강식으로 꼽힌다.
{초보자를 위한 시작 메뉴}
코랄드쌈
아침식사 대용이나 간식용 샐러드로 즐기기에 좋은 메뉴. 채소와 불린 견과류로 소스를 만들어 담백하고 고소하다.
재료 아보카도·당근 1/2개씩, 노랑 파프리카·빨강 파프리카 1개씩, 양송이버섯 6개, 코랄드 잎 16장, 소스(불린 견과류 1/2컵, 빨강 파프리카 1/2개, 카이앤페퍼(혹은 고춧가루) 1/2작은술, 천일염 약간)
만들기 1 아보카도는 반으로 갈라 비틀어 씨를 제거한 뒤 껍질을 벗겨 얇게 썬다. 2 당근과 파프리카는 깨끗이 씻어 가늘게 채썰고 양송이버섯은 얇게 슬라이스한다. 3 믹서에 분량의 소스 재료를 넣고 곱게 간다. 4 코랄드 잎은 깨끗이 씻어 물기를 제거한 뒤 ③의 소스를 고루 펴 바르고 ①과 ②의 재료를 가지런히 올려 돌돌 만다.
파프리카 캐슈넛크래커
밀가루 도우 대신 파프리카와 불린 견과류를 갈아 식품 건조기에 건조시킨 메뉴. 크래커처럼 바삭하진 않지만 담백하고 고소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재료 빨강 파프리카 2개, 불린 캐슈넛 2컵, 카이앤페퍼(혹은 고춧가루) 1/2작은술, 천일염·다진 마카다미아 약간씩
만들기 1 믹서에 파프리카, 불린 캐슈넛, 카이앤페퍼, 천일염을 넣고 곱게 간다. 2 스틸 쟁반에 유산지를 깔고 ①의 재료를 얇게 편 뒤 40℃로 유지한 식품 건조기에 넣어 6~8시간 건조시킨다. 3 ②의 재료를 꺼내 길게 썬 뒤 다진 마카다미아를 뿌린다.
바나나 케일스무디
녹황색 채소 중 베타카로틴이 가장 많은 케일과 바나나를 갈아 만든 웰빙 음료. 케일의 향이 바나나의 느끼하고 텁텁한 맛을 없애준다.
재료 바나나 4개, 케일 12장, 레몬 2개, 아가베 시럽·물 4큰술씩
만들기 1 바나나는 껍질을 벗겨 굵직하게 썰고 케일은 깨끗이 씻는다. 2 믹서에 ①의 재료를 넣고 레몬즙을 짜 넣은 뒤 물과 아가베 시럽을 넣어 곱게 간다.
{익숙해졌다면! 응용 메뉴}
블루베리 아몬드머핀
밀가루 대신 아몬드 파우더와 블루베리로 도우를 만들어 식품 건조기에 건조시킨 메뉴.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재료 아몬드 파우더 2컵, 블루베리 1컵, 아가베 시럽 2큰술, 올리브유 1큰술, 바닐라 에센스 1/2작은술, 천일염·다진 마카다미아·아몬드·애플민트 약간씩, 아몬드 우유(불린 아몬드 1/2컵, 물 2컵), 토핑(곶감 4개, 아몬드·아가베 시럽 4큰술씩)
만들기 1 볼에 아몬드 파우더와 블루베리, 아가베 시럽, 올리브유, 바닐라 에센스, 천일염, 아몬드 우유를 넣어 나무 주걱으로 고루 섞는다. 2 머핀 틀에 ①의 재료를 담고 40℃로 유지한 식품 건조기에 넣어 4~6시간 건조시킨다. 3 믹서에 분량의 토핑 재료를 넣고 곱게 간다. 4 ②의 머핀 위에 ③의 토핑을 올리고 아몬드와 다진 마카다미아, 애플민트로 장식한다.
알프레도소스 호박채스파게티
익히지 않은 애호박채를 스파게티면 대용으로 사용하고 알프레도소스와 버섯을 곁들인 메뉴. 채소가 주재료여서 간식으로 먹어도 좋고, 식사 메뉴에 샐러드로 더해도 부담이 없다.
재료 애호박 4개, 양송이버섯 8개, 올리브유 6큰술, 물 4컵, 천일염·후춧가루 약간씩, 소스(굵직하게 썬 감자 2개분, 불린 마카다미아 1/2컵, 레몬즙·올리브유·미소된장·다진 양파 2큰술씩, 마늘가루 1작은술, 천일염·후춧가루·물 약간씩)
만들기 1 애호박은 깨끗이 씻어 필러로 껍질을 벗긴 뒤 가늘게 채썰어 물에 담가둔다. 2 믹서에 분량의 소스 재료를 넣고 곱게 간다. 3 양송이버섯은 얇게 슬라이스한 뒤 볼에 담고 올리브유와 천일염, 후춧가루를 넣어 20분간 마리네이드한다. 4 접시에 ①의 애호박채를 담고 ②의 소스를 뿌린 뒤 ③을 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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