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맛이 으뜸이라 참장어로도 불린다. 현지에서는 일본어의 영향을 받아 ‘하모(はも)’가 더 익숙하게 들린다. 여름철 보양식으로 손꼽히는 전남 여수 고흥 일대 남해안의 명물 갯장어 이야기다.
갯장어(하모) 제철이 왔다. 단백질과 지방이 가득 차는 6월 말부터 8월까지가 첫손에 꼽힌다. 요즘 여수 일대 전문 음식점마다 엑스포 관람을 마친 미식가의 발길이 이어지는 이유다.
○ 회로 먹고 샤부샤부로 즐기는 갯장어
갯장어는 바다뱀장어의 일종이다. 양식이 되지 않는다. 또 다른 바다뱀장어인 아나고(붕장어)에 비해 크고 송곳니 같은 날카로운 이빨이 있다. 민물장어와 아나고는 사시사철 먹을 수 있지만 갯장어는 기름기가 많은 여름철에 주로 먹는다.
어부들은 갯장어에 물리면 살점이 떨어져 나갈 정도라고 말한다. ‘하모’가 ‘하무(물다·はむ)’에서 유래된 것으로 전해지는 대목. 거친 이빨 못지않게 가시도 억세다.
하지만 촘촘하게 칼집을 넣어 썰어 내 회로 즐긴다. 이렇게 잘게 썰면 억센 가시도 그리 불편하지 않게 씹을 수 있다. 잔가시 덕분에 다른 회에 비해 오래 씹어야 하고 그만큼 고소함을 오래 느낄 수 있다.
갯장어의 참맛은 역시 샤부샤부다. 여수시 경호동 대경도 일대가 갯장어 샤부샤부의 원조 격으로 꼽힌다. 이곳 음식점 주인들이 일본에서 직접 조리법을 배워 전파한 것으로 전해 온다. 대경도의 박순영 경도회관 사장은 “1994년 대경도 음식점 3곳에서 갯장어 샤부샤부를 처음 선보였다”며 “여수가 갯장어 요리의 원조”라고 자랑했다.