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씨에 백혈병 세포를 죽이는 성분이 들어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영국의 BBC인터넷판이 1일 보도했다.
미국 켄터키 대학 독성학연구센터의 스 샹린(Shi Xianglin) 박사는 포도씨 추출물이 백혈병 세포의 세포사멸(apoptosis)을 유도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BBC는 전했다.
스 박사는 백혈병 세포를 포도씨 추출물에 노출시킨 결과 24시간 안에 암세포의 76%가 세포사멸에 의해 죽고 정상세포는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세포사멸이란 병들거나 늙거나 위험한 세포는 스스로 자살하게 되는 자연적인 메커니즘을 말한다. 암세포는 위험한 세포지만 이 메커니즘이 고장나 스스로 사멸하지 못하고 무한증식하게 된다.
스 박사는 포도씨 추출물의 양을 달리하면서 백혈병 세포를 노출시킨 결과 포도씨 추출물의 양이 많을수록 백혈병 세포가 더 많이 죽었다.
포도씨 추출물에는 항암성분으로 알려진 레스베라트롤을 포함, 많은 항산화물질이 들어있다. 지금까지 시험관실험에서 포도씨 추출물이 피부암, 유방암, 대장암, 폐암, 위암, 전립선암 세포를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백혈병 같은 혈액암에도 이러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 박사는 포도씨 추출물이 세포사멸을 유도하는 JNK라는 단백질을 활성화시킨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면서 이 단백질을 억제하는 물질에 백혈병 세포를 노출시켰을 때는 포도씨 추출물도 소용이 없었다고 밝혔다.
또 JNK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의 활동을 차단하자 역시 포도씨 추출물의 항암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 연구결과는 백혈병의 새로운 치료법 개발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지만 당장 암 예방을 위해 포도를 먹으라고 권하기는 시기상조라고 스 박사는 덧붙였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암연구학회 학술지 '임상 암연구(Clinical Cancer Research)' 최신호(1월1일자)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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