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생일은 양력으로들 지낸다고 하는데
생일...하면 음력으로 지내야 제대로된 생일을 맞는것같아 아직도
아나로그시대를 살고 있는듯 합니다.
신묘년 첫날에 제 동생의 사십이 훌쩍넘은 생일이었지요.
어려서부터 형 위주로 키우다보니 자연히 성격은 소심해지고 자신감이 없던 동생이
벌써 오래전부터 몸이 많이 아프네요.
그런 동생이니 제겐 아주 소중한 자식과도 같은 그런 넘이지요.
아마도 혼자 받은 부모님의 기대에찬 시선과 그에따른 동생에대한 미안함이 들어서겠지요.
자식들 생일날 준비하는 부모 마음이되어 정성스레 생일상을 차려봅니다.
사내놈들이라 전이나 잡채 갈비...이런건 생략하고
그저 미역국에 술안주 몇개... 그리만 만들어줘도 아주 좋아라 하네요.
우리집 식성은 부모님들로부터 원체 고기 좋아하는 습성을 물려받은지라
돼지고기면 모든게 끝나지요.
계절이 계절이니 오늘 메인은 굴 보쌈으로 정했습니다.
특별한 상을 차린다는게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 더 티가나는 법...
년말 추위가 살을 에이는데도 시장통을 헤매였네요.
아마 보쌈은 제가 몇번 만들었지요.
생강과 된장 두수저만 들어가면 잡내뿐 아니라 색갈도 노릿하게 변합니다.
보쌈 삶는법은 링크를 걸어둘꺼구요.
http://blog.daum.net/idea0916/16107010
강불로 뚜껑을 닫고 푸욱~~~ 익혀줍니다.
보쌈엔 김치도 좋지만 역시 굴을 넣은 생채가 있으면 말이 필요없지요.
무우 반개와 청양고추 2개, 대파 1뿌리, 다진마늘 한수저를 넣고
고추가루 1수저, 매실청 한수저, 물엿 조금, 설탕 반수저, 소금 반수저를 넣고...
조물조물 물끼가 나오도록 무쳐주다...
준비해 놓은 굴을 넣어줍니다.
그리고..사아살 굴이 터지지않게 무쳐주면 시원한 굴 생채가 완성이 되지요.
그러는사이 돼지고기가 다 삶아졌는데요.
중간중간 젓가락으로 고기를 찔러 익었는지 아닌지 확인을 하면 편하지요.
잘 삶아진 돼지고기 수육...
날이 추워 그런가 카메라와 핸폰 작동이 잘 안되네요.
땟깔이 아주 좋았는데 말이죠. ㅎㅎ
그리 두껍지않게 썰어 주시고...마치 도마고기 같지요...?
준비해둔 재료들을 담아내면 이리 훌륭한 굴 보쌈이 만들어 집니다.
굴이 들어가 더욱 시원하면서 개운한 맛을 볼 수 있고요.
잡 냄새까지 잡아내 오늘 축하 상차림에 잘 어울립니다.
고기가 참 잘 삶아졌지요..?
커피을 원래 안 좋아하지만 굳이 커피를 안 넣어도 색갈이 납니다.
청양고추와 마늘도 준비하면....
유명한 보쌈집보다 더 맛있게 구색이 다 갖춰졌어요.
오늘은 동생 생일이니...이리 한점 싸서 입에 넣어줍니다.
고추장도 올려주고...새우젓도 조금...
밥도 한수저 올려주면서... 바라는 마음을 말해 봅니다.
올해는 건강하게 염려하지말고 생각한대로 잘 되길 바란다 동생아~~!!
미역국도 끓여줘야죠..
참기름 3수저와 미역을 볶다가 소고기도 넣고...
보글보글~~~ 잘 끓여주면...
생일날 진한 미역국 한그릇도 마셔줍니다.
비록 풍성하게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음식을 해놓진 않았지만
좋아하는 요리 한두개...이것만으로도 형재 우애가 넘쳐 납니다.
매번 요리를 하면서 느끼는것이 부모님의 마음... 아내의 마음을 다 이해는 못하지만
남편과 자녀를 위해 음식을 준비하고 챙긴다는게 쉽지는 안겠다 생각이 듭니다.
그저 건강하고 튼튼하게 그리만 살아줘도 참 고마운 동생인데...
식사를 하는 내내 고맙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