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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소 전문가 전문희의 건강 밥상 이야기

글쓴이: 아인  |  날짜: 2012-02-06 조회: 2914
http://cook.startools.co.kr/view.php?category=TUAYJQ%3D%3D&num=EBhMcBE%3D&page=134   복사

지리산에서만 16년째, 직접 염색한 옷을 입고 자연이 주는 것을 먹으며 건강한 삶을 살고 있는 효소 전문가 전문희 씨. 짜고, 쓰고, 시고 조금은 질기지만 씹을수록 맛있고 먹을수록 건강해지는 그녀의 건강 밥상의 비밀은 ‘기다림’에서 시작되는 발효에 있다.



효소 전문가 전문희의 건강 밥상 이야기

마당에는 그녀가 직접 천연염색한 천들이 즐비하다. 처마 밑에는 고추와 나물 등 갈무리한 것들이 걸려 있고 마당 귀퉁이에는 제초제 대신 잡풀을 뜯어 먹는 거위 한 쌍까지 그녀의 삶이 도화지에 그린 그림처럼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지리산 자락에서 차를 만들고 효소를 담그며 살고 있는 전문희 씨. 젊은 시절 통기타 가수로, 모델로, 인테리어 가구회사 대표로 다양한 직업을 가졌던 그녀가 고향 전남 장흥으로 삶의 둥지를 틀게 된 계기에는 시한부 삶을 선고받은 어머니가 있었다. 어머니를 모시고 시골로 내려와 그녀는 산야초 민간요법으로 어머니를 3년 넘게 더 모실 수 있었다. 어머니가 계시지 않은 지금도 그녀는 여전히 토끼풀, 냉이, 쑥, 민들레 등 산과 들에 나는 풀과 꽃인 산야초를 키우기도 하고 깊은 산속에서 채취해 음식을 만들고 장아찌와 효소를 담그며 살고 있다. 

“눈을 뜨면 녹색의 푸르름이 눈의 피로를 풀어주고 숨을 쉬면 달큰한 공기가 머리를 맑게 해주며 자연이 주는 귀한 먹을거리는 입을 즐겁게 해줍니다. 직접 채취하고 덖어 만든 차의 냄새를 맡는 것만으로도 저절로 웃음이 나고 행복합니다.”


효소 전문가 전문희의 건강 밥상 이야기
1 식물의 입과 줄기뿐 아니라 뿌리도 효소의 재료가 된다.
2 마당에서 키우는 거위 한 쌍은 무성하게 자란 마당의 풀을 제거할 목적으로 키우게 되었다고. 
3 겨울을 대비해 제철 채소들을 갈무리해둔다.
4 식물을 이용해 천연 염색을 하고 그 천으로 직접 옷을 만들어 입는다.
5 깊은 산속의 노루도 마당에 내려앉은 잠자리도 그녀가 다가가면 쉽게 도망가지 않는다. 


지리산이 주는 산야초로 차린 그녀의 발효 밥상
“깊은 산속에서 나는 식물의 뿌리와 잎, 줄기, 열매, 씨는 자연 그대로 생약이 될 수 있어요. 이런 산야초들은 장아찌로 담그면 사계절 내내 먹을 수 있는 밑반찬이 되고 효소를 만드는 훌륭한 재료가 됩니다.”

그녀의 식탁을 보면 ‘이런 푸성귀만 먹고 어떻게 지리산에 올라 산야초를 채집할 힘이 있겠냐’며 놀랄 수도 있다. 열 가지의 장아찌와 직접 키운 쌈 채소, 된장국, 오이무침, 동치미에 유일하게 곁들여지는 육류는 갈치젓 하나다. 하지만 잔병이 없을 뿐만 아니라 주름살 없이 하얗고 건강한 피부의 비결은 모두 소식과 채소 위주 특히 산야초 위주의 음식을 먹기 때문이다.  

기름기 있는 육류보다는 생채류와 장아찌, 김치와 같은 채소 위주의 식단에 갈치젓 또는 찌거나 조린 생선 요리가 전부이기 때문에 불필요한 지방 섭취는 줄일 수 있어 몸을 한결 가볍게 한다. 깻잎, 명이, 엄나무순, 마늘 등으로 만든 장아찌는 아삭한 질감이 그대로 살아 있으면서 효소와 식이섬유는 풍부하다. 효소는 음식을 통해 공급되는 식품 효소와 몸 자체에서 생성되는 체내 효소가 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체내의 효소 생성량은 줄어들고 효소의 활성도 역시 떨어지기 때문에 따로 음식이나 효소 음료로 공급해주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음식, 보약을 먹어도 효소가 없으면 소화시키지 못해 흡수되지 못하고 몸 밖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옛날에는 음식 재료들에 식이섬유가 풍부했기 때문에 따로 효소를 섭취할 필요가 없었다. 친환경농법으로 재배한 신선한 녹황색 채소와 과일은 천연 섬유질을 공급할 뿐만 아니라 우리 몸에 들어와 효소를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채소와 발효식품 대신 인스턴트식품과 육류 위주로 끼니를 해결하는 현대의 밥상에서는 건강보조식품을 섭취해서라도 효소를 섭취할 필요가 있다. 

장아찌와 효소처럼 몸에 좋은 음식은 대부분은 기다림이 필요하다. 발효는 인체의 소화를 돕고 식품의 저장성을 높이는 기능을 지녔으며 맛과 향을 향상시키고 영양성분을 높여준다. 또한 식품의 독성물질을 없애고 항생물질을 생성하는 등 사람에게 주는 유익함을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발효란 간단히 말하면 미생물이 가지고 있는 효소를 이용해 유기물을 분해시키는 과정이에요. 그 결과 본래 식품보다 여러 가지 이점이 생기는 것이지요.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효과를 꼽자면 영양의 극대화, 흡수력 향상, 독성물질 제거로 요약할 수 있어요. 발효 과정을 거치면 영양분이 두 배 이상 많아지지요. 우리가 즐겨먹는 식품을 미생물을 이용해 발효시키면 소화기관이 힘들이지 않고도 더 빠르고 쉽게 영양을 흡수할 수 있어요. 


효소 전문가 전문희의 건강 밥상 이야기
1 마당에서 딴 여름 자두. 마트에서 판매되는 것보다 작고 벌레 먹은 것도 있지만 화학비료나 농약을 치지 않아 무공해 그 자체다. 
2 10가지가 넘는 장아찌, 두부, 갈치젓갈, 된장찌개로 차려진 그녀의 건강 밥상.
3 시원한 맛이 일품인 동치미. 오래 숙성되어 소화가 잘 된다.
4 산야초 효소 담그기 노하우를 담은 그녀의 책. 


효소 전문가 전문희의 건강 밥상 이야기
5 오랜 시간 숙성된 차는 향기만 맡아도 절로 웃음이 난다.
6 채취한 산야초를 설탕에 재워 1차 발효시킨다.
7 산야초 효소는 서늘한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고.
8 1차 발효가 끝나면 건더기를 걸러내고 2차 발효 시킨 후 숨 쉬는 항아리에 담아 다시 발효시킨다.


발효의 미학, 산야초 효소
산야초는 크게 약용, 차용, 식용으로 쓰이는데 산야초의 풍부한 영양성분을 1년 내내 섭취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차와 효소로 만들어 먹는 것이다. 지리산에서도 해발 700m 고지 이상에서 100여 가지 이상 산야초 재료를 채취한다. 이렇게 많은 재료를 권하는 것은 식물마다 다른 약성을 활용하고 혹시 있을지 모를 식물 독성을 중화하기 위해서다. 그녀는 식물도감을 놓고 계절마다 채취하는 산야초를 공부한다. 예를 들어 쑥은 5월 단오 무렵 약성이 강하기 때문에 4~5월에 채취하고, 겨울에는 칡이나 삽주 등 뿌리식물을 활용하는 식이다. 

“여름의 강렬한 햇볕은 식물의 잎을 하루가 다르게 푸르고 단단하게 해주고 열매도 나날이 탐스럽게 영글어가게 하지요. 6월 중순경 앵두가 루비처럼 빨갛게 익으면 여름 효소 담그기가 시작됩니다. 앵두에는 과당 등의 당분 외에 구연산이 많이 들어 있어 피로 회복과 입맛을 돋우는 데 좋아요. 앵두로 효소를 담글 때는 열매에 수분이 80% 이므로  설탕을 보통 효소보다 두 배 정도 넣어야해요. 앵두의 수확이 끝나면 뽕나무 열매인 ‘오디’가 검은빛으로 익어가기 시작합니다. 아기 손톱만큼 작지만 약성만큼은 황소만큼 큰 오디는 손으로 만지면 물크러질 정도로 물이 많지만 당도는 높아 효소로 담글 때 앵두처럼 설탕을 많이 넣으면 안 돼요. 앵두와 오디 외에도 여름에 채집하는 열매로는 버찌, 자두, 살구, 매실 등이 있지요.여름에 나는 열매류를 씻을 때는 식초를 몇 방울 떨어뜨린 물에 씻어야 유해성분을 깨끗이 씻어 낼 수 있지만 오디처럼 겉껍질이 없는 열매의 경우 당분이 빠져나가므로 되도록 씻지 않는 것이 좋아요. 하지만 열매와 약초를 깨끗이 씻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주지 않은 산야초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산야초 효소를 만드는 것은 간단해 보이지만 기다림이 필요하다. 우선 채집한 산야초는 깨끗이 씻어 채반에 건져 물기를 제거한다. 그리고 황설탕과 함께 버무린 뒤 항아리에 차곡차곡 담는다. 백설탕은 내용물이 발효되는 속도에 비해 너무 빨리 녹고 흑설탕은 너무 늦기 때문에 황설탕이 적당하다. 발효 항아리는 한지나 광목으로 봉한 뒤 빛이 들어오지 않으면서 온도가 일정한 곳에 보관한다. 보통 100일이 지나면 1차 발효가 끝난다. 이후 내용물을 걸러 원액만을 모아 다시 1년 정도 발효시킨다. 그녀가 만드는 효소들은 최소 3년 이상 숙성시킨 것들이 대부분이다. 3년 정도 숙성시킨 효소는 설탕이 모두 분해되어 우리 몸에 이로운 성분이 되기 때문이다. 잘 발효시킨 효소는 용기에 담아 오래 두어도 뚜껑 부분에 설탕이 생기지 않고 그 색도 맑고 마셨을 때 잘 익은 술 향기가 나기도 한다. 또한 이렇게 잘 숙성된 식물 발효액인 효소는 맛이 새콤달콤하다. 유기산이 풍부하게 들어 있기 때문이다. 

“정성스럽게 만든 효소원액은 진하기 때문에 그냥 먹으면 위에 부담이 될 수 있으니 7~10배의 생수에 타서 마시는 것이 좋아요. 혹은 녹즙 등을 마실 때 약간 넣어 마시면 녹즙의 유효성분이 몸에 더 잘 흡수되도록 도와주지요. 단 70℃ 이상의 뜨거운 물에 희석하면 효소의 활성이 떨어진답니다. 공복보다는 식후에 마셔야 위에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으며 무엇보다 꾸준하게 마시는 것이 중요하고요.”

그녀의 산야초 효소가 몸에 좋다는 소문에 전국 각지에서 그녀를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사람의 손길이 잘 닿지 않은 깊은 산에서 나는 산야초를 채집해 만들고 숙성 시간만 해도 3년 이상이니 상품화하기에는 힘들어 많은 사람에게 나눠주기는 힘들다. 그녀는 산야초 효소만이 건강의 지름길은 아니라고 말한다. 몸에 좋지 않은 인스턴트식품을 섭취하면서 효소만 먹으면 건강해질 것이라는 생각은 금물이라는 것. 몸에 이로운 식이섬유가 듬뿍 들어 있는 신선한 채소와 과일 그리고 제대로 발효시킨 된장, 간장 등을 먹으면 효소가 따로 필요하지 않다고. 다만 건강은 기본에 충실한 밥상에서부터 시작된다는 단순한 진리가 평생 건강을 지켜준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 당부한다.


효소 전문가 전문희의 건강 밥상 이야기
1 독초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으므로 공부를 통해 몸에 이로운 산야초를 채취할 수 있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
2 다양한 식물의 꽃과 잎의 향기가 어우러진 산야초 차는 머리를 맑게 해준다. 
3 산야초 차에는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해 꾸준히 마시면 피부와 건강에 도움이 된다.
4 3년 이상 발효시킨 효소는 물에 희석해 식후에 먹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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