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문화가 발달한 마쓰에에서 손님을 대접할 때 빠짐없이 등장하는 것이 바로 말차와 화과자다. 일본 다도의 정수를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는 곳, 일본 3대 차 축제 마쓰에성 대차회에 가보았다
1 대차회를 알리는 깃발들과 축제에 빠지지 않는 인력거꾼.
2, 5, 6각 유파별 천막 안 풍경. 비록 야외에 차려진 다실이지만 족자와 꽃꽂이 등 다실 인테리어를 최대한 구현하려 애쓴 흔적이 보인다.3마쓰에성에서 내려다본 대차회 풍경.
4 마쓰에에서 다도는 일부층의 고상한 취미가 아니라 아이들도 즐길 수 있는 하나의 문화다.
교토, 가나자와와 함께 마쓰에시는 일본 3대 화과자의 산실이다. 화과자 소비가 많다는 말은 곧 그 지역이 수준 높은 차 문화가 발달했음을 의미하는데 마쓰에시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한 길 건너 한 집'이라는 스타벅스가 입점하지 못한 일본 유일의 현이 바로 시마네현이니 말이다. 그만큼 지역을 기반으로 한 강력한 차 문화가 자리하고 있다는 뜻이다. 만약 당신이 마쓰에에 간다면 굳이 맛있는 카페를 찾아 이 골목 저 골목 헤매며 시간 낭비할 필요 없다. 어느 곳에 들어가든 그곳의 차 맛은 당신의 기대치의 8할은 만족시켜줄 테니 말이다.
지난해 가을, 일본을 찾은 레몬트리 취재팀은 운 좋게도 1년에 단 한 번 열린다는 일본 3대 차 축제 중 하나인 '마쓰에성 대차회'에 참가할 수 있었다. 이틀 동안 전국에서 1만5천여 명의 방문객이 다녀간다는 대회의 첫날, 이 지역의 랜드마크 마쓰에성은 기모노 입은 중년 여성부터 엄마를 따라 나온 아이들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한 참관객들로 북적였다. 올해로 28번째를 맞는 이번 축제엔 일본의 수많은 유파 중 9개의 유파가 참가했다.
일본 다도회에서 최고의 종가로 알려진 우라센케를 비롯해 오모테센케, 무샤노코지센케, 마쓰에 지역 유파인 후마이류 등이 그것이다. 티켓을 끊어 원하는 유파의 천막 앞에 줄을 서면, 유파별 전문가들의 차 내는 법에 대한 시연을 볼 수 있고, 시연이 끝나면 축제를 위해 특별 제작된 화과자와 차를 맛볼 수 있다. 차를 내는 사람도 마시는 사람도 차를 대하는 태도가 어찌나 진지한지, 엄숙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천막 안의 다도석이 30~40석으로 한정적이라 사람이 몰리는 시간대에는 길게는 2시간의 대기 시간이 소요된다니, 축제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이 된다. 평소 궁금했던 유파의 차 내는 법이나 다기 사용, 화과자 종류 등을 일목요연하게 비교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로, 아울러 각종 차도구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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