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미성년자 3명 중 1명은 카페인을 과잉 섭취하고 있다고 한다. 잠을 쫓는 효과가 있다는 이유로 청소년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에너지드링크는 물론 과자, 빙과류, 탄산음료 등 간식에도 다량의 카페인이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늦은 밤까지 무거워진 눈꺼풀과 씨름하는 아이들 사이에서 '잠 깨는 음료'로 통하는 음료가 있다. 에너지드링크다. 특히 집중이 필요한 시험 기간 학원가 상점의 에너지 음료 코너는 품귀 현상을 빚을 정도로 인기가 좋다. 7월 현재 시판되는 에너지 음료의 종류만 해도 10개가 훌쩍 넘는다. 편의점 GS25에 따르면 2012년 상반기 에너지 음료 판매량은 전년에 비해 200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에너지드링크가 커피 이상으로 카페인 함량이 높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에너지드링크에 포함된 주성분인 카페인은 중추신경을 자극해 각성 효과를 낸다. 집중력이 좋아지고 피로가 풀리는 기분이 드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러나 청소년에게 카페인 과다 섭취는 큰 위험이 될 수 있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이종구 박사는 "카페인을 지나치게 섭취할 경우 지속적인 불면, 심장 발작, 위통을 일으키고 현기증과 식욕 감퇴를 불러올 수 있다. 특히 어린이나 임산부 등 취약 계층은 성인에 비해 부작용 정도가 심할 수 있다"고 주의를 권했다.
또한 청소년의 카페인 과다 섭취 시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성장이다. 전문의들은 골다공증 환자에게 카페인 섭취를 제한할 정도로 카페인은 칼슘 흡수를 방해한다. 청소년기에서 20대 초반까지는 뼈에 무기질이 침착되는 시기인데 이때 카페인을 과다 섭취하면 뼈의 성장을 방해해 성인이 된 후 골다공증이 올 수도 있다. 성적 향상을 위한다며 마신 음료가 우리 몸에 독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평소 먹는 간식 통해서도 과다 섭취할 수 있어
식약청에서는 청소년의 카페인 1일 섭취량을 125mg(남자 50kg 기준)으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에너지드링크의 카페인 함유량은 핫식스 60mg, 레드불 62.5mg, 번인텐스 80mg 등이고, 캔커피 1캔에 74mg, 커피믹스에는 69mg이 들어 있다. 이들 음료를 2캔만 마셔도 청소년의 경우 하루 권장량을 훌쩍 넘길 정도로 카페인 함량이 높다.
카페인은 아이들이 평소 즐겨 먹는 간식인 초콜릿이나 콜라 등에도 포함돼 있다. 초콜릿에는 30g당 14mg 이상, 간식과 함께 마시는 콜라에도 1캔당 약 23mg의 카페인이 들어 있다. 특히 어린이들의 경우 몸무게 1kg당 2.5mg의 카페인이 권장 섭취량으로, 18kg의 어린이라면 초콜릿 한 개와 콜라 한 캔만으로도 권장 섭취량을 초과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