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에 의하면 “병이 나면 병의 원천을 찾아 거기에 맞게 음식을 먹어 병을 고치도록 하고, 그래도 안 되면 독한 약을 쓰게 하라”고 했다. 상지대 한의대 김명동 교수는 ‘동의보감’에 나온 대로 매일 음식만 잘 챙겨 먹어도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한다.
건강 챙기는 식습관
상지대 한의대 김명동 교수(51)는 건강한 식습관 전도사로 유명하다. 그는 생명의 근본은 음식으로, 식약일체(食藥一體)라는 말처럼 우리 몸에 좋고 효과적인 약은 음식이라고 강조한다. 음식은 생명 활동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질병을 치료하는 주체가 되므로 건강한 식습관을 지키면 자연스레 건강을 챙길 수 있다.
편식하지 않는다
중국 의학서 '내경(內經)'에 의하면 "다섯 가지 맛을 조화롭게 섭취하면 골격이 바르게 되고 근육이 부드러워지며 기운과 혈액순환이 잘돼 정신과 육체에 생기가 넘치고 민첩하게 활동할 수 있어 천수를 다할 수 있다"고 한다. 편식을 하면 영양 불균형으로 인해 인체 장기의 기가 균형을 잃어 질병이 생길 수 있으므로 다양한 식품을 고루 섭취한다.
또 음식물을 부분적으로 먹지 말고 전체적으로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쇠고기를 예를 들면 안심, 갈비, 등심 등 다양한 부위를 고루 먹을 것. 곡류·채소·과일도 껍질과 씨앗까지 먹고, 멸치나 새우 등은 머리와 내장까지 섭취한다.
음식은 잘게 씹어 천천히 삼킨다
식사할 때 음식을 잘게 씹고 천천히 삼키면 소화 흡수가 잘된다. 음식물을 씹는 과정은 뇌에도 자극을 줘 두뇌 발달을 촉진하고 치매를 예방한다. 음식을 잘게 씹으면 타액 분비가 많아져 입안에 들어온 유해물질이 살균되고, 타액에 함유된 면역물질 작용이 활발해지면서 각종 치과 질환도 막을 수 있다.
일정한 양을 규칙적으로 섭취한다
'풍년에 병이 많이 생기고 흉년에 병이 적게 생긴다'는 말처럼 음식을 과다하게 섭취하면 비만 등 각종 질병이 생긴다. 소식을 하면 소화가 잘되고 기와 혈액순환이 원활해지므로 적은 양의 음식을 섭취할 것. 음식은 가능하면 일정한 시간을 정해놓고 그 시간에 맞춰 먹는다. 우리 몸의 소화기관에는 일정한 규율이 있는데, 이런 규율이 깨지면 소화불량 등이 생기기 쉽다.
인위적인 맛을 낸 음식은 피한다
중국의학서 '격치여론(格致餘論)'에는 "육류를 적게 먹고 하늘이 만들어낸 음식 재료를 자연 그대로 먹어야 한다"고 적혀 있다. 곡식, 채소, 과일 등 천연 재료를 별다른 양념을 하지 않고 자체의 맛을 살려 조리해 먹으면 인체에 필요한 영양분이 보충되면서 건강해진다.
식사 후 산책을 하고 고치법을 실시한다
식사 후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소화 장애나 역류성 식도염 등 각종 질병이 생길 수 있다. 밥을 먹고 난 뒤에는 산책하듯 가볍게 걷는다. 산책하기가 여의치 않다면 가볍게 주먹을 쥐고 상복부와 하복부를 반동 타법으로 북을 치듯이 친다. 진동에 의해 소화가 촉진된다. 또 식사 후 딱딱 소리가 나도록 윗니와 아랫니를 맞닿게 해 부딪치는 고치법을 실시하면 음식물의 소화 흡수가 잘된다.
★ 증세 치료하는 대표 식품 · 건강 만점 식품 고르는 법
증세별 치유 식품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을 때
혈액은 우리 몸에 영양을 공급하고 노폐물을 배설시키는 기능을 하는데, 혈액순환이 원활해야 건강이 유지된다. 혈액순환이 잘되려면 물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하루에 섭취해야 하는 수분 양은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소변색이 투명해질 정도로 마시는 게 좋다. 소변색이 노랗거나 붉은색을 띠면 물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커피는 몸에 흡수되기 위해 더 많은 물을 소모하므로 생수를 마신다.
비만일 때
영양분의 섭취가 소모하는 양보다 많으면 살이 찌고 비만이 된다. 비만을 막으려면 빨리 분해되면서 체내에 축적되지 않고 대사를 촉진하는 식품을 섭취한다. 고구마, 감자, 바나나를 식사 전에 먹으면 포만감이 생겨 식사 양을 줄일 수 있다. 된장, 청국장, 두부 등 콩으로 만든 음식은 소화 흡수가 빨라 비만에 효과적이다. 양파와 배, 키위는 덩어리진 것을 작은 조각으로 분해하는 기능을 하므로 후식으로 먹으면 좋다.
장 건강이 좋지 않을 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불규칙하게 식사를 하고 육류를 자주 먹으면 장의 연동 운동에 문제가 생겨 가스가 생기고 몸이 찌뿌드드해지면서 쉽게 피로감을 느낀다. 서리태나 서목태에 감식초를 넣어 만든 초콩과 콩을 발효해 만든 청국장 등 콩으로 만든 음식은 섬유질이 풍부하고 신진대사를 촉진하며 장을 건강하게 한다.
간이 나쁠 때
자연에서 가장 독성이 없는 식물인 미나리는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피로를 풀어주며 간 기능을 정상화시킨다. 또 스트레스나 열을 받아 기능이 떨어진 몸을 건강하게 회복시킨다. 미나리 1단에 물 20컵을 붓고 약한 불에서 끓인 뒤 40도 정도 되는 술을 한 잔 부어 다시 한 번 끓인다. 연한 원두커피 색깔의 물만 밭아 꾸준히 마신다.
혈색이 안 좋을 때
혈액순환이 안 되거나 혈액이 부족해 빈혈이 생기면 혈색이 나빠진다.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려면 물을 자주 마신다. 빈혈을 회복하려면 선지국처럼 혈액 구성 성분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한다. 문어는 빠르게 혈액을 만들어주는데, 특히 포항 앞바다에서 나는 피문어는 임신부 빈혈에 효과적이다.
건강에 좋은 식품 고르는 법
· 마른 사람과 뚱뚱한 사람은 몸에 맞는 음식물이 다르다. 대사 능력을 볼 때 마른 사람은 영양의 흡수보다 소모가 많고, 뚱뚱한 사람은 영양을 흡수하는 기능이 강하다. 차를 예로 들면 녹차·보이차처럼 잎을 재료로 한 차는 대사성을 높이고 대추차·오미자차 등 열매를 사용하는 차는 영양 공급에 효과적이다. 마른 사람은 열매류로 만든 차를, 뚱뚱한 사람은 잎차를 선택하면 음양의 조화가 맞다.
· 식품의 형태와 모양에 따라 효능이 다르므로 몸 상태에 맞는 부위를 선택해 섭취한다. 식물의 머리와 몸통 부위는 보하는 기능이 있고, 줄기와 가지는 팔다리의 기운과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소변이 잘 나오게 한다. 씨앗은 몸을 부드럽게 하고 윤기 있게 보하며, 꽃은 말초신경을 보호하고, 기름기 있고 즙이 있는 것은 몸에 활력을 주고 윤기 있게 하며 건조함을 없애준다. 예를 들어 기운이 없어 인삼을 먹는다면 몸통을 사용하고, 손발에 힘이 없다면 뿌리를 사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 식품의 형태와 모양은 하늘과 땅의 바람, 찬 기운, 더위, 습기, 화기 등 여섯 가지 기운이 서로 조화를 이뤄 만든다. 곧은 것은 양의 기운이, 굽은 것은 음의 기운이, 오그라든 것은 찬 성질이, 긴 것은 뜨거운 기운이 담겨 있다. 주름이 많은 것은 바람 기운이, 무늬가 많은 것은 불 기운이, 마디가 많다면 건조한 기운이, 살이 많은 것은 영양분이, 무늬 없는 것은 혈액을 만드는 성분이 위주가 된다.
따라서 곧게 뻗은 모양의 고추는 맛이 맵고 기운이 강하며, 굽은 모양의 고추는 영양은 많지만 맵지 않다. 오이는 모양이 오그라든 것은 곧고 긴 것에 비해 성질이 서늘하다. 호박을 고를 때 무늬가 많으면 따뜻한 기운이 가득하고 무늬가 없으면 혈액을 만드는 성분이 많이 들어 있다.
★ 자주 챙겨먹으면 좋은 식품 · 활용 요리
건강식품1 _ 명태
맑은 기운과 많은 에너지를 갖고 있으며 우리 몸의 근육이나 장기, 세포를 튼튼하게 하고 해독 작용을 한다. 인체의 모든 땀구멍을 열어 땀을 내는 효능이 있어 정체된 기운을 소통시킨다.
명태찜
■준비재료
명태 1마리, 미더덕 20개, 콩나물 100g, 미나리 80g, 양파 ½개, 대파 ½대, 양념장(고추장·간장 1큰술씩, 고춧가루·청주 2큰술씩, 다진 마늘 1작은술, 물 4큰술), 통깨 약간
■만들기
1 명태는 씻어 지느러미와 꼬리를 제거한 뒤 토막 내고 내장을 제거한다. 미더덕은 씻어 준비한다.
2 콩나물은 다듬고, 미나리는 5cm 길이로 썰고, 양파는 도톰하게 채썰고, 대파는 어슷썬다.
3 분량의 재료를 섞어 양념장을 만든 뒤 콩나물, 양파, 명태, 미더덕, 대파를 넣고 섞는다.
4 달군 팬에 ③을 넣고 뚜껑을 덮어 약한 불에서 익힌다.
5 김이 오르면서 물이 생기도록 15~20분 정도 익힌 다음 콩나물이 익으면 뚜껑을 열고 미나리를 넣어 섞은 뒤 다시 뚜껑을 덮고 5분 정도 익힌다.
6 그릇에 담고 통깨를 뿌린다.
명태탕
■준비재료
명태 1마리, 콩나물 200g, 무 1cm 두께 1토막, 대파 ½대, 청·홍고추 ½개씩, 다진 마늘 1작은술, 물 6컵, 소금 ¼작은술
■만들기
1 명태는 씻어 지느러미와 꼬리를 제거하고 토막 낸 뒤 내장을 없앤다.
2 콩나물은 손질하고, 무는 필러로 얇게 깎고, 대파와 고추는 송송 썬다.
3 냄비에 명태와 콩나물, 무, 다진 마늘을 넣고 물을 부은 뒤 끓기 시작하면 불을 줄이고 15분 정도 약한 불에서 끓인다.
4 재료가 익으면 대파와 고추를 넣고 소금으로 간한다.
건강식품2 _ 쑥
따뜻하고 온화한 기운을 갖고 있어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피로를 풀어준다. 식욕을 돋우고 소화를 촉진하며 위장을 튼튼하게 하고 각종 부인병을 예방한다.
쑥미나리전
■준비재료
쑥·미나리 50g씩, 밀가루 1컵, 물 적당량, 소금·식용유 약간씩
■만들기
1 쑥은 손질해 물기를 제거하고 미나리는 잎을 없앤 뒤 씻어 1cm 두께로 송송 썬다.
2 쑥과 미나리에 밀가루와 물을 넣고 고루 섞은 뒤 소금으로 간한다.
3 식용유를 두른 팬에 한입 크기로 동그랗게 올린 뒤 앞뒤로 뒤집어 익힌다.
건강식품3 _ 식초
새콤한 맛이 입맛을 자극하며 뭉친 어혈을 풀어주고 독을 제거한다.
식초양배추샐러드
■준비재료
양배추잎 4장, 식초 4큰술, 굵은 후춧가루 ⅛작은술
■만들기
1 양배추잎은 씻어 0.3cm 두께로 채썬다.
2 채썬 양배추에 식초와 굵은 후춧가루를 뿌려 섞은 뒤 20분 정도 재운다.
건강식품4 _ 무 · 무말랭이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비타민, 칼슘, 마그네슘, 칼륨, 철 등 각종 영양소가 풍부하며 소화를 촉진하는 효소가 가득하다. 위를 튼튼하게 하고 기침을 멎게 하며 정체된 기능을 회복시킨다. 무말랭이는 오래 씹어 먹는 과정에서 뇌를 자극하고 잇몸과 치아를 건강하게 한다. 단, 무말랭이는 온풍 건조가 아닌 엄동설한에 건조시킨 것이 영양이 풍부하다.
무말랭이고추장찌개
■준비재료
애호박·양파·청·홍고추 ½개씩, 감자 1개, 대파 ¼대, 무말랭이 50g, 물 4½컵, 된장 1큰술, 고추장 3큰술
■만들기
1 애호박과 양파, 감자는 깍둑썰고, 대파와 고추는 송송 썬다.
2 무말랭이는 씻어 물을 넣고 끓인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불을 약하게 줄이고 10분간 더 끓인 뒤 양파와 감자, 애호박을 넣고 끓인다.
3 15분 정도 끓여 채소가 익으면 된장과 고추장을 넣고 푼 뒤 5분 정도 더 끓이다가 대파와 고추를 넣고 한소끔 더 끓인다.
무밥
■준비재료
무 1/6개, 불린 쌀 2컵, 물 1¾컵, 양념장(청·홍고추 1개씩, 국간장·물 2큰술씩)
■만들기
1 무는 씻어 사방 1cm 크기로 깍둑썰고 불린 쌀과 물을 넣어 밥을 짓는다.
2 고추는 곱게 다진 뒤 국간장, 물을 넣고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3 무밥에 양념장을 곁들인다.
건강식품5 _ 불고기
고기를 석쇠에 구워 먹으면 건강에 좋은 육즙이 날아가고 태운 음식으로 인해 암이 유발되는 등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불고기는 쇠고기에서 나오는 육즙이 국물에 우러나와 영양 손실 없이 알차게 먹을 수 있다.
불고기
■준비재료
불고기용 쇠고기 300g, 키위 1개, 양파 ½개, 빨강·노랑·주황 파프리카 ¼개씩, 대파 ½대, 다진 마늘 ½작은술, 국간장 2큰술, 올리고당 1큰술, 후춧가루·참기름·통깨 약간씩
■만들기
1 쇠고기는 키친타월로 감싸 핏물을 제거한 뒤 껍질을 벗기고 곱게 간 키위를 넣어 고루 섞는다.
2 양파와 파프리카는 채썰고, 대파는 10cm 길이로 채썬다.
3 다진 마늘과 국간장, 올리고당, 후춧가루, 참기름을 섞은 뒤 키위에 재운 쇠고기와 양파, 파프리카를 넣고 섞는다.
4 달군 프라이팬에 ③을 넣고 볶다가 고기 겉면이 익으면 중간 불로 줄여 고루 볶은 뒤 채썬 파를 넣고 섞는다.
5 불고기를 그릇에 담고 통깨를 뿌린다.
건강식품6 _ 동치미
무가 기운을 북돋아주며 체내에 기가 고루 소통되도록 돕는다. 무에 있는 무기질이 녹아들어간 국물은 두통을 해소하고 체내 독을 해소한다. 동치미에 들어간 고추는 면역력을 증강시키고, 대나무잎은 해열 작용을 한다.
동치미
■준비재료
동치미용 무 1개, 굵은소금 2큰술, 대파 ½대, 풋고추 2개, 마른 홍고추·배 1개씩, 대나무잎 10장, 물 8컵
■만들기
1 무는 씻어 무청을 떼어내고 굵은소금에 굴려 2시간 동안 재운다.
2 동치미무를 물에 씻은 뒤 항아리에 무청과 대파, 고추, 대나무잎, 6등분해서 씨를 뺀 배와 함께 켜켜이 담는다.
3 ②의 동치미무 씻은 물의 간을 본 뒤 싱거우면 소금을 더 넣어 항아리에 붓고 일주일 이상 숙성시킨다.
■ 도움말·김명동(상지대 한의대 교수)
■ 요리·문인영(101recipes)
■ 요리 어시스트·김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