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술자리 다음 날 아침은 괴롭다. 숙취 또는 술병이라는 알코올의 배신이 기다린다. 술병은 수천 년 동안 인류를 못살게 굴었다. 왜 이렇게 힘들까. 영국의 더 타임스가 전문가들에게 물어 알코올 때문에 우리 몸이 겪는 고난을 소상히 소개했다. 괴롭더라도 알고 괴롭자는 취지일까.
알코올은 가혹한 통증으로 머리를 괴롭힌다. 여러 원인 중 하나는 탈수. 알코올은 수분을 몸속에 보유하도록 하는 호르몬 분비를 막는다. 또 뇌의 혈관을 넓히기 때문에 고통은 더 커진다.
알코올은 집중력과 단기 기억력을 떨어뜨린다. 군용기 파일럿의 조종 능력은 음주 후 8~14시간까지 저하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전문가들은 알코올 분해 결과 생기는 아세트알데히드가 원인이라고 본다. 또한 음주 후 수면 시간 줄기 때문이기도 하다.
알코올은 ‘무드’ 즉 기분에도 영향을 끼친다. 숙취는 우울함과 불안과 과민 반응을 유발하고 악화시킨다. 알코올이 심리에 미치는 영향의 정확한 원인을 과학자들은 속시원히 밝혀내지는 못했으나 알코올 섭취로 인한 혈당 저하, 수면 부족, 세로토닌 (기분을 좋게 하는 뇌 속의 화학물질)의 결핍 등이 혐의를 받고 있다.
음주의 효과는 ‘마음의 창’ 눈에서 확연하다. 눈이 퉁퉁 붓고 퍽퍽하며 붉은 핏발이 선다. 알코올이 눈을 건조하게 만들고 혈관을 팽창시킨다. 입과 목구멍은 마르고 꺼끌꺼끌하고 구토가 날 것만 같다. 탈수 때문이며 흡연이 이 증세를 악화시킨다.
알코올은 진정제 구실도 하지만 신경 시스템을 예민하게 만들기도 한다. 알코올이 몸에서 빠져나가도 신경 시스템은 과민 상태에 있게 된다. 이 때문에 땀이 나고 떨리고 빛과 소리와 촉각에 예민하게 된다. 수면 부족 현상이 이런 증상을 심하게 만든다.
숙취에 시달리는 사람은 체온이 오른다. 알코올은 인체 시계를 통제하는 호르몬 생산을 방해해 체온을 높인다. 알코올 때문에 창자는 더욱 빨리 운동한다. 음식에서 수분을 흡수할 충분한 시간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설사가 일어난다.
술병이 나면 근력이 약해지고 피로감이 몰려온다. 이는 낮은 혈당 수치와 탈수 때문이다. 알코올 대사에 의해 젖산이 쌓이면 발과 다리에 쥐가 나기도 한다.
이외에도 알코올은 위와 간과 신장과 췌장과 심장에 만만찮은 부하를 준다. 우리가 좋아 마시는 알코올은 우리 몸 구석구석을 가차없이 배신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숙취를 줄이는 방법은 무엇일까? 영국 일간지도 우리 언론들과 비슷하게 조언한다. 식사를 든든히 한 후 음주하고 물이 많이 마시고 카페인 다량 섭취를 피하고 그래도 힘들면 잠을 푹 자도록 애 쓰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