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양군 일월면 용화2리에 자리한 대티골은 야생의 숨결이 살아 있는 자연 치유 생태마을이다. 이곳에 가면 어머니 품처럼 고요하고 따스한 자연에서 평안을 얻을 수 있다. 8년 전 귀농해 대티골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권용인·이은주 부부가 전하는 소박한 시골 생활과 자연 밥상 이야기.
일상에 지쳐 마음의 쉼표가 필요할 때 우리는 푸르른 자연을 찾는다. 자연은 자체만으로 마음에 안정감을 주고 기분을 평화롭게 한다. 경북 영양군 일월면 용화2리에 자리한 대티골은 자연 속에서 여유롭게 휴식을 취하며 피로와 스트레스를 풀고 심신에 활력을 얻을 수 있는 자연 치유 마을이다. 12가구의 농부들이 모여 살고 있으며 각 집마다 황토구들방을 마련해 찾아오는 이들을 반긴다.
8년 전 이곳에 터를 잡은 권용인(50)·이은주(47) 부부는 마을을 이끄는 젊은(?) 일꾼이다. 서울에서 맞벌이로 직장 생활을 하던 부부는 언젠가는 생명을 다루는 따뜻한 일인 농사를 짓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갖고 있었다. 특히 어릴 적 마당에서 친정엄마가 다양한 화초 가꾸는 모습을 보고 자란 이씨는 시골 생활을 강하게 동경했다. 귀농을 결심한 부부는 이곳저곳 둘러보다 계곡과 앞산이 마음에 들어와 대티골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꾸미게 됐다. 당시 중학교에 다니던 남매는 서울 친정집에 맡기고 부부만 시골 생활을 시작했다.
역병으로 다 썩어버린 고추, 가격이 폭락한 감자, 다람쥐가 갉아먹은 기장 등 농사 초기에는 우여곡절도 많았다. 베테랑 농부가 된 요즘은 산마늘과 두메부추를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하고 있으며, 부부가 운영하는 풀누리 농장은 '대한민국 100대 Star Farm(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국내 친환경 농업의 발전을 위해 안전한 농식품 생산을 주도할 친환경 및 우수관리 인증 농장 100곳을 선정)'에 선정되기도 했다.
1 부부의 집은 푸르른 산과 청명한 하늘이 한눈에 보이는 곳에 자리했다. 황토와 소나무 껍질 너와로 지은 황토집은 펜션으로 운영 중이다. 2 집 곳곳에는 보기만 해도 편안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다양한 야생화가 피어 있다. 3 아기자기한 돌과 싱그러운 식물로 꾸민 집 입구. 나무를 깎아 만든 장승 조각이 정겨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4 5 천혜 자연이 그대로 보존된 대티골에서 권용인·이은주 부부는 농부로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틈날 때마다 마을을 산책하며 심신에 안정을 취하고 부부간의 정도 쌓는다. 6 권씨 부부가 자식처럼 기르는 개 째비. 손님이 방문할 때를 제외하고는 목줄을 매지 않고 마음껏 뛰놀게 한다.
자연의 치유력 담은 풀누리 밥상
일월산이 한눈에 들어오는 위치에 자리한 권씨 부부의 집은 황토와 원목, 소나무 너와로 지은 친환경 공간이다. 넓은 마당 곳곳에는 도예를 전공한 지인들이 만들어준 화분에 아기자기한 식물을 심어 장식해 마치 아담한 수목원 같은 느낌을 준다. 마당 한쪽에는 정화조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활용해 연못을 만들고, 구석구석에 나무 의자와 통나무 펜스 등을 장식해 내추럴하게 연출했다.
대티골에서 이씨는 손맛 좋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그가 만든 요리는 맛은 물론 모양도 예뻐서 눈과 입을 즐겁게 한다. 그는 시골 생활을 시작한 뒤 자연의 싱싱한 먹을거리를 보고 요리에 호기심을 갖게 됐고, 주변 할머니들에게 요리를 배우며 실력을 키웠다. 보물 같은 자연은 몸의 건강은 물론 마음의 건강까지 챙겨주는 다양한 식재료를 제공했다.
이씨는 요리할 때 양념을 적게 사용하고, 산야초·복분자·민들레·복숭아 등 자연에서 얻은 재료를 발효시켜 만든 발효액을 넣어 맛을 더한다. 시골 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발효액을 만들었는데, 발효액이 담긴 항아리가 마당 한켠을 가득 메울 정도로 종류가 다양해졌다. 발효액은 재료에 설탕을 넣어 3~6개월 정도 발효시킨 뒤 물을 밭아, 3년 이상 숙성시켜 만든다.
봄에는 쓴맛, 여름에는 새콤하고 시원한 맛, 겨울에는 달콤한 맛 등 계절에 따라 요리의 맛도 달리 낸다. 앞산이 한눈에 들어오는 주방에 앉아 푸르른 나무와 청명한 하늘을 보며 자연이 선사한 재료로 만든 음식을 먹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자연스레 몸도 건강해지는 기분이 든다. 이씨의 정성과 사랑이 담긴 밥상은 주변에서 '풀누리 밥상'으로 불리는데 예약을 하고 방문하면 맛볼 수 있다.
1 신록이 우거진 산은 부부의 단골 산책 코스. 풀내음을 맡고 졸졸 흐르는 개울물에 발을 담그면 지상낙원이 부럽지 않다. 2 정화조에서 흘러나온 물을 활용해 만든 연못 전경. 연못 주변에 통나무로 펜스를 만들어 자연의 멋을 더했다. 3 집 곳곳에는 빗자루, 말린 통마늘 등을 자연스럽게 걸어둬 소박한 정취를 풍긴다. 4 이은주씨가 요리할 때 사용하는 발효액들로 산야초·복분자·민들레 등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만든다.
1 집에서 바라본 앞산 전경으로 비가 오면 물안개가 마치 용이 승천하듯 산 위로 올라가 장관을 연출한다. 2 시골 생활을 시작한 뒤부터 만들기 시작한 발효액들. 음식의 풍미를 더하고 부부의 건강을 챙겨주는 일등공신이다. 발효액 담긴 항아리가 마당을 가득 메울 만큼 종류가 많다. 3 황토와 소나무 너와, 원목 등으로 지은 황토구들방 펜션. 방에 앉아만 있어도 마음이 편해지면서 피로와 스트레스가 싹 풀린다. 4 황토구들방 내부는 별다른 장식을 하지 않고 집을 짓고 남은 나무를 활용해 선반을 만드는 등 내추럴하게 꾸몄다. 5 이씨는 요리를 만들 때 그릇이나 담음새도 중요시한다. 도예를 전공한 지인들이 만들어준 그릇은 단순한 식기가 아니라 하나의 예술 작품이다.
★ 이은주가 만든 자연의 생명력 담긴 치유요리 제철채소무침
"일종의 샐러드로 다양한 채소를 맛있게 먹을 수 있답니다. 채소가 면역력을 향상시키고, 마음을 안정시켜주지요. 복숭아소스가 달콤한 맛을 내 채소를 싫어하는 아이도 맛있게 먹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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