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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연구가 김영빈 세 모녀의 김장하듯 여름 채소 갈무리하던 날

글쓴이: 스리틸걸스  |  날짜: 2012-02-06 조회: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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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연구가 김영빈 세 모녀의 김장하듯 여름 채소 갈무리하던 날
요리연구가 김영빈 세 모녀의 김장하듯 여름 채소 갈무리하던 날
요리연구가 김영빈 세 모녀의 김장하듯 여름 채소 갈무리하던 날

싱싱한 채소가 그 생명력을 뽐내는 마지막 계절이다. 한없이 눈부시고 깨끗한 가을볕 아래 채소를 썰어 채반에 말리고 단단한 채소와 싱싱한 잎을 장에 담가 장아찌를 만들어 겨울 먹을거리를 만드는 모습이 정겹다.



요리연구가 김영빈 세 모녀의 김장하듯 여름 채소 갈무리하던 날
“어린 시절, 봄이면 장을 담그고 여름이면 장아찌 만들고 가을이면 채소 갈무리하느라 어머니와 할머니는 일 년 내내 부엌과 장독대를 종종거리며 다니셨지요. 지금처럼 하우스 농사가 발달되지 않아 사시사철 채소나 과일을 마음껏 먹을 수 있던 시절이 아니었거든요. 말린 과일과 채소들은 차곡차곡 쌓아 집에서 가장 서늘한 광이나 방에 보관하곤 했어요. 밤중엔 무서워서 잘 안 갔지만 낮에 그곳에 가면 얼마나 행복했는지 몰라요. 갖은 마른 나물거리, 볏짚에 파묻힌 침시(삭혀 먹는 홍시), 줄줄이 꿰어진 곶감, 말랑말랑하게 마른 고구마 빼대기, 쫄깃한 홍합꼬치, 포실하게 마른 백설기, 가마솥 모양의 누룽지, 큼큼한 냄새가 나는 메주와 김, 미역 같은 반찬거리도 가득했어요.

경상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 사실 장아찌보다는 젓갈류를 더 많이 먹었어요. 방학 때 서울 증조할머니 댁에 가면 오이지며 무장아찌 같은 서울식 반찬을 먹을 수 있었는데 나이는 어렸지만 새로운 채소 맛에 흥미를 느꼈던 것 같아요. 채소는 생으로 먹거나 데치거나 볶는 것이 다인 줄 알았는데 시원한 냉국에 담긴 오이지며 짭짜름하게 무쳐놓은 무장아찌, 두부부침 위에 올라간 송송 썬 고추장아찌 등은 이전까지는 경험해보지 못한 채소의 새로운 맛에 눈뜨게 해주었죠.

하우스 재배 등 농업기술이 발달한 요즘은 갈무리의 의미가 예전 같지는 않지만 저는 해마다 나물과 채소, 과일을 말리고 항아리에 꾹꾹 눌러 장아찌를 담급니다. 파, 마늘을 다져 넣고 간장이나 참기름을 살짝 넣어 조물조물 무쳐먹는 나물 맛도 좋고 짭짤한 장아찌 하나면 없었던 입맛도 살아나기 때문이죠. 그 맛이 궁금한 분들은 그 옛날 정감 있는 풍경을 떠올리며 가을 햇볕 아래 갈무리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요리연구가 김영빈 세 모녀의 김장하듯 여름 채소 갈무리하던 날


쫀득쫀득 씹는 맛이 좋은
말린 채소와 과일들

요리연구가 김영빈 세 모녀의 김장하듯 여름 채소 갈무리하던 날
“저장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예전에는 가을이면 ‘갈무리’라 하여 각종 채소와 과일을 햇볕에 말려 겨우내 저장식품으로 먹었지요. 채소나 과일의 차가운 성질은 말리는 동안 햇볕의 기운을 받아 따뜻해지는데, 이는 차가운 겨울에 몸을 따뜻하게 하는 작용을 한답니다.

한창 제철인 옥수수는 알알이 떼어 햇볕에 바싹 말리면 일 년 내내 팝콘이나 영양밥을 지을 때 유용한 식재료로 사용돼요. 말려 두었던 옥수수를 기름을 살짝 두른 팬에 넣고 볶다가 뚜껑을 닫아두면 홈메이드 팝콘이 되고, 물에 살짝 불렸다가 쌀과 함께 밥을 지으면 일 년 내내 영양만점 옥수수밥을 먹을 수 있어요. 옥수수수염도 말려두면 부종이나 다이어트에 좋은 건강 차가 됩니다. 홍고추도 본격적으로 출하되어 가격이 내려가는데 고추 꼭지를 실에 꿰어 바람이 잘 통하는 베란다에 널어두면 집에서도 빛깔 좋은 태양초를 만들 수 있어요. 잘 말려지면 가위로 잘라 씨를 털어내고 빻아 고춧가루를 만들고 고추씨는 매콤한 맛을 내는 천연 조미료로 사용해요. 고춧가루로 만들 정도의 양이 안 되어도 집에서 말린 건고추는 굵게 다져 김치나 각종 요리를 할 때 넣으면 별미 조미료가 된답니다. 물기가 거의 없도록 바짝 말려두면 실온에서도 상하지 않아 좋아요. 부엌 창가나 다용도실 창가에 걸어두고 사용하면 편리하죠. 연근이나 감자, 고구마 등은 편썰기 해 말려두면 나중에 살짝 튀겨 과자 대신 아이들 간식으로 좋아요.”


요리연구가 김영빈 세 모녀의 김장하듯 여름 채소 갈무리하던 날
- 여섯 살 미나는 과자 대신 엄마가 말린 감자·감·고구마 빼떼기를 즐겨 먹는다. 잘 말린 옥수수는 팝콘으로 만들거나 밥을 지을 때 넣어 먹어도 맛있다. 출하시기에 가격이 저렴해지는 토마토는 살짝 말려 올리브유에 재워두거나 냉동실에 넣어두면 1년 내내 쫄깃하게 먹을 수 있다.

김영빈 표 채소 & 과일 말리는 노하우
제철 식재료를 선택한다
갑작스런 기온 변화로 감기와 몸살이 자주 걸리는 가을의 병을 치유하는 성분들은 폐와 목을 건강하게 해주는 가을의 뿌리채소와 알곡에 고루 들어 있다. 이런 제철 식재료를 갈무리해 식재료가 풍부하지 않은 겨울에 먹는 것이 바로 갈무리의 지혜다.

생으로 말릴 것과 데쳐 말릴 것을 구분한다 가지, 애호박, 감자, 고구마 등은 씻어서 물기를 제거한 후 편썰기 해 그대로 말린다. 열무, 토란대, 고춧잎 등 잎이 달렸거나 잎 자체를 먹는 채소는 깨끗하게 손질해서 소금물에 데쳐 말려야 한다. 

채소를 널 공간이 없다면 식품건조기를 활용한다 마당이나 베란다가 없는 집이라면 식품건조기를 이용해 채소를 말려도 좋다. 식품건조기를 이용한다면 각 채소에 맞는 온도로 시간을 맞춰 아래위 위치를 바꿔가며 자주 뒤집어주고 겹치지 않도록 넓게 펼쳐줘야 골고루 잘 마른다.

말린 채소들은 밀폐해 서늘한 곳에 보관한다 잘 말린 채소들은 곰팡이가 피거나 눅눅해지지 않도록 보관해야 한다. 습기가 생기지 않도록 밀폐용기에 담아 냉동보관해도 좋고 말린 호박은 실에 꿰어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걸어두거나 양파 망에 넣어 보관한다.



말린나물떡잡채

요리연구가 김영빈 세 모녀의 김장하듯 여름 채소 갈무리하던 날
기본재료
떡볶이 떡(얇은 것) 400g, 말린 애호박 30g, 말린 가지 20g, 말린 표고버섯 4장, 양파  개, 당근·청피망 개씩, 잣가루·식용유·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떡 밑간 참기름 2작은술, 간장 1작은술, 깨소금 약간
말린 나물 밑간 간장 1큰술, 설탕·참기름 1큰술씩, 다진 파 2작은술, 다진 마늘 1작은술, 후춧가루·깨소금 약간씩

만드는 법
1
떡볶이 떡은 끓는 물에 부드러워질 때까지 데친 후 밑간 양념으로 무쳐둔다.
2 말린 애호박·가지·표고버섯은 부드럽게 불린 뒤 곱게 채썰기 해 밑간 양념으로 각각 양념해둔다.
3 당근, 양파, 청피망은 5㎝ 길이로 곱게 채썰기 하고 각각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하여 볶아 식혀둔다.
4 팬에 말린 나물을 표고버섯, 가지, 애호박 순으로 넣고 볶다가 떡을 넣고 살짝 버무려준다.
5 볼에 ③의 채소와 ④를 넣고 소금으로 간한 다음 참기름을 살짝 둘러 버무린 후 접시에 담고 잣가루를 뿌려낸다.


건표고주먹밥

요리연구가 김영빈 세 모녀의 김장하듯 여름 채소 갈무리하던 날
기본재료
마른 표고버섯 5개, 현미밥 3공기, 송송 썬 쪽파 2뿌리, 통깨 약간
버섯조림 양념 간장 2큰술, 쌀눈유(포도씨유)·조청·식초 1큰술씩
초밥초 식초 2큰술, 꿀 1큰술, 소금 작은술

만드는 법
1
마른 표고버섯은 흐르는 물에 잘 씻어 찬물에 담가 부드럽게 불린 다음 꼭 짜서 곱게 채썰기 한다.
2
채썰기 한 표고버섯을 팬에 넣고 식초를 제외한 양념을 넣어 윤기 나게 볶아지면 식초를 넣고 재빨리 뒤적이며 조린다. 
3 현미밥은 따뜻할 때 초밥초를 넣고 고루 섞어 한입 크기로 동그랗게 빚는다. 
4
초밥 위에 조린 표고버섯을 올리고 쪽파와 통깨를 뿌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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