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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을 이긴 사람들의 냉장고 |
글쓴이: 아이리스 | 날짜: 2012-11-01 |
조회: 16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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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을 이긴 사람들의 냉장고
"냉장고를 보면 당신의 건강이 보인다."우리가 먹는 음식은 건강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데 그 개인의 식생활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냉장고다. 여기 암을 극복하기 위해 냉장고에 획기적인 변화를 준 사람들의 건강 노하우를 공개한다.
신선하고 건강한 음식을 섭취하는 다양한 방법
이은희씨(2006년 유방암 진단)
6년 전, 유방암 판정을 받은 후 음식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는 이은희씨. 건강할 땐 '이거 하나 먹는다고 어떻게 되겠어?' '나는 괜찮겠지' 하면서 음식 성분이나 신선도를 따진 적이 없다. 맛있는 것이라면 일단 먹고 봤고, 또 하는 일이 바빠 장 볼 시간이 넉넉지 않았던 터라 한 번 장을 볼 때 넉넉히 사두는 편이었다. 그러다 시간이 흘러 음식이 변질될 조짐이 보이면 버리기 아까워 한꺼번에 먹어 치우는 일이 많았다.
그랬던 그녀가 유방암 판정을 받고 수술을 한 뒤 식생활을 바꾸기 시작했다. "암을 극복한다는 건 자기와의 싸움이에요. 병원에선 수술만 해주고 주사만 놔주는 거죠. 그 이후는 온전히 본인의 몫이에요. 전 형편이 넉넉지 않아 특별히 고가의 건강식품을 챙겨 먹거나 사설 건강 프로그램을 신청할 수도 없었어요. 그저 몇 가지 원칙을 기준 삼아 좋은 음식을 가려 먹다 보니 나도 모르게 몸이 달라지더라고요."
이후 그녀의 냉장고에도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한꺼번에 장을 보던 습관을 버리니 냉장고 안이 가벼워졌고, 제철 채소와 각종 콩이 냉장고를 채웠다. "제철에 나는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주로 먹어요. 이곳이 시골 마을이라 주변에 텃밭을 기르는 사람들이 많아요. 지인들이 한 소쿠리씩만 갖다 줘도 풍족히 먹을 수 있죠." 덕분에 여름과 가을 사이에는 따로 장을 보지 않아도 갓 딴 싱싱한 채소를 바로 먹을 수 있었다.
저절로 장을 보는 일이 줄고 냉장고 안은 갓 쪄낸 호박잎과 삶은 깻잎나물 같은 채소로 채워졌다. 또 항암 효과가 뛰어나다는 콩은 강낭콩, 완두콩, 검은콩, 메주콩 등 종류별로 구입해 냉장고에 넣어 두고 매끼 다른 콩을 넣어 밥을 하거나 각종 반찬에 넣어 함께 만들었다. 그녀는 음식을 신선하게 먹고 영양소 파괴를 최소화하기 위해 소량으로 조리한다. 그리고 먹고 다음 날 먹을 걸 남기거나 미리 만들어놓지 않는다.
"음식을 끓여 냉장실에 두었다가 다시 끓여 먹으면 영양소는 점점 손실되고 원래의 맛도 잃어버리죠. 한 번 조리한 건 그날 밥상에서 모두 먹고 따로 보관하지 않는 걸 원칙으로 해요. 그럼 커다란 냄비가 냉장고에 들어가는 일은 절대 없죠." 실제로 비타민이 부족하면 각종 질병의 위험에 노출되는데, 비타민은 매우 불안정해 음식을 조리할 때 물이나 열에 의해 쉽게 파괴되기 때문에 이 같은 조리 과정을 반복하는 것은 영양소 섭취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푸른 채소가 나지 않는 겨울에는 이전에 받아 두었거나 근처 산에서 캐온 고사리, 시래기, 취나물 등을 바짝 말려둬요. 그것만 있으면 겨우내 반찬 걱정은 끝이죠." 이 외에 효소도 매일 빼놓지 않고 마신다. 쇠비름, 매실, 아카시아, 진달래 등을 효소로 만들어 여름엔 시원하게 해서 마시고 겨울엔 따뜻한 차로 만들어 마신다. 말린 나물과 효소는 베란다에 놓고 필요할 때마다 먹을 양만큼만 덜어 조리하면 되니 특별히 냉장고를 거칠 필요가 없다.
신선한 제철 음식 먹기, 소량으로 조리해 먹는 노력, 꼭 필요하지 않은 식자재를 냉장고 밖에 보관하는 습관 등은 이은희씨의 냉장고를 건강하고 가볍게 만드는 비결이다. 6년이 지난 지금, 완치 판정을 받은 그녀는 이번 경험을 통해 새삼 음식의 위대함을 깨닫게 됐다.
그리고 그녀가 느꼈던 것들을 보다 많은 사람에게 알려주고자 4년 전 조리사 자격증을 땄고, 지금은 근처 군부대에서 영양사로 일하고 있다. "음식의 기능에 대해 보다 전문적으로 공부하고 그것을 실생활에 반영할 수 있는 방법들을 다양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더 많은 사람들이 음식의 중요성을 알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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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희씨의 식단. 말린 고사리, 취나물, 시래기, 상추, 호박잎, 고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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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두콩, 검은콩과 팥, 강낭콩.
3
바로 먹을 효소와 김치, 갓 데쳐낸 채소가 전부인 이은희씨의 냉장고 안.
4
무청, 배추 등을 수시로 말려 겨울 식량을 비축한다.
최고의 식품 저장고는 자연이다
이삼구씨(2004년 방광암 진단, 산 생활 6년째)
강릉시 왕산면, 비포장도로를 따라 산 깊숙이 30여 분 달리다 보면 해발 860m쯤에 널찍한 배추밭과 소박한 한옥집이 보인다. 전기도 없고 휴대전화도 안 되는 깊은 산골에 자리한 이삼구씨의 집. 그는 2004년 방광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했지만 다시 암이 재발되어 누구보다 힘든 수술과 치료 기간을 겪었다. 사업가로 쉴 새 없이 달려왔던 그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깊은 산속으로 거처를 옮겼다.
처음 산속 생활을 결심한 건 여유를 찾고, 자연에서 운동을 하면 건강해지리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다가 직접 먹을 채소도 하나 둘 심고, 산에 나는 약초를 캐서 먹거나 과일을 따서 먹기 시작했다. 처음 6개월은 이렇다 할 변화를 느끼지 못했다. 그래도 꾸준히 산 생활을 해나갔다. "예전엔 물통도 한 개 이상 들지 못했고, 30분 일하면 하루 종일 쉬어야 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부터 힘이 붙더니 하루 종일 일해도 지치지 않는 거예요."
산에 들어온 지 1년여, 몸에 변화가 왔다. 지금도 텃밭과 산에서 나는 것들이 그의 주된 식량이다. "산, 밭, 비닐하우스 등 주변의 모든 환경이 음식을 보관하는 창고가 되어주니까 냉장고는 굳이 필요 없더라고요." 실제로 그의 집에는 냉장고가 없다. 밥을 먹기 직전 집 앞 텃밭에서 채소를 뜯어 상에 올리고, 직접 담근 3년 묵은 된장으로 찌개를 끓인다. 땅속에 묻어둔 김치는 일 년 내내 시원하다.
실제로 채소와 과일에 함유된 비타민 성분은 수확 후 10일이 지나면 약 80%가 파괴되기 때문에 갓 따서 먹을 때 가장 많은 비타민을 섭취할 수 있고, 자연 상태에서 가져온 채소는 토양에 있는 다양한 무기질을 흡수해 최상의 영양 상태를 띤다. 겨울엔 냉장고를 대신하는 움막을 만들어 음식들을 저장해 둔다. "산 중 겨울 추위에 장독대가 얼어서 깨지지 않도록 땅에 묻고, 움막을 치고 그 안에는 말린 약초들을 넣어두죠."
일 년 내내 그가 가장 요긴하게 활용하는 식품 보관소는 뒤뜰에 있는 효소가 담긴 장독이다. 산 주변에서 캐온 당귀, 생강나무 등 70여 가지의 약초에 일정량의 설탕을 넣은 뒤 5년간 발효시켜 만든 것. 특히 척박한 환경에서 자라 생명력 강한 약초와 산과일은 보통 식물과는 다른 기운을 갖고 있어 사람의 몸에 들어가면 더욱 큰 면역력 증강 효과를 가져다준다. "효소는 물에 희석해서 수시로 먹어요. 음식을 만들 때도 설탕 대신 효소를 넣고요."
소소하게 시작한 그의 텃밭은 어느새 1만3200㎡에 걸친 채소밭과 수십 개의 비닐하우스로 규모가 커졌다. "제가 처음 암 투병을 할 때 가장 힘들었던 게 바로 좋은 음식을 고르는 일이었어요. 시장이나 마트를 가도 진짜 유기농이 맞는지, 정말 농약을 쓴 게 아닌지 확인할 길이 없었죠. 암 환자들은 신선하고 건강한 음식을 먹어야 하는데, 시중에 유통되는 것들의 대부분은 농법이나 성분이 표기돼 있지 않아 쉽게 믿고 먹을 수가 없거든요.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암 환자들이 믿고 먹을 수 있는 식품을 쉽게 구할 수 있도록 제가 기른 농산물을 판매하기 시작했어요." 이삼구씨가 기르는 채소는 미생물을 활용한 퇴비를 쓰고, 대개는 식물 스스로 자라도록 놔둔다. 그래야 식물의 기운이 더 강해지고 면역력이 생기기 때문. 이삼구씨는 산, 텃밭, 비닐하우스 등 자연을 활용하면서 최신 고성능의 냉장고를 사용할 때보다 더 신선하고 영양가 높은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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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삼구씨가 만든 효소를 보관해 놓은 뒤 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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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식탁에 빼놓지 않고 올라가는 산야초효소와 산과일 효소, 직접 담근 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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짚 앞 텃밭. 매 끼 식사 전에 바로 뜯어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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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뜯어낸 상추, 쑥갓 등 각종 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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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에서 자라는 양배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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