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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순의 푸드&와인 버섯요리에 어울리는 와인 매칭 |
글쓴이: 바이올린 | 날짜: 2012-10-27 |
조회: 17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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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cook.startools.co.kr/view.php?category=TUAYJQ%3D%3D&num=EBpMdRM%3D&page=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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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일찍 퇴근해서 집안일을 끝내고 휴식 모드로 들어갔는데 남편에게 전화가 왔다. 친한 선배와 함께 집 근처에 있는데 집에서 잠깐 와인 한잔만 하고 싶다고…. 순간 귀찮아서 투덜거리려 했지만 모처럼만의 남편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다. '무슨 안주를 만들까?' 고민하며 냉장고를 뒤적거리니 느타리버섯과 양념한 닭가슴살이 보였다.
느타리버섯과 닭가슴살, 양파, 피망 등을 꺼내서 먹기 좋게 썰어 속이 깊은 팬에 넣고 소금을 살짝 뿌리고 센 불에서 얼른 볶았다. 마지막에 굴소스로 간을 맞추고 허브를 올려 접시에 보기 좋게 담아 냈다. 남편과 선배는 6년 정도 숙성된 프랑스 부르고뉴 피노 누아를 마시며 짧은 시간에 어떻게 이런 근사한 요리를 만들었냐며 칭찬과 함께 버섯채소볶음 요리를 맛있게 즐겼다. 버섯은 풍미가 깊고 식감이 좋아 그 자체만으로도 일품요리가 되고 다른 식재료와도 잘 어울린다. 특히 버섯은 와인과도 잘 어울리는데 흙냄새가 살아 있는 생표고버섯을 이용한 버섯요리에는 너무 진하지 않으면서도 잘 숙성되어서 흙냄새, 버섯냄새가 나는 레드 와인을 곁들이면 잘 어울린다.
피노 누아로 만든 레드 와인이 좋은 예인데 대표적인 산지인 프랑스 부르고뉴의 레드 와인도 좋고 와인 가격이 좀 부담스럽다면 뉴질랜드 피노 누아도 좋다. 보르도 와인이라면 타닌을 비롯한 모든 맛에서 숙성이 덜 된 와인보다는 잘 숙성된 와인이 좋다. 버섯요리에 잘 어울리는 와인은 이탈리아에도 있다.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레드 와인 산지인 피에몬테 지역의 바롤로, 바르바레스코 와인이다. 이 와인들은 벽돌색이 감도는 우아한 맑은 루비빛이며 가벼운 붉은 과일 향과 장미꽃, 낙엽 냄새, 흙냄새와 버섯 향이 좋아 얼핏 보면 피노 누아와 비슷하다.
하지만 한 모금 마시면 와인색의 인상과 달리 꽉 차는 질감과 강한 타닌이 입안 가득한 파워풀한 와인이다. 숙성이 안 됐을 때에는 타닌이 너무 강해서 즐기기 쉽지 않지만 5~10년 정도 잘 익으면 거친 타닌 맛은 부드러워지고 오히려 와인 맛이나 음식 맛을 풍부하게 한다. 특히 이 지역은 세계 3대 진미 중 하나인 송로버섯으로 유명한데 송로버섯과 잘 어울리는 와인이바로 바롤로, 바르바레스코다. 우리나라에도 송로버섯처럼 유명한 버섯이 있는데 바로 기분 좋은 흙냄새와 싱그러운 숲의 향기를 지닌 송이버섯이다.
이제 본격적인 송이 철이다. 자연산 송이는 양도 적고 워낙 비싸서 구하기도 쉽지 않은데 가끔 송이가 생기면 잘 손질해서 그냥 얇게 썰어 먹거나 살짝 구워서 소금과 참기름에 살짝 찍어 먹기도 한다. 송이는 오래 조리하거나 다른 재료와 섞기보다는 그 자체의 풍미를 고스란히 즐길 수 있는 조리 방법이 더 적합하다.
이때 스파이시하면서도 과일 향과 흙냄새, 피망 같은 식물성 향과 오크 풍미가 적절히 어우러지고, 잘 익은 타닌이 입안에서 구조감을 느끼게 해주는 프랑스 론 지역의 시라 품종으로 만든 에르미타주나 크로즈 에르미타주 같은 레드 와인을 함께하면 즐거움이 배가된다. 혹은 가죽 냄새와 같은 동물성 향이 감돌며 목 넘김 후 입안에서 향의 여운이 오래 감도는 숙성된 보르도 와인이나 피노 누아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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