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이것의 맛을 가리켜 ‘달콤 쌉쌀하다’고 말한다. 쓴 것 같은데 달고, 단 것 같으면서도 쓴 맛이 감돈다. 멕시코 원주민들은 영양제로 이용했고 스페인 상류층에는 최음제로 알려졌다.특권층만 먹을 수 있는 비싸고 귀한 음식이라 여겨져 신분을 상징하기도 하고 화폐 대신 사용되기도 했다. 다들 눈치 챘을까? 바로 초콜릿이다.
바야흐로 2월은 초콜릿 시즌이다. 발렌타인데이를 앞두고 온 상점들이 초콜릿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몇 해 전에는 카카오 함량이 높은 것이 대유행이었다. 먹으면 쓴 맛 밖에 안 난다는 카카오 함량 99%도 없어서 못 팔았다. 최근에는 천연 원료를 중시하는 시대 흐름에 맞게 수제 초콜릿이 대세다. 몸에는 좋은 반면 가격은 비싼 것이 흠. 초콜릿 중 좋은 초콜릿 고르는 법, 건강하고 맛있게 즐기는 법을 공개한다.
◆코코아 성분 70%이상, 정통 초콜릿으로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의 주요 성분이 건강에 좋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초콜릿도 덩달아 인기를 끌게 됐다. 그 중에서도 테오브로민, 폴리페놀, 플라보노이드 등의 성분이 심신을 안정시키고 항산화 작용을 하는 등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것은 많은 연구 결과를 통해 이미 검증된 사실이다. 특히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의 함량은 레드와인, 녹차, 홍차 등의 그것보다 많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제로 팔리는 초콜릿들 중 이런 카카오의 좋은 성분들을 그대로 간직한 초콜릿이 얼마나 될까? 전문가들은 초콜릿을 잘 고르려면 다음 세 가지를 유념하라고 조언했다.
첫째는 원재료인 코코아 성분과 비(非)코코아 성분의 비율을 따져보아야 한다. 항산화 성분 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코코아 성분이 70% 이상은 들어 있는 제품이 좋다.
둘째는 코코아 버터 대신 팜유나 대두유, 코코넛유 등 식물성 유지를 첨가한 제품은 피해야 한다. 식물성 지방을 고체화 시키는 과정에서는 트랜스 지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오히려 건강에 해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최대한 정통 초콜릿 그대로를 즐기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유독 빵이나 과자 등과 함께 먹는 복합제품이 많은 편. 여기에 사용되는 초콜릿은 설탕 등의 기타 첨가물 함량이 높아 유효한 성분들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냉장고 보관 피하고, 부드러운 맛에서 강렬한 맛 순으로
녹을 염려 때문에 많은 이들이 먹다 남은 초콜릿을 냉장고에 보관한다. 물론 건조하고 시원한 곳에 보관하는 것이 맞지만 초콜릿의 풍미를 없앨 수 있다. 냉장고 내부의 높은 습도와 온도, 음식물 냄새 등이 초콜릿 본연의 맛을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또 초콜릿은 주변의 냄새를 빨아들이는 특성도 있으므로 김치를 담은 밀폐용기 등과 같이 냄새가 배어 날만한 곳에는 보관하지 말아야 한다.
초콜릿에도 즐기는 순서가 있다. 단 맛에서 쓴 맛, 밋밋한 맛에서 신 맛, 부드러운 맛에서 강렬한 맛이 나는 순이다. 그리고 자연스러운 맛에서 첨가물이 많이 들어간 순으로 먹어 보는 것이 좋다. 진정한 맛을 즐기기 위해서는 공복에 먹는 것을 권한다. 술과 즐길 때에는 와인보다는 꼬냑이나 위스키 등이 더 어울린다.
◆과일 등을 곁들여 만든 수제 초콜릿, 어렵지 않아요!
최근에는 홈베이킹이 대중화되면서 집에서 직접 초콜릿을 만드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이때도 그냥 초콜릿만 만들기보다는 과일이나 고구마 등을 이용하면 더 맛있고 건강한 초콜릿을 즐길 수 있다.
가장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은 과일 초콜릿. 딸기는 새콤한 맛이 달콤한 초콜릿과 궁합이 잘 맞는 편이다. 커버춰 초콜릿(Couverture chocolate 알맞은 온도(29~31도)로 녹이면 반유동적이고 점조성을 갖게 돼 과자나 빵을 감싸거나 소(내용물)로 사용하기 적합한 초콜릿 재료)을 중탕한 뒤 다듬은 딸기를 살짝 담궜다가 꺼낸다. 이제 잘 말리기만 하면 끝.
고구마는 으깨기 쉽도록 푹 쪄내 중탕한 화이트 커버춰 초콜릿과 섞어 동글게 빚으면 맛있는 초콜릿 소가 된다. 여기에 중탕한 다크 초콜릿 옷을 입혀서 굳히면 한 입에 쏙 들어가는 고구마 초콜릿이 완성된다.
초콜릿을 직접 만들 때도 주재료인 커버춰 초콜릿의 성분을 잘 확인해야 한다. 좋은 커버춰 초콜릿은 카카오버터, 카카오매스, 설탕, 레시틴, 바닐라 정도의 성분만 함유된 것. 이때도 팜유 등의 식물성 유지는 없는 것, 카카오 함량은 50% 이상인 것을 고르는 게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