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보관한 김장 김치, 열 반찬 안 부럽다김치 보관 요령과 깨끗한 뒷정리 노하우
[세계일보]
본격적인 김장철이다. 지역에 따라, 가족들 식성에 따라 집안마다 김치 담그는 법도, 맛도 다르지만 최상의 맛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보관방법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김치를 맛있게 담그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보관하느냐에 따라 김치 맛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김치 맛을 최적의 상태로 보관하는 방법과 더불어 김장 후 고춧가루와 젓갈 냄새, 김치 얼룩으로 초토화된 집안을 말끔하게 정리하는 노하우를 알아봤다.
#김치, 가장 맛있게 보관하려면
아무리 맛있게 담근 김치라도 제대로 보관하지 않으면 금방 시거나 무르기 때문에 보관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김치 보관 온도는 11월 하순부터 한겨울 땅속 온도인 5∼1도가 가장 좋다. 김치 유산균은 산소가 없는 상태에서 증식하기 때문에 100% 밀폐용기에 보관, 공기를 차단해줘야 유산균의 생성이 원활해진다. 뚜껑을 제대로 닫지 않아 김치와 공기의 접촉이 잦아지면 효모가 증식해 곰팡이가 생긴다. 하얀 효모가 생기면 즉시 제거해야 한다. 김치를 통에 담을 때는 배추의 속 부분이 위로 향하게 해 차곡차곡 빈틈없이 엇갈려 넣고, 다 담은 후에는 우거지나 위생비닐로 덮고 김치가 잠길 만큼 국물을 넣어 공기 접촉을 최대한 차단한다.
김치는 발효과정을 거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서서히 부풀어 오르며 국물이 생긴다. 따라서 김치를 가득 담지 말고 김치통의 80% 정도만 채워 넣어야 김칫국물이 넘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김치통을 너무 자주 열어도 발효를 촉진시키기 때문에 김치를 소량으로 여러 통에 나눠 보관하는 것이 좋다.
마늘, 젓갈류, 오이, 생굴, 과일류가 첨가된 김치는 숙성이 빨리 되고 인삼, 겨자, 갓을 넣은 경우에는 숙성이 지연된다. 달걀 껍데기, 게 껍질, 조개 껍질 등을 깨끗하게 씻어 가제수건에 잘 싸서 김치 사이에 넣어두면 칼슘 성분이 젖산을 중화시켜 김치가 빨리 시는 것을 막아준다.
김치가 너무 짜면 무를 납작한 반달 모양으로 썰어 김치 사이사이에 넣어주고, 반대로 싱겁다면 김칫국물을 따라내 국간장이나 액젓으로 간한 다음 다시 김치에 부으면 된다.
#냉장고에 보관할 때
일반냉장고는 자주 여닫기 때문에 김치냉장고에 비해 김치가 빨리 시기 마련이다. 따라서 일반냉장고에 김치를 보관한다면 반드시 외부 공기가 차단되는 밀폐 용기를 사용하는것이 좋다. 염도가 낮고 수분이 많은 물김치는 일반냉장고에 보관해도 괜찮다.
김치냉장고에 보관할 경우에는 7시간 전에 미리 김치냉장고의 전원을 켜둬야 김치가 빨리 익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김치 보관 온도는 염도에 따라 조절해야 하는데 젓갈을 사용하는 무김치, 배추 김치는 '김치보관 중'으로, 물김치 등 염도가 낮고 수분 함량이 높은 김치는 '김치보관 약'으로 보관하는 것이 좋다. 염도가 낮을수록, 즉 싱거울수록 '약'으로 설정해야 김치가 쉽게 얼지 않는다.
구입한 김치나 젓갈처럼 숙성을 촉진하는 부재료가 많이 들어간 김치는 빨리 시기 때문에 별도의 숙성기간을 거치지 않고 바로 냉장보관하는 것이 좋다.
#김장만큼 힘든 깨끗한 뒷설거지 요령
김치를 버무리던 그릇이나 도마에 남아있는 김치 얼룩 제거에는 쌀뜨물과 레몬이 효과적이다. 그릇이나 도마에 쌀뜨물을 부어 30∼40분 두었다가 수세미로 문질러 헹궈주면 김치의 얼룩은 물론 냄새까지 제거할 수 있다. 도마와 칼에 레몬을 발라 1시간 정도 흡수시킨 뒤 햇볕에 말려도 얼룩이 줄어든다. 김장용 젓갈이나 생선 냄새가 심하게 밴 경우에는 소금물이나 레몬, 오렌지 껍질로 닦아내면 냄새가 날아간다.
밀폐용기는 청주, 녹차 등 각종 티백, 소금, 레몬을 물을 넣고 잘 흔든 다음 반나절 정도 담가두면 된다.
김장하면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행주는 세균의 온상이 되기 쉬우므로 틈틈이 전자레인지에 2분 정도만 돌려줘도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는 물론 기생충까지 없앨 수 있다. 다 쓰고 난 뒤 삶을 때 숯을 약간 넣어주면 세균 박멸에 특효가 있고, 잡냄새를 없애는 데도 효과적이다. 김칫국물 때문에 변색된 행주는 쌀드물에 2∼3시간 담갔다가 씻어서 말리면 된다.
칼을 세척할 때는 칼 손잡이와 날의 경계 부분에 고춧가루가 끼어 세균이 침투할 수 있으므로 경계 부분은 칫솔로 살살 닦아주고, 칼은 세제로 깨끗이 닦은 후 뜨거운 물을 부어 소독한다.
집에 밴 냄새는 커피나 녹차 찌꺼기를 프라이팬에 넣어 볶아주면 향긋한 향이 집안에 퍼진다. 흑설탕과 계피를 넣고 아주 약한 불로 볶아도 빵을 굽는 듯한 구수한 냄새가 부엌에 오랫동안 남는다.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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