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장어는 머리부터 꼬리까지 별 모양의 수많은 구멍을 가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중국에서는 붕장어를 별 성(星)자에 뱀장어 만(鰻)자를 사용해 '성만(星鰻)'이라 부른다. 일본식 이름인 '아나고(穴子)'는 붕장어가 모래 바닥을 뚫고 들어가는 습성 때문에 '구멍 혈(穴)'자가 붙은 데서 유래한다.
붕장어는 시력을 향상시키는 비타민A가 많이 들어있어 야맹증에 효과가 있다. 필수 아미노산이 고루 함유되어 있고, 고도 불포화 지방산인 EPA와 DHA가 풍부하다. 그리고 칼슘의 흡수성이 높아 좋은 무기질 보급원으로 평가 받는다.
붕장어는 보통 회와 구이로 즐긴다. 붕장어 회는 부산시 기장군에서부터 발달된 기장식으로 많이 먹는다. 억센 뼈만 제거하고 잘게 썰은 후 탈수기를 이용해 수분을 완전히 제거해 먹는 방법이다. 이는 붕장어 피에 구역질을 일으키는 등 중독증상을 일으키는 이크티옥톡신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함이다.
수분기가 완전히 제거된 붕장어 회는 꼬들꼬들한 식감이 일품이다. 수북이 쌓인 모양새는 접시 위에 내려앉은 하얀 눈을 연상케 한다. 쌈채소 위에 회를 한 젓가락 얹혀놓고 초장을 곁들여 먹으면 씹을수록 느껴지는 고소한 맛에 매료된다. 각종 야채와 같이 버무려 회무침으로 먹어도 그만이다. 생선 특유의 비린 맛이 없어 처음 회를 접하는 사람에게도 무난하다.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1kg당 3만원 선에서 즐길 수 있으며, 가격은 그날 시세에 따라 변경된다.
민물장어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과 장어 특유의 비린한 맛이 적기 때문에 붕장어 구이를 찾는 사람이 많다. 영등포 양남사거리에 위치한 무한리필 붕장어 구이집 '무한장어'에서는 한 사람당 2만 9000원에 원하는 만큼 장어구이를 먹을 수 있다. 일반, 고추장, 데리야키구이 중 원하는 메뉴를 마음껏 바꿔가며 즐기는 것이 가능해 쉽게 질리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장어를 소스에 찍어 생강채를 곁들이고 깻잎에 싸서 한입 가득 입에 넣으면 맛의 극치를 경험하게 된다. 부드러운 살점에서 배어나오는 고소함과 생강채의 알싸한 맛, 적절하게 풍기는 깻잎 향이 어우러짐의 진수를 보여준다. 매콤한 고추장구이와 달큰한 데리야키구이도 빠지는 구석이 없는 훌륭한 맛이다.
붕장어는 버릴 것이 없다. 회나 구이를 할 때 발라낸 척추뼈는 기름에 튀겨내면 훌륭한 술안주가 된다. 바삭바삭하고 고소한 맛에 칼슘도 듬뿍 들었으니 아이들 영양 간식으로도 좋다. 머리와 내장은 탕을 끓여먹는다. 깊게 우러난 국물은 여느 탕 부럽지 않은 진한 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